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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금구의 사람아 사람아-합덕육사회 김영호 회장, 김명섭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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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보다 거룩한 젊은이들의 봉사

합덕육사회 김영호 회장, 김명섭 부회장

신앙보다 거룩한 젊은이들의 봉사
무의탁 거택보호자 10분 모셔다
한달에 한번 따뜻한 점심대접

3~40년전만 해도 입동(入冬)을 전후하여 무척이나 추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때쯤에는 모든 가정에서 겨우살이 준비가 한창이었다. 좀 빠른 가정에서는 김장을 끝내고 땔감 마련에 손이 바빠졌던 시기다. 그 당시 땜감이라야 도회지에서는 연탄이고 시골에서는 볏짚이나 솔가지였다. 특히 산골에서는 솔골이나 낙엽을 긁어다가 아궁에 불을 지펴 밥을 짓고 여물을 끓이고 사랑채에 군불을 넣었었다. 물론 지금에 와서는 옛날 풍속도로 박물관 한구석에 과거사의 퇴물로 전시되고 있는 실정이다.
공업의 발달로 인한 부산물로 지구의 온난화 현상이 심회되어 춥지않은 겨울을 맞고 있으나 자연생태계나 인간에서는 나쁜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알고있다.
이글이글 타오르던 가을의 단풍나무들은 꺼져가는 불꽃을 하나둘 떨어버리면서 겨울의 기나긴 깊은 잠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마지막 가을의 끝자락까지 지켜주고 가을의 여운을 오래도록 간직하게 하는 꽃이 있다.
찬서리에 이슬을 머금고 핀 국화는 가을을 아쉬워하는 이들에게 정을 주고있는 꽃임에 틀림이 없다. 그래서 국화는 아주 먼 옛날부터 우리선조들이 관상용으로 재배해온 화초로서 사군자중 하나이며 무척 아낌을 받아왔던 꽃이다.
꽃이란 자연속에서 나서 자연속에서 피었다가 또 자연속으로 돌아가는 것이 그들의 본성이다. 사람의 손끝에서 굽혀지고 비틀리고 꺾여서 억지로 웃음짓는, 사람들의 손끝으로 만들어진 온갖 모양의 국화들은 진실한 혼과 생명이 없어 보이는 것이다.
국화는 봄 여름 가을, 온갖 꽃들이 다투어 피어도 묵묵히 참고 있다가 다른 꽃들이 모두 시든 다음 맨 나중에 홀로 고고히 핀다. 그래서 국화는 세속의 잡된 것을 멀리하는 군자에 비유되고 긴겨울을 뛰어넘어 새새명을 잉태하게 해주는 봄을 우리들 마음속에 항상 머물게 하는 꽃이다. 그러기에 국화는 늘 우리들 가슴속에 기쁨과 사랑과 함께 강한 아쉬움과 긴여운을 남겨주곤 하는 것이다.
시인 서정주는 “국화옆에서”라는 시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 길에서
이제는 돌아와 거울앞에 선 내누님 같이 생긴 꽃이여”
합덕에 청년모임중에 육사회란 모임이 있다. 1964년생들이 약 50명 모여서 젊은이들 간에 서로 친목을 다지고 그들 나름대로 지역사회에 이바지할 것이 무엇인가를 의논하면서 싱싱하고 푸릇푸릇 햇살과 같이 앞날을 기대해 볼 수 있는 모임으로 작년 6월부터 모임을 가져왔다.
그런데 만 30세의 청년들의 모임인 육사회에서 큰일을 벌였다. 합덕읍내 무의탁 거택보호자 20명을 모셔다가 조촐하면서 푸짐한 점심식사를 대접한 것이다.
매월 둘째 금요일 점심을 대접하기로 계획을 세우고 그 첫번째 모임을 지난 11월 11일 금요일 가진 것이다. 청기와식당(주인 이기수회원)에서 음식을 마련하고 각 회원들은 승용차로 합덕 벌판 여기저기 흩어져 사는 노인들을 한분 한분 모시고 왔으며, 회원들의 부인들은 청기와식당 주방에서 맛있는 요리를 푸짐하게 장만하였던 것이다.
50여명의 육사회 회원들이 한뜻에 마음을 같이하고 각자의 역할을 분담하여 소외되고 외로운 노인들에게 참된 이웃이 있다는 것을 보여드렸고, 그 노인들에게는 비록 내 혈육은 아니더라도 손자손녀들이 내몸 가까이에 있음을 확인시켜드리는 가슴 뿌듯한 자리 마련이었다. 초대받은 20명중 성동리에 사시는 이영희(82세)할머니는 “죽음 가까이에 있는 우리 노인들에게 친자식과 같이 잘 대접해주니 눈물이 앞서 말문이 막힌다”고 하시면서 연신 고맙다는 인사뿐이시다.
비록 한달에 한번 점심대접이라 하여도 이웃으로부터 소외되고 홀로 사는 외로운 노인들에게 정성을 다하는 그 마음은 어느 종교단체보다 또 어떤 신앙인 보다 몸으로 실천하는 참된 종교요, 신앙의 행동이라고 생각이 들어 앞으로 이 지역사회의 큰 디딤돌이 될것이라고 믿고 있는 것이다. 백마디의 성스러운 말과 저 먼 창공에 걸린 종교적인 행위보다, 참 삶의 거룩함이 깃든 행동이라고 보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남을 도와줄 때 내가 쓰고 남는 것을, 또 없어도 되는 것을 나누는 것을 볼 수 있지만 이런 것들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 자신에게 필요하고 없어서는 안될 것을 기쁜 마음으로, 자발적으로 이웃과 나누고 이웃을 사랑할 때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진실한 나눔이요, 봉사요, 사랑이라고 믿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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