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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
  • 입력 2020.06.15 11:19
  • 호수 1311

[부임인터뷰] 명은주 당진행복교육지원센터장
“배움은 삶과 연계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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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학습 공동체 활동부터 대안학교 교장까지
학생자치와 학부모 인식 변화 프로그램 추진

당진행복교육지원센터가 아미산 자락에 위치한 당진시외국어교육센터 자리에 들어섰다. 앞으로 당진교육지원청과 당진시가 인력을 파견해 지자체와 교육기관이 협력하면서 당진행복교육사업을 운영해 나갈 예정이다.

한편 당진행복교육사업이란 공교육 혁신과 마을교육공동체 구축을 위해 당진교육지원청이 추진해 온 사업이다. 아이들이 학교 울타리를 넘어 마을에서 배우며 자랄 수 있도록 교육청뿐만 아니라 지자체와 시민들이 참여해야만 가능한 사업이다. 

당진교육지원청과 당진시는 본격적인 사업을 위해 당진행복교육지원센터 공간을 마련하고 명은주 센터장을 채용했다. 명은주 센터장은 지난 10년 동안 대전과 경상북도 문경에서 대안학교인 해보라학교 교장으로 근무했다. 그는 “배움은 삶과 연계돼야 한다”며 “아이들이 다양한 경험과 체험을 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과 학부모 인식 변화를 통해 아이들이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당진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그동안 어떤 일을 해왔나?
2003년에 대전에서 동네 엄마들과 체험학습 하는 공동체를 만들었다. ‘앉아서 하는 공부만 시키지 말자’는 몇몇 엄마들이 모여 당시 주6일제였는데도 토요일마다 아이들을 데리고 체험학습을 다녔다. 소문이 나 회원이 늘었고 2008년 ‘야호키즈’라는 체험학습 회사를 설립했다. 그렇게 매주 아이들과 들과 산, 바다를 다니곤 했다.

체험학습 공동체와 회사를 운영한 이유는 무엇인가?
입시 위주의 교육은 하고 싶지 않았다. 아이들이 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얻거나 상위권 대학에 입학하는 것보다 행복을 누리는 어른으로 자라길 바랐다. 그러면서 ‘학생 시절에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 시기에 다양한 어른을 만나 경험과 체험을 하길 바라는 마음에 대안학교를 운영하게 됐다.

대안학교에서는 어떤 교육이 이뤄졌나?
2009년부터 2018년까지 대전과 경상북도 문경의 해보라학교에서 10년 동안 교장으로 재직했다. 오전에는 일반 교육과정이 이뤄졌고 오후에는 다양한 수업이 진행됐다. 학년마다 수업이 달랐는데, 중학교 1학년(8학년)은 목공이 필수였다. 그 외에 옷 만들기, 컴퓨터 프로그래밍, 연극, 미술 등이 있었고 1인1체육으로 테니스를, 1인1악기로는 통기타 수업이 진행됐다. 이밖에도 한 달에 한 번 여행학교를 운영했으며 1년에 한 차례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당시 어떤 교육 철학으로 해보라학교를 운영했는지?
‘나다운, 너다운, 우리다운’이 학교의 슬로건이었다. 요즘 생각을 깊게 하는 아이들이 없다. 아이들에게 무엇을 좋아하냐 물으면 ‘몰라요’라고 답변한다. 내가 좋아하고, 내가 행복하고, 내가 배우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길 바랐다. 또 타인을 이해하는 ‘너다운’과 서로 어울려 같이 공동체를 이루는 ‘우리다운’을 배울 수 있도록 교육했다.

그 과정에서 얻은 것이 있다면?
A. ‘교육은 금방 눈으로 보이는 것이 아니다’라는 점이다. 초등학교 때 공부 잘했던 첫째 아이가 대안학교에 입학해서 경쟁하지 않는 수업과 오후면 노는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했다. 이 아이가 3학년이 됐을 무렵 교장실로 찾아와 “일반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은 빨리 오르는 것 같았는데 어느 순간 멈추더라. 대신 대안학교를 다니는 친구들은 멈춰있는 듯 보였는데 어느 순간 더 빨리 늘더라”고 말했다. 교육에는 정답이 없다. 아이마다 성장 속도와 생각의 크기가 다르다. 살아있는 생물체와 같다. 하지만 어른들은 아이를 ‘성적’이라는 하나의 잣대로 얼마나 변화했는지 판단한다. 아이들에게 삶의 바탕과 기본을 만들어 주는 살아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앞으로 당진행복교육지원센터에서는 어떤 교육과 프로그램을 이어나갈 예정인가?
학생자치와 학부모 인식 개선을 우선 추진하고 싶다. 교육의 주체는 학생이다. 하지만 지금의 교육현실은 주체인 학생이 주도하는 교육환경이 아니다. 아이들이 교육의 주연이자 중심인데, 지금은 조연이면서 시키는 것만 한다. 아이들은 믿는 만큼 성장하고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다. 관련해 학급자치 기획 프로그램 공모, 모둠별 청소년 프로그램, 제안 없는 프로젝터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학부모를 위한 교육으로는?
학부모 인식이 이전보다는 많이 달라졌다. 하지만 아직도 입시 위주로 상위권 대학 진학을 원하는 학부모가 많다. 하지만 내적 성장을 이룬 아이들이야말로 어떠한 환경에도 잘 적응하고 일을 잘 해낸다. 이러한 인식을 알리는 교육을 할 예정이다. 관련해 (가칭)우물 밖 학부모 교육을 비롯해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

앞으로 만날 학부모와 학생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학생들에게는 지금 잠시 멈춰서 깊이 자신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공부가 무엇인지, 행복을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고민해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
한편 학부모에게는 지금의 아이 모습만 보는 것이 아니라 10년 뒤 어떤 어른으로 살아갈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고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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