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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3-28 10:4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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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현선의 포구 이야기] 운정포구 5
영흥펄·진강펄·새펄…아산만의 갯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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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평면 북쪽 아산만에는 간조시 드넓은 펄이 드러난다. 펄마다 주민들이 부르는 고유지명이 있다. 영흥펄, 진강펄, 등대펄, 새펄, 상대펄 등이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대표적인 펄 이름이다. 이외에 멍애펄, 지펄 등도 언급됐다. 아마도 위 펄들의 별칭으로 보인다.

영흥펄은 서해대교 주위로 평택시 만호리 앞바다에 드러나는 모래펄로 1985년경 바지락 양식장이 조성됐다. 진강펄은 맷돌포 앞바다에 있던 펄로 간조시 수십만 평의 펄이 드러나는데 이곳 역시 1980년대 바지락 양식장이 있었다.

등대펄은 행담도와 복운리 사이 등대 부근의 펄을 가리킨다. 새펄은 운정리 앞 아산만에 드러나는 펄로, 삽교호가 조성되면서 펄의 면적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삽교호 건설 전부터 이곳에서는 백합이 자생했던 것으로 보인다. 일부 멸종됐다가 근래에 다시 백합이 서식하면서 여전히 인근 어민들이 백합을 채취하고 있다. 상대펄은 신평면 매산리 깔판포구와 맷돌포 사이 앞바다에 위치하는 펄이다.

“저기 삽교천을 막기 전 민물 있는디 거기가 대합 잡는 데여. 그 아래로는 바지락 잡는 데고. 대합은 대칼이라고 지게 마냥 생겼어. 그걸 대고 뒷걸음질로 가야돼. 개똥벌레 마냥 뒤로 꾹 누르고 가면 덜컥덜컥 걸려. 그럼 엎드려 집어서 망탱이에 넣고 또 뒤로 가면 또 덜컥하고 걸리지. 전라도 사람이 삽교천에 방을 얻어서는 그걸 샀지. 깊은 데 들어가야 많어. 밤에 가지. 낮보다 밤에 물이 더 써. 깊은 데, 목까지 닿는 데까지 들어가서 입 꼭 오므리고 숨 안 쉬고 냅다 대칼로 밀고 가면서 잡는 거여. 그때 거길 너댓 명이 같이 다녔는데 다 돌아가시고 나랑 우리 형님만 살아 있지.” (김명현)

부수리에서 삽교천 새펄로 대합을 채취하러 다녔던 김명현 씨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칠흑 같은 밤, 목까지 잠기는 바다에 들어가 대합을 캤다. 대합 잡는 대칼을 지고 펄을 끌면서 뒷걸음질 치는 일은 참으로 고됐다. 가을이면 물속에서 대합을 잡고 배에 오르면 온 몸이 달달 떨렸다. 그래도 배 위에서 젖은 옷을 갈아입고 집에 돌아와 밭일을 나가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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