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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표민애 충남농아인협회 당진시지회장, 당진시수화통역센터장
틀림 아닌 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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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40주년이 되는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은 국민의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고, 장애인의 재활 의욕을 고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된 기념일이다.

이제는 국민 모두가 4월 20일이 장애인의 날인 것을 알고 있는 듯하다. 예년 같으면 거창하게 기념식을 치르고 유공자를 표창하고 격려하며 축하 공연으로 마무리하겠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올해는 기념식이 없이 조용하게 지나갔다. 연일 코로나19 감염 뉴스로 온 신경이 코로나19에 쏠려 있어 행사는커녕 기념식조차 못하고 있는 이 상황에 장애인 날이랍시고 장애인에게 관심을 가져주십사 하는 것도 어찌 보면 이기적인 희망사항일 수도 있겠다.

지난해 12월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은 우리 장애인들에게도 불안과 공포로 다가왔다. 특히 수어로 소통하는 농인들에게는 정보의 부재라는 어려움 속에서 연일 불안에 떨어야 했다. ’만일 내가 확진자가 된다면 소통은 어떻게 하지? 의료진들이 모두 마스크를 쓰고 진료를 보는 상황인데, 마스크를 쓰면 입 모양을 볼 수 없어서 소통은 더욱 어려운데 그때는 어떻게 하지?‘하는 이런 저런 생각에 하루하루 불안에 떨어야 했다.

다행히도 1339콜센터에서 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도록 상담원을 배치하고, 음성과 문자로도 상담이 가능하도록 했고, 특히나 코로나19 관련 브리핑 할 때는 수어 통역사를 배치해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수어를 통해 접할 수 있게 되어 농인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켰다.

수어통역사 배치로 인해 자연스레 일반인들도 농인들에게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음을 인식하게 됐을 것이다. 이 계기로 수어에 대한 관심이 늘어 수어를 배우고자 하는 분들이 많아지길 소망해 본다.

한편 장애인의 날을 맞이해 문재인 대통령은 이렇게 전했다.

“재난의 크기는 모든 이에게 평등하지 않습니다. 장애인이나 취약한 분에게 재난은 훨씬 가혹합니다. ‘코로나19’는 분명 위기이지만 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우리 모두 함께 행복할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체감하는 기회가 되었다.”

이처럼 우리는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을 배려하고 권리를 보장하며 서로를 보호해야 한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를 보다 바람직한 사회로 순화하고 유지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장애인 중 89%는 후천적 원인에 의한 장애인이다. 언제 어디서든 사고나 불행을 당하게 되면 나는 물론, 내 가족 역시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장애인 보호 인식 및 제도 마련을 사회 전반에 정착시켜야 한다.최근 국회 회의장에 시각장애인 안내견의 출입을 허락하는 과정에서 벌어졌던 찬반의 대립 사례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 생각된다.

장애인복지법과 장애인차별금지법에 의거 법적 보호를 받는 장애인의 권리에 어긋나는 명백한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오래된 관례라는 이유로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공공연하게 공론화되고 이를 다시 번복하는 과정에서 비춰진 사회 내면의 문제가 매우 안타깝게 생각됐다.

장애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또한 장애는 편견을 갖거나 비하의 대상이 아니다. 사회의 가장 약한 이들의 삶의 질이 올라갈 때 그 사회 전체의 삶의 질도 같이 올라간다는 말처럼 장애인 문제는 장애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다 함께 더 바람직한 복지사회를 만들어나가기 위한 모두의 숙제인 것이다. 이번 제40회 장애인의 날을 맞이하여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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