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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 입력 2020.08.15 18:29
  • 호수 1319

[우리 이웃의 이야기, 소상공인 18] 천리향포자포
“천리까지 향기를 전하는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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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천진에서 한 달간 만두 빚는 법 배워
“캐리어 두 개로 시작한 신혼…단골손님 늘며 자리 잡아”

 

“만두 맛있다”는 지인의 말에 덜컥 만두를 빚게 됐단다. 이해화 대표는 중국 흑룡강성 출신이다. 그가 살던 흑룡강성은 러시아와 인접한 곳으로 날씨가 매우 추운 곳이다. 9월이면 내복을 입기 시작했고 11월이면 뜨개바지를, 12월이면 솜바지를 입던 곳이었다.

사촌오빠가 지금의 남편을 소개해주면서 2005년, 24살의 나이로 한국 땅을 밟았다. 이 대표는 빈 방에 캐리어 두 개 들고 신혼을 시작했을 만큼 생활이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이 때문에 아이를 낳고 돌이 되자마자 다시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다. 

웅진코웨이에서 코디로 5년 동안 근무했던 이 대표는 안정적인 생계를 위해 자신만의 사업을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그때 이 대표는 만두가 칭찬을 들으면서 작은 희망을 보았고 포자(만두의 한 종류)로 유명한 천진을 찾아 꿈을 실현해 나갔다.

천진에 사는 오빠를 통해 만두가 유명한 곳을 소개받은 그는 한 달 동안 대가를 받지 않고 일하며 만두 빚는 법을 배웠다. 그는 “그때 아이들이 4살과 7살로 어렸다”면서 “남편이 일하며 아이들을 돌보고 나는 혼자 중국에서 만두비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힘들었지만 그때가 있어 지금이 있는 것”이라고 당시를 추억했다. 

 

천리향포자포는?

‘향이 천리까지 가서 손님들이 많이 찾는 만두가게가 되겠다’는 뜻으로 천리향포자포라고 가게 이름을 지었다. 지난 2015년 창업대출을 받아 당진초 인근에서 어렵게 만두가게를 시작했고, 사업 초기엔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차츰 입소문이 나면서 3년 전 지금의 자리인 당진전통시장으로 이전해 천천히 자리 잡아갔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만두는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만두와는 다르다. 발효된 만두피 속에 육즙 가득한 고기 혹은 채소가 들어 있다. 겉은 부드러우면서도 안은 자극적이지 않아 담백하다. 또 군만두는 만두를 기름에 굽다 물을 넣어 수증기로 익히기 때문에 바삭하면서도 촉촉한 것이 특징이다. 

 

어깨너머 배운 요리

처음 천리향포자포에서는 만두와 함께 중국 술도 판매했는데, 손님들이 만두 이외에 안주를 찾곤 했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 중국을 떠나 한국에서 한국음식을 먹고 살아온 이 대표에게 사실 중국음식을 요리하는 것은 낯선 일이었다. 손님들이 원하는 재료를 사 놓으면 손님들이 직접 주방에서 요리하곤 했단다.

그 옆에서 어깨너머 요리를 배운 이 대표는 얼마 지나지 않아 직접 요리에 나섰다. 그는 “엄마가 요리 솜씨가 좋았고 나는 옆에서 보면 곧잘 따라했다”며 “천리향포자포 요리들은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중국식 가정식이기에 손님들의 반응도 좋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한국에 온 지 어느덧 16년, 그리고 천리향포자포를 운영하며 보낸 지난 5년이 됐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어왔다고. 그는 “손님들이 천리향포자포에서 음식을 맛있게 드시고 앞으로도 계속 찾아줬으면 한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 위치 : 시장중앙길 89 (당진전통시장 내 미래패션 옆)
▪ 문의 : 010-3610-7067

 

※이 기획기사는 2020년 충청남도 지역언론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취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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