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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금구의 사람아 사람아-합덕읍 무료이발사 김산옥

노인, 영세민 이발 무료로 당진시대l승인1994.05.23 00:00l(2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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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덕읍 무료이발사 김산옥

노인, 영세민 이발 무료로
불우한 노인 빨래, 청소까지 신도시신 1백여구 염하기도

합덕읍사무소 민원실 옆방에는 매월 1일과 16일에 이발소가 설치되어 운영되고 있다. 이 이발소는 흔히 볼수있는 관공서의 구내이발관이 아니다. 합덕읍내에 거주하는 노인들과 영세민을 대상으로 무료로 이발을 해주는 장소로서 의자 하나에 흰까운 입고 날렵하게 손을 놀리는 이발사 아줌마가 한명있으니 그것이 전부이다.
이발기와 가위질 솜씨가 날렵한 프로급 이발사 김산옥씨가 바로 오늘의 주인공이다. 원래 처녀시절에는 어엿한 미용사였으나 가정적인 형편과 당진군내에서 여러종류의 사회봉사활동을 20년간이나 하다보니 미용실을 차릴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
그러는 동안 합덕읍 사회계 주선으로 읍사무소에서 1일과 16일에 봉사활동을 하게된 것인데 하루 평균 20여명의 노인들 머리
를 깔끔하게 매만져준다.
합덕읍 교동에 사는 이씨 할아버지는 시내 이발소에서 머리를 깎는것 보다 더 잘 깎아준다면서 매달 한번씩 찾아온단다. 아주머니가 머리를 매만져주니 기분이 상쾌하다고 농담도 한마디 곁들이는 할아버지는 연신 싱글벙글이다.
김산옥씨의 고향은 경기도 양평이다. 6.25전쟁을 겪은 세대로 죽을 고비와 애절한 경험을 맛보지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마는 김산옥씨도 고통과 고통으로 뼈를 깎는 아픔을 어린나이에 온몸에 안고 살았다. 국민학교 2학년에 6.25전쟁이 일어나자 체신청 공무원이었던 아버지는 공산당에 의해 납북되어 평양가까이 끌려가다가 구사일생으로 탈출하여 고향으로 돌아왔다.
군국의 반격으로 인민군이 후퇴하자 그날로 자원하여 국군에 입대하여 갔다. 그후 1.4후퇴라는 피난기에 어머니와 오빠(국교 4년)와 동생과 함께 남쪽으로 전쟁을 피하여 여주군 어느 산골마을에서 은신하고 있던 중 장티프스에 걸려 어머니, 여동생을 하루걸러 죽음을 겪는 애절한 변을 당했다. 그후 김산옥씨는 춘천에 살고있는 이모집에서 살면서 14세때에 천주교에 입문하게 된다.
김산옥씨가 지금까지 20여년간 사회봉사활동을 하게된 계기도 이때 싹이 트고 움이 자랐다고 한다. 그녀의 부드러운 마음씨와 인정이 넘치는 자애로운 몸가짐은 자신이 천주교회에 입교하여 하느님의 자비에 의존하고 살았으며 이 자비심과 하느님의 사랑을 떠나서, 또 잊고서는 한시도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김산옥씨는 미용기술을 배워 직장을 따라 논산, 대구, 부산등지를 통해 삶을 배우고 인간의 참 삶이 어떤것인가를 몸에 익히게 된다. 나이 22세에 합덕으로 시집을 오게되어 지금까지 합덕사람으로 30여년의 생활을 하게된다.
김산옥씨의 꿈은 합덕에서 조촐하고 깔끔하게 미장원을 열어 멋있는 솜씨로 부녀자들의 아름다움을 창출해내는 것이었는데 무전유죄일까? 그 꿈은 경제적인 이유로 물거품이 되었다. 남편의 수입으로 가족들의 생계가 유지될 수 있다고 생각되었을 때 김산옥씨는 과감하게 떨치고 일어섰다. 나 개인이 잘먹고 잘살기보다는 어려운 처지에 살고있는 사람들, 내가 필요로 하는 곳에서 봉사활동을 해야하겠다는 불같은 의지로 집을 나섰다.
누구든 자신을 불태우지 않고는 빛을 낼수 없다. 빛을 내기 위해서는 자신을 불태우고 희생을 해야한다. 「사람이야말로 죽기까지 가는 것이고 생명까지도 바칠것이며 그러기위해 나를 완전히 비우는 아픔도 견디어내자」는 종교적이고 사회적인 철학의 정신으로 무장하고, 그것을 지상명제로 삼고 이때부터 김산옥씨는 이웃을 위해 자기자신을 나누어주는 철저한 봉사활동을 펼쳐갔다.
김산옥씨는 신합덕천주교회의 연령회(초상집에서 기도하고 허드렛일을 봉사하는 모임)회원으로서 남자들도 또 가족들도 꺼려하는 시신을 염하는 파트를 맡아 그동안 1백여구의 시신을 염을 했다고 한다.
김산옥씨는 오늘도 불우하고 외로운 노인들의 집을 찾아다니면서 빨래, 집안청소를 기본으로 하고 옷가지, 이불등과 같은 생
활용품도 마련하여 갖다드리며 금요일마다 도시락을 준비하여(노인대학) 집집마다 나르는 배달부로 하루 해를 넘긴다.
사람은 자기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남에게 주지 못한다고 하였으나 김산옥씨는 눈으로 볼 수 없는 재물을 마음속에 무궁무진 소유하고있어 이웃에게 풍부하게 나누어주는 삶을 언제까지나 살 수 있는 것이다.
김산옥씨가 가지고 있는 무궁무진한 보물은 바로 이웃에게 나누어 줄 수 있는 사랑이기 때문이다.

서금구/당진시대 객원기자
합덕대건노인대학장
363-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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