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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 입력 2020.08.01 10:07
  • 호수 1318

관광종합개발 연구용역 내용 부실 ‘혹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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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6000만 원 들인 용역…“지역실정 제대로 반영 못 해”
“단기 사업을 중기 사업으로 계획…사업 간 연계성도 떨어져”
당진시 “관광정책 수립에 활용…가이드라인 설정에 의미”

당진시 관광 정책의 향후 10년을 책임질 종합개발계획에 대한 청사진이 나왔지만, 용역사가 제안한 단기·중기·장기별 사업들의 연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당진시는 관광개발 중장기 로드맵을 마련하고자 예산 1억6200만 원을 들여 관광종합개발계획을 수립하는 용역을 발주했다. 당진시 관광종합개발계획은 당진시 전역을 대상으로 2020년부터 2029년까지 10년 간 당진지역의 관광개발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계획이다.

한국지역개발연구원이 맡은 이번 용역은 지난 1월 열린 중간보고회에 이어 지난 7월 열린 최종보고회까지 연구용역 실효성에 대해 지적을 받으며 부실 논란이 일었다. <본지 제1296호 ‘관광종합개발 연구용역 부실 논란’ 및 제1316호 ‘20억 투입한 새빛왜목 또 개선?’ 기사 참조>

한국지역개발연구원이 제안한 계획에 따르면 단기 보완단계(2020~2022)에서는 ‘만족 하는 관광도시’를 목표로 현재 문제점을 개선해 기초적인 관광 인프라 구축을 추진한다. 이어 중기 성장단계(2023~2025)에서는 ‘찾고 싶은 관광도시’를 목표로 권역별 관광콘텐츠 강화와 홍보마케팅을 통해 당진을 알릴 계획이다.
 

마지막 장기 완성단계(2026~2029)에서는 ‘머물고 싶은 관광도시’를 주제로 외국인 관광객 유치 및 체류 증진을 통한 당진지역 관광 활성화를 도모해 충남의 미래관광 거점도시로 당진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미 진행 중인 사업을 계획에?”
그러나 목표와 달리 연구용역 내용은 향후 당진관광 활성화를 위한 청사진을 그렸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최근 관광 트렌드 중 하나로 ‘역사·문화’가 중요하게 떠오르고 있지만, 이번에 진행된 연구용역에서는 이에 대한 내용이 부족하다고 제기됐다. 특히 소프트웨어(프로그램)보다는 하드웨어를 구축하는 사업에 치중돼 있고, 당진지역이 가진 역사·문화 자원을 연계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용역 결과에 따르면 종교문화관광권역 제안사업 중 하드웨어 사업으로는 △김대건 신부 종교 컨벤션 센터 조성 △면천읍성 정비 및 둘레길 △면천읍성 숙박단지 조성 △합덕제 확대 복원정비 사업을 계획했고, 소프트웨어 사업으로는 △면천읍성 스토리텔링 △기지시줄다리기 글로벌화 △김대건신부탄생 200주년 기념행사가 제안됐지만, 새로운 것을 제안한 것이 아니라 이미 추진되고 있는 사업을 나열했다.

조재형 당진문화연대 회장은 “책상에 앉아 두 시간이면 뚝딱 만들 법한 연구 결과”라며 “지역의 관광정책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한 흔적이 없다”고 혹평했다. 이어 “당진의 동학운동 역사유적(승전목), 심훈기념관, 합덕수리민속박물관 등 지역의 자원을 활용한 새로운 소프트웨어에 대한 구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사업 간 연계성 부족”
사업 추진 계획도 전일적 관점에서 미흡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용역사가 제안한 사업들이 서로 연계성이 떨어지고 각각의 프로젝트가 개별적으로 나열돼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이로 인해 사업 기간 설정에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용역 최종보고에 따르면 △글로컬 관광권역 조성 사업(27개) △매력적인 미래관광 콘텐츠 육성 사업(21개) △지속가능한 관광 마케팅 및 역량 강화 사업(12개) 등 총 60개 사업이 제안됐다.

이 가운데 기지시줄다리기 글로벌화는 중기 단계사업으로 2023년부터 2024년까지 2년 동안 이뤄질 예정이다. 그러나 이미 기지시줄다리기는 유네스코에 등재돼 있는 등 글로벌화 기반이 마련돼 있기 때문에 굳이 중기 단계사업으로 계획할 필요가 없다고 평가받고 있다.

또한 모바일을 이용한 관광안내 및 가이드 등 안내 편의를 개선하는 ICT 모바일 안내 체계 구축 사업은 중기 단계사업으로 설정돼 있지만 최대한 빠르게 추진할수록 좋은 사업으로 단기 단계사업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지적됐다.

더불어 중·장기 단계사업인 관광 역량강화 및 관광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관광 아카데미와 지역관광정책 기획 조정 및 자문 활동을 하는 관광발전협의체 운영은 모두 내년부터 추진해야 하는 단기 추진 사업이다.

조재형 당진문화연대 회장은 “10년 동안 추진할 정책 중 단기 단계에서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을 오히려 장기로 설정하는 등 사업 기간 구상도 부실하다”며 “용역사가 얼마나 당진의 관광 현안에 대해 파악하고, 지역 관광 관계자나 전문가들과 논의해서 계획을 구상했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청한 당진지역 문화예술 전문가는 “중장기 발전 계획들은 모두 유기적으로 관계가 있다”면서 “그러나 이번 용역에서는 서로 연관성 있는 사업들을 잇는 게 부족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당진의 관광정책 및 방향과 문제점을 짚고 전일적 체계로 사업을 다시 구상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당진시 문화관광과 김향교 관광기획팀장은 “이번 용역은 중장기 발전계획을 구상한 것으로, 앞으로 당진시가 관광정책을 수립할 때 가이드라인을 설정한다는 의미로 봐달라”고 말했다. 이어 “관광 트렌드가 계속 변하기 때문에 용역사의 제안 사업들을 전부 진행하지는 않지만 추진할 수 있는 사업들은 추진할 것”이라며 “최종 연구용역 자료는 당진 관광정책의 방향을 설정하고 수립하는 데 활용할 계획으로 계속해서 당진의 관광정책에 대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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