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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년 동안 창리상회를 운영하고 있는
유종성‧정환분 씨 부부(우강면 창리)
우리동네 추억의 담배가게

봉초 담배 ‘장수연’부터 샛별, 백양 판매했던 곳
“창리상회 좋아해주는 주민들 고마워”
김예나l승인2020.04.06 15:59l(13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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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강면 창1리에 위치한 창리상회. 마을 안쪽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주소를 알지 못하면 직접 찾아가기 어렵다. 심지어 이곳은 ‘창리상회’라고 쓰여진 간판도, 판매하고 있는 물건이 밖에서 보이지도 않는다. ‘담배’라고 적힌 작은 팻말을 보고 이곳이 담배가게임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다.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 용수오복(龍輸五福), 호축삼재(虎逐三災)라고 쓰여진 입춘방이 문에 붙여 있다. 창리상회를 운영하는 유종성 씨가 직접 쓴 붓글씨다. 봄을 맞아 길운이 들길 기원하는 마음으로 한 자 한 자 적었단다. 미닫이 문을 밀고 창리상회에 들어서면 상회 안에는 유종성‧정환분 씨 부부의 사진과 자녀들의 어릴 적 사진 등이 곳곳에 붙어 있다.


故 문정복 씨 권유로 상회 문 열어

창리상회는 지난 1975년에 문 열었다. 올해로 가게 문을 연 지 45년이 됐다. 유 씨는 우강면 창1리 문수일 이장의 아버지 故 문정복 씨에게 본인이 운영하던 작은 가게를 운영해보라는 제안으로 창리상회를 운영하게 됐다.

유 씨는 “나보다 먼저 동네 어른인 故 문정복 씨가 40년 전부터 가게를 운영하고 있었다”며 “그 시절에는 젊은 사람들이 어른에게 담배를 사는 것이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어른이 담배를 팔고 있으면 담배가게에 오는 것을 어려워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알고 있던 故 문정복 씨가 내게 가게를 운영해보라고 권했고, 나는 가정집에서 창리상회라는 이름으로 담배와 과자, 하드 등을 판매하기 시작했다”면서 “동네에 아기 울음소리가 없어진 때부터는 담배와 막걸리만을 판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샛별 20~30원 하던 시절”

창리상회에는 영업시간이 따로 없다. 해가 뜰 때 문 열고 달이 들 때 문 닫는다. 새벽 5~6시에도 문이 열려 있다고. 이곳에서는 이름조차 생소한 샛별을 비롯해 백양, 아리랑, 거북선 등의 담배를 판매해 왔다. 과거에는 가장 저렴한 ‘샛별’이라는 담배가 20~30원 할 때도 있었다.

또한 이곳에서는 곰방대(담뱃대)에 넣어 담배를 피울 수 있도록 담뱃잎을 잘게 썰어 봉지 포장한 봉초 담배 ‘장수연’을 팔기도 했다. 당시에는 많은 사람들이 담배를 즐겨 피워 담배 판매가 잘됐기에 30만 원 어치의 담배를 매주 들여왔다.

“옛날 사람들은 담배를 참 많이 피었지. 동네에서 안 피우는 남자들이 없었어. 그때 담배 참 많이 팔았어. 지금은 마트가 생기고 지역에 사는 사람들도 줄어서 하루에 담배 1~2갑 정도 파는 게 다야.”

이곳은 막걸리를 마시러 오는 손님도 적지 않다. 손님들은 논과 밭에서 일하다 갈증이 나면 잠깐 들려 막걸리 한 잔 시원하게 마시고 간다. 다들 이웃사촌이기 때문에 부부는 그들이 먹던 반찬을 안주로 꺼내주기도 한다고.

 

“노인들의 놀이터”

여러 주민들이 수시로 드나들기 때문에 이곳은 우강면 창1리 노인들의 놀이터라고 불린다. 심심할 때마다 방문해 윷을 놀고 수다도 나누며 시간을 보낸다. 아내 정환분 씨는 “노인들이 새벽 5~6시부터 와서 먹고 논다”며 “우리 집 아니면 갈 곳이 없다는 이야기가 씁쓸하기도 하지만 이웃들에게 그만큼 우리집이 편하고 좋다는 것이라는 뜻이니까 기분 좋다”고 말했다.

 

“건강하게 창리상회 운영하는 것이 바람”

한편 합덕읍 성동리 출신의 유종성 씨와 서산 출신의 정환분 씨는 65년차 부부다. 정 씨의 사돈 할머니의 소개로 만나 이들은 20세에 결혼했고, 슬하에 2남2녀를 뒀다. 창리상회를 운영하면서 자식들을 먹이고, 입히고, 공부까지 시켰다는 이들은 창리상회가 이웃들에게 좋은 추억으로 남았으면 한단다.

유 씨는 “특별할 것 없이 평범한 구멍가게인데 우리 가게를 좋아하고 찾아주는 이웃들이 있어 좋다”며 “죽을 때까지 건강하게 상회를 운영하는 것이 바람”이라고 전했다.
 


김예나  yena08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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