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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 자연 속 나만의 별장을 짓다
아잘리아그린 캠핑장 조재원 대표(대호지면 조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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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동안 비박하다 발견한 숨은 비경 대호만
“과도한 음주보다는 자연을 즐기며 가족과 함께”

붉게 떨어지는 낙조가 대호만 일대의 하늘을 물들이고, 이내 찾아온 어둠 속에서 물에 비친 달그림자를 볼 수 있는 곳. 수개월을 찾아 헤매다 만난 시골 오지에 자리를 잡았다. 그렇게 아잘리아그린 캠핑장(이하 아잘리아그린)을 운영한 지 어느덧 9년차다. 

아잘리아그린 조재원 대표는 지난 2012년 자연 속에서 보낸 멋진 하룻밤을 선물 받은 후, 대호지면 조금리에 캠핑장을 차렸다. 그는 “대호지는 숨겨진 비경을 가진 곳”이라며 “6개월 동안 당진 곳곳을 돌아다니다 발견한 이 풍광에 반해 아잘리아그린을 문 열게 됐다”고 말했다. 사람들에게 캠핑을 통해 ‘나만의 별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전하고 싶었단다. 
 

자연에서의 캠핑…최고의 힐링

조 대표는 지난 2007년부터 캠핑을 시작했다. 도시생활의 갑갑함을 느낄 때 쯤이었다. 당시 프랑스계 외국회사에서 근무했던 그는 잦은 야근 등 업무 과중으로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프라모델 만들기, 서바이벌 게임, 사진촬영 등 다양한 취미를 시도했지만 자연 속에서 하룻밤을 지내는 캠핑이 피곤하고 지친 몸을 회복하는데 최고였다. 캠핑을 시작한 뒤로는 적어도 한 달에 두 번씩은 꼭 캠핑을 떠났다.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면서 캠핑 스타일도 조금씩 변했다. 혼자일 땐 오롯이 나만을 위한 시간이었다면, 가족들과 함께하는 캠핑은 또 다른 묘미로 다가왔다. 조 대표는 “텐트를 설치하고, 요리하고, 아이들과 놀고, 이렇게 해야 할 일이 많지만 한 텐트에서 함께 뒹굴거리며 잠을 자고, 평소에 나누지 못했던 대화를 나눌 수 있어 가족과의 캠핑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캠핑을 통해 자녀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대호지에서의 하룻밤

사실 그가 캠핑장을 운영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부모님 때문이었다. 고향인 부여에 살고 있는 부모님이 가족이 함께 쉴 수 있는 작은 산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캠핑을 통해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마련코자 했다. 캠핑장을 운영키로 마음먹은 그는 장소를 물색하던 중 당진을 택했다. 서울·수도권 사람들이 주말을 활용해 부담스럽지 않게 캠핑을 하려면 1시간30분 정도 걸리는 거리가 가장 적당했기 때문이다. 

막연히 당진에 캠핑장을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한 그는 6개월 동안 당진 전역을 찾아다녔다. 배낭 하나 메고 비박을 하면서, 캠핑하기에 가장 좋은 장소를 찾던 중 대호만 일대가 시원하게 내려다 보이는 대호지면 조금리에 자리를 잡았다.  

조재원 대표는 “대호지면과 석문면 일대를 중심으로 많이 돌아다녔다”면서 “괜찮은 곳이라고 생각되면 양해를 구하고 밖에서 하룻밤을 묵었다”고 말했다. 이어 “충남에서 태어나고 자랐기 때문에 당진 또한 낯설지 않고 고향만큼 편안했다”면서 “땅도 인연이 있다는 말처럼 지금의 아잘리아그린 자리에서 자고 일어난 그 아침이 너무 좋았다”고 전했다. 

유럽 사람들의 캠핑문화

인터넷을 검색하면 온갖 종류의 캠핑 장비와 브랜드들이 나온다.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캠핑을 하면 여행할 때 숙박비를 줄일 수 있을 것만 같지만, 만만치 않은 장비 가격에 복잡한 준비 과정 때문에 큰맘 먹고 캠핑 장비를 구입해도 몇 번 쓰다마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조 대표는 “굳이 비싼 고급장비를 준비할 필요는 없다”며 “언제든지 떠날 수 있도록 간단하고 간편한 미니멀 캠핑이 최고”라고 강조했다. 캠핑이 일상적이고 보편화된 캐나다와 유럽 사람들처럼 캠핑 자체를 즐겼으면 하는 게 그의 바람이다. 

캠핑장을 준비하며 외국의 다양한 사례를 수집했던 그는 “캠핑장 시설보다 유럽인들이 즐기는 캠핑문화가 놀라웠다”며 “우리나라 사람들은 고급스러운 고가의 캠핑장비에 관심이 많고, 모처럼 밖에 나와도 술 마시고 고기를 구워 먹는 게 대부분인 반면, 캐나다와 유럽 사람들은 간단한 캠핑장비만으로 조용히 독서하고 휴식하면서 자연을 즐긴다”고 말했다. 

철쭉 흐드러지는 ‘아잘리아’

한편 지난 2012년 4월 개장한 아잘리아그린은 산비탈 경사면을 활용해 계단식으로 캠핑사이트를 마련했다. 탁 트인 대호만 경치가 어느 곳에서나 잘 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독립적으로 공간을 사용할 수 있어 캠핑족들에게 인기다. 요즘과 같이 봄이 찾아오면 지천에 철쭉과 영산홍이 꽃대궐을 이뤄 더욱 아름답다. 캠핑장 이름을 아잘리아(azalea, 철쭉)라고 지은 것도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철쭉이 많았기 때문이란다.  

“오랫동안 캠핑을 다니다 보니, 경치가 좋은 곳은 시설이 낙후돼 있고, 시설이 편리한 곳은 캠핑사이트 간 사이가 가까워 맘 편히 휴식을 취하기 어려웠어요. 아잘리아그린을 만들면서 가장 많이 생각했던 것은 경치가 좋으면서도 조용히 쉴 수 있고, 캠퍼들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주면서도 이용하기 편리한 캠핑장을 만드는 것이었죠. 정성 들여 가꾼 만큼 캠퍼들이 아잘리아그린을 사랑하고 아껴줬으면 좋겠습니다. 아잘리아그린에서도 캠퍼들이 즐거운 추억을 만들며 힐링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조재원 대표가 전하는 안전하고 즐거운 캠핑 Tip
1. 자연에 맞서지 마라. 폭우·돌풍 등 자연재해가 예상될 때는 캠핑을 과감히 포기해라. 
2. 캠핑장비의 브랜드는 중요하지 않다. 모든 장비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장비는 가볍게! 미니멀 캠핑이 최고다.
3. 캠핑을 왔다고 해서 반드시 고기를 구울 필요는 없다. 
   냉장고에 보관하고 있는 남은 재료를 챙겨라. 
4. 캠핑은 캠퍼의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 어떻게 시간을 보내느냐가 관건이다. 
5. 캠핑의 정해진 틀은 없다. 자신만의 개성으로 캠핑을 즐겨라.

>> 조재원 대표는?
- 1977년 충남 부여 출생
- 석양초, 석성중, 대건고, 원광대 졸업
- ㈜이쓰리티에스 대표이사
- 아잘리아그린 캠핑장 대표

>> 아잘리아그린 캠핑장은?
- 2012년 4월 개장 
- 사이트 65개, 타이니하우스 5동 이용 가능
  (※코로나19로 현재 사이트 30개만 운영)
▪위치: 대호지면 대호나루터길 105-75
▪문의: cafe.naver.com/azaleagreen
▪가격: 사이트 4만5000원, 타이니하우스 18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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