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경제공동체 사회적경제 9<br> 다빈치건강놀이심리협동조합<br>‘마음 마사지’로 건강한 일상을

세 자매가 뭉쳤다. 사람들의 마음을 ‘마사지’ 하는 다빈치건강놀이심리협동조합(대표 최익희, 이하 다빈치)은 세 자매의 오랜 경험과 따뜻한 마음에서 시작됐다.

이들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처럼 누구나 천재성을 갖고 있지만, 사람이 살아오는 과정과 사회적 환경 속에서 받는 상처로 인해 천재성을 잃는다고 생각했다. ‘마음 마사지’를 통해 다시 다빈치와 같은 천재성과 고유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하자는 의미에서 ‘다빈치’로 이름지었다.

지난 2017년 9월, 각자의 삶을 살던 세 자매(최익순·최익희·최익정)가 모여 상담심리치료실을 문 열었고, 후원자 등 총 8명이 함께 뜻을 모아 1년 만에 협동조합으로 공식 출범했다. 사회적경제 공동체로 전환하게 된 것은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로부터 배워온 가르침이 곧 사회적경제의 정신과 맥을 같이한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신평면 매산리가 고향인 세 자매는 농사 짓는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땅을 일구며 자연의 섭리 대로 사는 삶은 그리 많은 수입을 가져다주진 못했지만, 아버지는 작은 결실마저도 이웃과 나누며 살았다. 어려운 단체에 후원하는 등 몸소 나눔을 실천해온 아버지의 가르침은 자매들에게 그대로 이어져 경제적 부를 쫓아 사는 삶이 아닌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수익을 사람들과 나누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두며 살아가게 했다.

엄마의 살결 같은 모래로 상담

다빈치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보다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공간을 집처럼 꾸몄다. 아늑한 두 개의 방에서는 다양한 피규어(인형)를 활용한 모래놀이 상담이 이뤄진다.

최익정 상담사는 “미술치료의 경우 그림 그리는 것에 부담을 갖는 사람들이 있지만 모래놀이는 부드러운 촉감을 통해 편안함을 느끼게 해준다”며 “모래는 엄마의 살결, 즉 모성애를 의미해 저항감 없이 편안하게 자신의 내면을 털어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래상자라는 도화지 안에 다양한 피규어들을 배치하는 과정에서 대상자의 마음이 드러난다”면서 “상담자와 마음의 벽을 허물고 내면의 무의식을 끌어올리는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노동자 프로그램 마련

한편 최근에는 당진시가 추진하는 시민지속가능발전소에 공모해 사업이 선정되기도 했다. 외국인 노동자들과 함께 하는 힐링 프로그램을 계획해 다양한 놀이와 활동으로 마음의 피로와 상처를 풀어가는 계기를 만들어 가고자 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사람들을 쉽게 모으지 못하는 데다,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한 사업주들이 협조를 구하기 어려워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

9년 동안 몽골에서 살았던 최익희 대표는 “외국인이자 이방인으로 살았던 경험이 있어 그들이 왜 힘들고, 필요한 게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며 “외국인들 또한 지역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잘 자리 잡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프로그램을 기획했는데 사업추진이 쉽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당진에도 상당히 많은 외국인들이 살아가고 있다”면서 “건강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역주민들과 사업주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참여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상담·심리치료 문턱 낮아지길”

이밖에 다빈치에서는 아동부터 성인까지 모든 계층을 아우르는 심리치료 상담 및 교육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요즘에는 우을증과 스트레스 등으로 가정과 회사 등 안팎에서 위기를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 상담이 꼭 필요한 시대가 됐다.

시험에 막연한 불안감을 가진 수험생, 취업과 진로고민으로 우울한 취업준비생, 직장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직장인, 그리고 가족, 친구, 연인 등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이들 모두 심리상담이 필요하다.

“상담과 심리치료에 대한 문턱이 낮아졌으면 좋겠어요. 마음앓이가 심각한 사람들, 특별히 더 아픈 사람들이 오는 곳이 아니거든요. 일상의 스트레스를 잘 관리해 마음의 병이 몸의 병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그래서 누구나 가진 자신만의 고유성을 찾는 데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