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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속으로 추억속으로] 아흔에 돌아본 꽃다웠던 청춘

이건양·김영혜 부부(신평면 신송1리) 임아연l승인2020.05.28 08:34l(13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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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청춘이 꽃다운 20대에 만나 66년을 함께 살았다. 남편은 올해 아흔을 맞았고, 아내 또한 여든 다섯이다. 사진 속 훤칠한 청년과 젊은 새댁이 세월의 흐름 속에 어느덧 노인이 됐다. 돌이켜 보면 그때가 가장 좋았고, 즐거웠던 것 같다. 그게 좋은 줄도 몰랐는데. 허망하게 세월이 흘렀다.

1. 친정어머니(1번 사진)

내(김영혜)가 5~6살쯤이었을 때 어머니, 남동생과 함께 찍은 사진이다. 80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담겼다. 당시 아버지가 공무원이어서 큰 어려움 없이 자라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에 가세가 기울었다. 어머니는 결혼하기 전까지 글 읽고 수만 놓으며 살다, 결혼 후 해본 적 없는 농사일을 하면서 많이 힘들었다고 했다. 딸도 시집 가서 농사를 몰라 고생할까봐 어렸을 때부터 밭일을 시키셨다. 지금은 엄마보다 더 늙은 노인이 됐지만, 여전히 엄마가 그립다.

2. 결혼(2~4번 사진)

친정어머니가 중매를 서서 남편(이건양)을 만났다. 당시 남편은 25살, 나는 20살이었다. 엄마가 사위를 직접 고른 만큼 참 예뻐하셨다. 젊은 시절 동네사람들과 아산 신정호에 놀러갔을 때 둘이 찍은 사진이다. 그리고 결혼 65주년이었던 작년에는 당진시여성단체협의회가 주최한 행복금혼식에 참여했다.

3. 가족(5~6번 사진)

5남매(하숙·병하·경하·기숙·혜숙)를 낳았다. 5명 중에 3명이 교직에 있다. 다들 공부를 잘해 장학금을 받으며 학교를 다녔고, 큰 말썽 없이 바르고 착하게 자랐다. 그게 인생에서 가장 보람된 일이다. 남편은 바깥일하느라 바빠 아이들 교육은 내 몫이었다. 어느 날 큰아들이 “엄마가 우리를 참 잘 가르쳤지”라고 했는데, 그 말이 그렇게 고맙더라. 며느리들도 잘 얻었고, 손주들까지 잘 커서 모두 어른이 됐다. 흑백사진 속 아이는 큰아들로 초등학교 1학년 때 함께 찍은 사진이다. 그리고 남편 환갑 때 온 가족이 한복을 맞춰 입고 가족사진을 찍었다.

4. 동네 사람들(7~9번 사진)

지금은 노인들이 대부분이지만 옛날엔 마을에 젊은 사람들이 많았다. 비슷한 시기에 아이들을 낳아 동네사람들과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그땐 신송1·2리 주민들이 함께 하는 친목회가 있어 꽤 오랫동안 모임을 했다. 국내는 물론 중국, 동남아 등 함께 여행도 많이 다녔다. 주민들 간 우애가 좋고 참 재미있었는데, 지금은 돌아가신 분들도 많다. 마을 인심도 옛날 같지 않아 안타깝다.

 


임아연  zelkova8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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