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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20.07.14 10:34
  • 호수 1315

[독자의 글]정순열 작가
생태계의 시간과 인간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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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은 본능적으로 이기적이다. 생명체가 살아가려는 생존의 원칙이기도 하다. 생태계의 생명체 중에서 아마 가장 이기적인 생명체는 인간일 것이다. 모든 생명은 생존 법칙에 따라 자신만의 이기적인 유전자를 유전하며 생존력을 보존해 치열하게 생명을 이어왔다. 모든 생명은 지구 생태계에 기대고 의지하며 살아간다.

아직까지 밝혀진 바에 의하면 생명은 생태계를 떠나서는 존재할 수가 없다. 생태계의 시간은 곧 생명의 시간이다. 지구의 역사와 인간의 역사에서 보았듯이 시간의 역사는 무궁할 정도로 장구하다.

인지가 열린 인간은 이런 장구한 시간의 역사를 받아들일 수 없다. 이기적인 인간의 이성도 생명의 유지를 위해 이득을 원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태계의 시간은 생명을 유지하려는 인간의 뜻을 수용하지 않는다. 여기서 인간의 시간과 자연의 시간이 부딪친다.

자연의 시간인 생태계의 시간을 인간은 인간에게 유리하게 이용하고 싶다. 그래서 강구되고 발전을 거듭하는 것이 문명이다. 인간의 문명은 답답하리만큼 한결같은 자연 생태계의 시간을 다스리면서 문명 세계를 이루면서 인간에게 편리하고 유리한 인간만의 사회를 이루며 살고 있다.

생태계의 시간은 모든 생명체에 공평하다. 인간에게 유리하지 않다. 인간의 편에 의하면 불편하기 짝이 없다. 과연 그럴까? 인간의 이성적 판단은 어떻게 하면 나에게 유용한가, 그리고 편리한가? 이런 이기심을 충족해주지 못할 때 불편하다고 느낀다. 그래서 자연의 시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참지를 못한다. 이성적으로 자연의 시간은 인간의 편을 들어주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기에 인간은 능력을 강구한다. ‘어떻게 이용하는 방법이 없을까?’하고 모색하고 찾아낸 것이 인간만의 문명의 시간을 만든 이유다.

자연의 시간은 과정으로 결과를 탐하지 않는다. 과정 속에 자연스럽게 만나는 것이 생태계의 시간이다. 이것이 순리고 이치다. 그러니까 인간의 시간은 자연의 시간을 이용하려는 이기심의 발로이고 결과적으로는 탐욕의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이 탐하는 모든 결과는 이런 인간의 시간의 결과물이다. 과욕이나 사치나 지금 인간의 도덕이 염려하는 모든 것들은 자연의 시간을 팽개친 인간의 시간의 결과물이다. 인간이 이룩한 모든 문명의 이기들도 자연의 시간을 빼앗은 인간의 탐욕에서 비롯된 것이다.


>> 정순열 작가는
- 전라도 목포 출생
- 1988 월간문학 희곡 부문 등단
- 1990 계몽사 아동극 현상공모 등단
- 1992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문 등단
- 삼성문학상 현상공모 장막극 부문 당선
- 소청문학상, 송암예술문화상, 전남문학상, 무등문학상 수상
- 당진문화재단 2018 올해의 문학인 선정
- 저서: 시집 <시인일기>, 희곡집 <수술실의 살인>, <바다의 뿌리>, <펜트하우스>, 에세이집 <완전한 교육>, 평론집 <엄마, 교과서가 잘못됐어요>, 논리집 <지혜로운 사람이 되는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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