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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선생님 조한준(34)‧전종혁(32) 교사
선생님이 전하는 위로의 노래

아이들을 생각하며 만든 노래
제자들이 열어준 팬 사인회
“선생님의 노래가 제게 위안이 됐어요”
김예나l승인2020.05.29 20:15l(13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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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한준 교사(왼쪽)
- 1987년 충남 공주 출생
- 공주교대 영어교육 전공
- 전 상록초·당진초 근무
- 현 충남도교육청 미래인재과 국제교육팀 근무 

 

>> 전종혁 교사(오른쪽)

- 1989년 충남 보령 출생
- 공주교대 국어교육 전공
- 전 홍주초, 송산초 근무 
- 현 당산초 근무

 

“선생님, 노래 너무 좋아요. 이제 가수인거에요?” “선생님, 사인해주세요!”

성격도, 취향도 다른 조한준 교사와 전종혁 교사가 음악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으로 만나  ‘남남’이라는 2인조 밴드를 만들었다. 최근에는 두 곡의 음원을 정식 발표하기도 했다. 매일 학교에서 마주하는 선생님이 가수가 됐다는 소식에 학생들은 직접 팬 사인회를 열어주고 노래 홍보도 열심이다. 또한 선생님의 노래로 위로를 받았다며 고마움을 전하기도 한다고.  

 

결혼식에서의 첫 공연

충남도교육청 미래인재과 국제교육팀에서 근무하는 조한준 교사와 당산초 6학년2반 담임인 전종혁 교사는 각각 다른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쳐 왔다. 당진교육지원청에서 진행하는 사업에 참여하면서 우연히 만난 이들은 나이가 비슷했고 음악을 좋아해 금방 친해졌다. 

인연이 이어지면서 조 교사가 친구 결혼식에서 축가를 맡게 됐고, 전 교사에게 기타 반주를 부탁하면서 그들의 첫 공연이 시작됐다. 조 교사는 “전 교사와 함께 축가를 준비하면서 재미있었고 서로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며 “축가를 계기로 2017년에 2인조 밴드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서로 다르지만 함께할 수 있어”

남남. 둘 다 남성이어서 ‘남남’이라고 이름 짓기도 했지만, 성향과 취향 등 서로 다른 사람이 만났다는 의미에서 ‘남남’이라고 정했다. 두 교사는 음악 취향부터 음색, 성향,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 모두 다르다. 조 교사는 정통 락발라드를, 전 교사는 어쿠스틱을 좋아한다.

또한 조 교사는 정형화된 틀 속의 원칙과 규칙을, 전 교사는 자유로움을 추구한다. 주변에서는 성향과 취향이 다른 두 사람을 보면서 밴드를 잘 이어갈 수 있을지 염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둘은 오히려 다르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을 서로가 채워줄 수 있어 조화롭다고 생각한단다. 

“남남을 통해 취향과 성향이 다른 사람도 함께 어울리면서 무언가를 할 수 있고, 전문적이지 않아도 즐기면서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귀여운 질투를 표현한 곡

남남이 처음 발표한 곡은 <그리운가 봐>라는 곡이다. 두 교사는 학교와 학생들의 이야기를 담은 노래를 만들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노래를 부르기로 했다. 이들이 처음 발표한 <그리운가 봐>는 교사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정을 담아낸 곡이다. 전 교사는 “가사를 들어보면 헤어진 연인들의 이야기 같지만, 사실 이 곡은 제자들이 해가 바뀌어 다른 담임교사를 만나, 나보다 더 좋아하는 모습을 봤을 때 느낀 귀여운 질투심을 담아낸 곡”이라고 소개했다.

조 교사 역시 “이 노래는 교사의 경험을 담은 곡”이라며 “신입교사 시절 제자들에게 모든 사랑을 쏟아부었는데, 학년이 올라가자 바로 새롭게 만난 선생님을 좋아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느낀 감정을 가사로 썼다”고 말했다. 

또한 두 번째 곡인 <기대>는 학교폭력과 관련한 이야기를 담았다. 어른들이 회사생활을 하면서 크고 작게 겪는 상처처럼, 아이들도 학교생활을 하면서 상처를 받기 때문에 노래를 통해 위안을 주고 싶었다고. 

 

주변 반응 ‘후끈’

교사가 음원을 내는 일이 흔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가족들과 주변 교사들의 반응이 좋았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반응은 더욱 뜨거웠다. 조한준 교사는 “숫기가 없어 아이들에게 처음 곡을 들려주는데 손이 덜덜 떨렸다”며 “조심스레 노래를 들려줬더니 놀릴 줄 알았던 아이들이 너무 좋아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심지어 다음 날 가사를 외워와 불러준 학생도 있었다”면서 “스승의날 행사 때는 학생들이 직접 라디오를 진행하면서 남남의 노래를 신청해, 학교 전체에 내 목소리가 울러펴져 쑥쓰러워 화장실로 숨었던 적도 있다”고 전했다. 

음원 발표가 꿈이었다는 전종혁 교사는 막상 주변에 노래가 나왔다고 발표할 때까지 엄청 긴장했단다. 그는 “음원사이트에 ‘남남’을 검색하니 우리 노래가 나와 기뻤다”며 “제자들에게 너희들을 생각하면서 부른 노래라고 설명하며, 선물이라고 들려주니 너무 좋아했다”고 회상했다.

더불어 “아이들이 직접 학교에서 팬사인회를 열어주고 아이돌 팬클럽 회장처럼 홍보활동도 해줬다”면서 “어느 순간 내 자신이 사인하면서 연예인처럼 ‘행복하세요’라고 적고 있더라”고 웃으며 말했다.  

“기억에 남는 팬들은 물론 제자들이죠. 그중에 친구들과 사이가 점점 멀어져 힘들어하던 친구가 있었는데, 때마침 두 번째 곡인 ‘기대’를 듣고 책상에 엎드려 펑펑 울더라고요. 우리 노래가 위로가 됐다고 말하는데, 그때 보람을 느꼈어요. 또 제자 중 연예인을 꿈꾸던 제자에게도 내가 음원을 냈다는 것이 꿈을 키워가는데 힘이 되겠구나 생각했어요.”(조한준 교사)

 

“힘이 되는 노래”

두 교사는 제자들에게는 꿈을 가지라는 백번의 말보다 교사가 꿈을 이룬 이 노래 한 곡이 가슴에 더 강하게 와 닿을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제자들에게 자랑스런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전 교사는 “음악을 계속하면서 무언가를 열심히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조 교사는 “취미로 시작한 활동이 학생들에게 힘을 줄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면서 “앞으로도 힘이 되는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인 최종 목표가 있다면 EBS 교육방송에서 하는 ‘공감’이라는 프로그램에 나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랑하는 나의 제자들아, 선생님은 너희들이 돈을 많이 벌지 못해도, 좋은 직업을 갖지 않아도 좋아. 대신에 마음 따뜻한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나도 자랑스러운 선생님이 될 테니까 너희도 자랑스러운 제자가 되어주길 바라.”(전종혁 교사)

 

※인터뷰 영상은 유튜브 채널 ‘당진방송’에서 시청 가능합니다.
 


김예나  yena08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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