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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20.07.06 11:14
  • 호수 1314

[기고]최병부
인생 제2막을 맞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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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중순부터 현기증을 동반한 졸도 현상으로 서산 K내과 의원을 내원했다. 병원에서 심전도를 검사하니 원장님께서는 큰 병원에 가보라며 결과지를 줬다. 그래서 나는 지인이 근무하는 대전 모 병원 심장내과에 가서 이틀간에 걸쳐 심장 전반에 관한 정밀 검사를 받았고, 비폐색성 비대성 심근병에 의한 기립성 저혈압이란 진단을 받았다. 약을 처방받아 집으로 돌아왔지만 약을 복용한 지 1주일이 지나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결국 나는 다시 같은 병원 신경과로 의사 선생님을 찾아갔다.
입원 첫날은 MRI 검사와 24시간 뇌파 CT 촬영이 있었고 다음 날은 참기 힘든 뇌척수검사 등 정밀 검사를 받았다. 검사결과 뇌척수염이란 진단을 받고 12일 동안 입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식사 때마다 회진을 하는 주치의 의사 선생님은 “뇌에 약간의 염증과 뇌 기능이 약해져 있을 뿐 특별한 이상 증상은 없다”며 “퇴원하는 날까지 치료를 잘 받으라”고 용기를 북돋아 줬다. 입원해 있는 동안 병동 앞 벽에 붙어 있는 ‘OO의사 선생님을 칭찬합니다’란 글을 읽어 보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러나 퇴원 후에도 증상이 변함이 없어 원인을 찾아 별것을 해봤지만 별 효용이 없었다. 그동안 즐겨 마시던 커피도, 복용하던 약도 모두 끊어 버렸다. 비리고 누린내가 나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지만 빈혈 어지럼증에 좋다는 소 지라(소의 비장)까지 먹어보기도 했고 한의원에 가서 침도 맞았다. 그 후 아내가 구입한 혈압기로 매일 혈압과 맥박을 쟀는데 맥박이 간헐적으로 40회 이하로 떨어지는 것을 발견하고, 5월 말쯤 다시 병원에서 심전도 검사를 받았다. 심전도 결과 원장님은 빨리 서울 S병원에 찾아가 보라했다. 만약에 입원이 안 되면 119구급차를 타고서라도 응급실로 가라고 했다.
코로나 바이러스19로 인해 어렵게 입원한 나는 각종 검사를 수차례 거친 후 마지막으로 조형술에 의한 혈관 검사를 했다. 혈관도 막히지 않고 별 이상이 없자 중환자실을 거치지 않고, 일반 수술실에서 드디어 ‘인공심장 박동기 삽입 시술’을 성공리에 받았다. 시술받던 날 밤은 시술 부위가 너무나 아파서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그러나 입원실 내에 걸려있는 “우리는 어떠한 생명도 절대 포기하지 않습니다”, “마음으로 치유하고 사랑으로 보살핍니다”라는 글귀가 내 마음을 안정시켰고, 시술 후 3일 만에 경과가 좋아 퇴원했는데, 그날은 마침 ‘의사의 날’이기도 했다
1908년 6월 3일 의사면허가 최초로 부여된 날로 기록돼 2003년부터 의사의 날이 제정돼 올해로 17년이 됐다. 의사들은 하늘의 순리에 따라 인간을 치료하고, 고향의 눈처럼 세상을 아름답게 사는 이들이었다. 오늘도 넘쳐나는 환자를 돌보느라 고단한 몸을 뉘지도 못하는 의료진들은 ‘인명은 하늘에 있고, 치료는 의사들에게 있다’고 생각하며 기꺼이 환자들을 돌보는 감사한 분들이다. 분명 지금도 수많은 환자들은 끊이지 않고, 의사 선생님들은 그많은 환자들을 오늘도 치료한다. 언제나 부족한 것이 있으면 노력과 사랑으로 환자들에게 미소를 마다치 않고 환자들을 돌보기에 변함없으니 그 마음과 정성에 하늘도 감동할 것이다. 이날 하루만이라도 의사 선생님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도록 해야 하겠다.
이렇게 병치레를 하다 보니 치료 기간 내내 극진한 병간호를 해 준 아내와 딸들의 가장 큰 힘이 됐기에 너무나 고맙고, 감사할 뿐이다. 앞으로도 몇 번 더 병원에 가야 하겠지만 회복이 양호해 인생 제2막을 맞는 기분으로 걷고, 웃으며, 재미있고,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가도록 노력할 것이다.

 

>>최병부 씨는
당진시 행정동우회 이사
당진문화원 대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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