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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20.06.01 11:35
  • 호수 1309

[칼럼] 한지희 당진시길고양이보호협회 회장
“나도 고양이나 한 번 키워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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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창밖의 고양이들의 울음소리가 들릴 때가 많아졌죠?

따뜻한 봄이 오면 고양이들의 발정기가 찾아오면서 많은 아기 고양이들이 태어나는 ‘아깽이 대란’이 시작됩니다. 그래서 길을 걷다 보면 종종 엄마 고양이 없이 꼬물거리는 아기 고양이들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이때 홀로 있는 아기 고양이들이 안타까워 ‘집으로 데려갈까?’라는 생각을 해본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선의가 구조가 아닌 납치가 될 수 있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홀로 있는 고양이들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아기 고양이들이 엄마 고양이에게 버림 받았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먹이가 충분하지 않은 길고양이 특성상 엄마 고양이는 종일 아기 고양이 곁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하루에 12시간씩 먹이를 구하러 다닙니다. 그래서 최소 12시간 이상은 엄마 고양이가 아기 고양이 옆에 없는 것이 맞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여러분이 아기 고양이 가까이 있다면 경계심 강한 엄마 고양이는 숨어서 나오지 않을 수 있으니 먼 곳에서 지켜봐야 합니다. 또한 아기 고양이들을 무심코 만질 경우 사람의 냄새가 배어 엄마 고양이가 아기 고양이를 알아보지 못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충분히 지켜보았는데도 엄마 고양이의 모습이 보이지 않고, 아기 고양이들이 지내고 있는 곳이 너무 위험한 곳이거나 아기 고양이들의 상태가 좋지 않아 위독한 상태인 경우에는 사람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이때는 아기 고양이들을 구조해 가정에서 임시 보호를 한 후 적절한 입양 자격을 갖춘 입양처를 찾아 입양계약서를 작성한 후 입양을 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기 고양이는 늘 곁에 누군가가 필요한 신생아와 같습니다. 혼자 체온 유지를 못 할뿐더러 4시간에 한 번씩 수유를 해줘야 하며 항문을 문질러 배변 유도까지 해줘야 합니다. 임시보호를 하는 동안 엄마 고양이에게도 힘든 일을 사람이 대신해야 한다는 것을 숙지하고 구조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또한 구조가 아니라 아기 고양이를 키우기 위해 데려가는 것은 지양해주길 바랍니다. 평균 수명이 15~18세인 고양이를 반려동물로 맞이한다는 것은 아무리 열심히 청소를 해도 고양이 털이 온 집안에 날리는 건 피할 길이 없고, 야행성이라 여러분의 잠을 방해할 수도 있고 사료값, 용품 구입비, 병원비 등 생각보다 훨씬 많은 금전적 부담을 져야 하는 일입니다.

순간의 감정으로 고양이를 데려오는 것은 사람에게도, 고양이에게도 마음의 상처를 남길 수 있습니다. 이에 가족들의 동의, 거주 환경, 경제 사정, 다른 반려동물과의 관계, 동물 털 알레르기 등 고려해야 하는 사항들을 몇 번이고 확인한 후 동물 보호소를 통해 입양하기 바랍니다.

당신의 손길 한 번으로 아기 고양이의 삶은 180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아기 고양이들이 우리 사회에서 사람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배려를 부탁드립니다.

※ 당진시에서는 당진시 길고양이 보호 협회(https://cafe.naver.com/cathelper)와 함께 TNR(길고양이 중성화 수술)과 길고양이 급식소 사업을 통해 길고양이 개체 수 조절과 길고양이와 시민들이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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