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수 억 원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민축구단(당진FC) 설립이 충분한 공론화 과정 없이 강행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당진시는 올 12월 창단을 목표로 이번 제3차 추가경정예산에서 시민축구단 창단 비용으로 2억6000만 원을 요구했다. 당진시가 지난달 28일 심의를 요청한 당진시지방보조금심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당진시 체육진흥과는 △사무국 직원 인건비 7390만 원(1478만 원×5명) △협회가입 및 법인설립비 1억2000만 원 △사무실 리모델링비 및 집기 구입비 3600만 원 △유니폼 및 훈련용품 구입비 1000만 원 △창단식 비용 2000만 원 등을 요구했다. 

보조금심의위원회 심의 후에는 당진시의회로 넘겨져 오는 22~23일 열릴 상임위원회에서 당진시민축구단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과 함께 추경예산 심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27일 진행된 당진시의회 의원출무일에서도 이에 대한 설명이 이뤄졌다. 당시 체육진흥과는 올해 시민축구단이 설립되면 내년에는 8억 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진시가 시장 공약사항이라며 조례 제정과 예산 확보를 통해 시민축구단 설립을 강행하는 가운데, 여전히 시민축구단 창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매년 수 억 원의 상당한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민축구단 설립 타당성을 두고 토론회 한 번 하지 않는 등 공론화 과정이 없었다는 지적이다. 

의원출무일 당시 정영환 체육진흥과장이 “시민축구단은 당진 축구인들의 염원”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조상연 의원은 “축구인들의 염원 뿐만 아니라 당진시민의 염원이어야 한다”며 “추진 과정에서 공론화가 충분했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정영환 과장은 “당진시민축구단 창단추진위원회가 시민 2900여 명으로부터 (K4리그) 시즌권 판매 약정을 받은 것을 보아 시민의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답했다. 이후 <당진시대>와 전화인터뷰에서 정 과장은 “시민축구단 설립 타당성 연구용역 과정에서 여론조사(485명 대상)는 했지만 공론화 과정이 따로 있진 않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시즌권 판매 약정이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서명했어도 시즌권을 사지 않으면 그만”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K리그 프로축구도 아닌 K4리그를 찾을 시민들이 얼마나 될지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공론화가 미흡한 상황에서 시민축구단을 추진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의견과 더불어 사무국 인력 채용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제기됐다. 당진시 체육진흥과에 따르면 협회 가입 및 법인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단장 1인과 직원 3인 채용이 필수적인 가운데, 자칫 ‘낙하산 인사’, ‘지인들 자리 만들어 주기’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영환 과장은 “직원 채용은 당진시가 아닌 추후 구성될 시민축구단 운영 법인이 하게 된다”며 당진시 소관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인건비 등 모든 예산을 당진시가 지원하는 상황에서 인사채용에 당진시가 관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의원출무일과 <당진시대>와의 인터뷰에서는 단장을 포함해 총 4명이 축구협회 기준에 따른 ‘필수인력’이라고 했던 반면 당진시보조금심의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는 인건비가 5명분으로 책정돼 인력채용에 대한 의구심을 더욱 키우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체육계 관계자는 “갓 창단할 때에는 최소인원으로 시작해도 된다”며 “일거리가 늘고 수익이 창출되면서 인력을 확대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당진시가 추진하는 시민축구단은?>

▪창단 : 올해 12월 목표 추진
▪인력 : 사무국(단장 외 3명), 선수 29명
▪예산 : 2020년 2억6000만 원(추경) / 
 2021년 8억 원 소요 예상
 -사무국 직원 인건비 7390만 원(1478만 원×5명) 
 -협회가입 및 법인설립비 1억2000만 원 
 -사무실 리모델링비 및 집기 구입비 3600만 원 
 -유니폼 및 훈련용품 구입비 1000만 원 
 -창단식 비용 2000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