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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20.06.01 11:33
  • 호수 1309

[이슈] 당진시민 목숨 담보로 추진하는 불산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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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당진지회장

예고 없이 찾아온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는 전 세계 경제뿐만 아니라 개인의 일상생활까지 파고들었다. 온 국민들은 불안을 느끼고 생존권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코로나19는 종식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어려움 속에 심지어 당진은 감염병보다도 더 무서운 재앙, 즉 ‘환경파괴’를 겪고 있다. 과연 17만 당진시민의 목숨이 안전하게 보장받는 상황인 것일까?

현재 대한민국은 일본과의 무역전쟁으로 반도체 산업에 차질이 생겼다. 그러다 보니 반도체 관련 산업을 서둘러 조성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여파로 당진에서는 석문 국가산업단지에 불산 공장이라는 어마무시한 환경파괴범의 입주가 추진되고 있다.

당진은 이미 전국 최다 송전탑, 현대제철의 유독가스 및 비산, 석탄화력발전소발 미세먼지 등으로 환경 문제가 가득하다. 이제는 여기에 전국 최대 규모의 산업폐기물매립장 건립과 불산공장 건립까지 추가된 것이다.

지난 2012년 구미 불산 노출 사고를 우리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5명의 사망자를 낳고 18명의 부상자와 1만 명 이상의 주민 대피령이 있었다. 또한 가축 3654마리를 전량 폐기하고 많은 주민들이 피를 포함한 구토 증상과 두통을 호소했으며, 결국 구미는 불산 노출 사고로 특별재난지역이 됐다. 그동안 화학물질 누출 사고가 여러 번 발생했다. 2012년 구미, 2013년 경북 상주와 경기도 화성, 2014년 구미 , 2014년 금산 , 2016년 구미 등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이처럼 잦은 사고가 일어난 불산 공장이 현재 석문국가산업단지에 7200평 매입을 해놓고, 승인 절차만을 앞두고 있다.

우리 당진은 급속하게 산업화가 되면서 환경이 파괴됐다. 전국의 쓰레기장이라 불릴 만큼 당진은 죽어가고 있다. 살기 좋은 당진, 30만 자족도시를 세우자는 캐치플레어는 어디로 사라졌는지 모르겠다.

과거 당진에서 어머니들은 갯구덕질을 하고, 아버지들은 염전에 소금을 긁어 어렵게 살아가며 자식을 키워냈다. 산 좋고 물 좋고 인심 좋은 당진은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당진시민들은 산업화가 되면 부자가 될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당진은 사람이 살 수 없는 도시로 변모해가고 있다. 최근 “산업폐기물장이 웬 말이냐”며 “내 아이는 내가 지킨다”는 마음으로 범시민대책위원회가 꾸려졌는데, 산업폐기물장 보다 더 무서운 불산 공장이 또 들어온다고 한다.

불산은 흡수가 잘 돼 근육 속 깊이 침투한다. 진피 전층을 모두 파괴해 큰 화상을 입히고, 아주 소량이 피부에만 노출이 돼도 혈관을 타고 칼슘과 마그네슘, 이온과 반응하여 심장마비를 유발하며, 뼈에 닿으면 화학 반응을 일으켜 뼈까지 부식시킨다. 사람의 생명을 앗아갈 수 물질인 것이다. 그렇기에 불산 공장 설립은 당진시민으로 하여금 죽음을 택하라는 것인지 아니면 사람들을 다 떠나보내고 유령의 도시로 만들려고 하는지 이해불가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말이 자꾸만 뇌리를 스친다. 산폐장도 미리 알았더라면 지금 이렇게 손 쓸 수 없을 만큼 진행이 됐을까? 큰 사고가 난 후에 대책과 방법을 찾지 말고, 재난이 발생하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 말고 외양간부터 단속하고 견고하게 만들어 소를 잃지 않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힘을 모아야 한다. 17만 당진시민이 한마음 한 뜻이 되어서 불산 공장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

당진시장님, 국회의원님, 당진시의원님, 당진시민 여러분! 저는 당진이 고향이며, 내 가족, 친지, 친구들과 고향을 자랑스러워하며 살고 싶은 당진시민입니다. 이제는 더이상 당진을 위협하는 업체, 당진을 망치는 업체는 안 됩니다. 부디 이 글을 읽고 단합이 되는 당진, 살기 좋은 당진으로 만들어 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17만 당진 시민이 한 목소리로 불산 공장 불가를 외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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