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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20.09.05 11:39
  • 호수 1322

[ngo칼럼] 민관협력 및 상생의 정신으로 청소년재단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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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중원 당진YMCA 사무총장

당진시가 청소년 체험·수련 활동의 지속성과 전문성 확보를 위해 청소년 전문조직을 세우겠다며 청소년재단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민간단체에서 헌신과 열정으로 다양한 교육·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당진시 청소년의 건강한 청소년 문화를 형성하고, 올바른 성장을 도와온 것에 지자체가 함께 하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전국 234개의 시·군·구에서 28개의 지자체에서만 청소년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그중 18개가 경기도에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타 지자체의 사례가 많다고는 할 수 없다. 물론 당진시가 좋은 모범사례를 만들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그러기까지 조심스럽고 차분하게 절차를 밟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오랫동안 청소년문화교육 활동을 해 왔던 당진YMCA가 몇 가지 고언을 드리고자 한다.

첫째, 공개적으로, 시민과 함께 청소년재단을 설립하자. 당진시에는 청소년문화의집이 2개, 당진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그리고 올해 말과 내년에 개관할 시설까지 총 6개의 청소년 관련 시설이 있다. 이 시설들이 잘 운영되고 있는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많은 청소년들이 참여하며, 시민들의 세금이 우리의 미래를 위해 잘 쓰이고 있는가?

청소년재단 설립은 매우 환영할 일이지만, 지역의 대표적 민간 청소년 단체인 당진YMCA나 (사)당진청소년아카데미와 학부모단체조차도 신문을 통해 재단설립 계획을 알았다. 단체들이 시장 면담, 주민설명회, 용역조사 최종보고회에서도 의견 수렴의 장을 열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요구했어도 그저 말뿐, 제대로 된 토론회 한번 연 적이 없다. 오히려 8월 21일에 출자·출연기관 운영심의위원회에서 청소년재단 설립계획을 통과시켰다.

맛집도 소문이 나야 하고, 좋은 일은 시작부터 널리 알려야 한다. 시민단체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며 만들어야 할 청소년재단이 비밀리에, 행정적으로만 처리할 일을 아니지 않은가? 재단 수립 목표와 비전, 청소년 정책 방향까지 시민의 의견을 들으며 만들어가야 한다. 

둘째, 당진시가 운영하는 청소년시설 운영을 시민과 함께해야 한다. 전국 청소년시설 총 637개 중 50%인 319개가 위탁 운영되고 있다. 운영위원회에 시민단체들이 참여하는 경우는 더 많다. 왜 그럴까? 다른 지역의 사례를 보면 공무원 조직으로만 시설을 운영할 때의 폐해가 있기 때문이다.

창의성이 없는 획일적·나열식 프로그램, 민·관의 네트워크 단절로 지역사회의 건강성 상실, 복지부동 행정 위주의 근무태도, 자치단체장의 교체에 따른 청소년시설 운영 기관의 잦은 교체 등 다른 지역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지난 2014년에 설립된 당진시복지재단은 사무국의 부실 운영과 안이한 행정, 관리·감독의 미숙으로 지역사회에 지탄을 받아 지난 2018년 당진시의회 모 의원의 해체론 발언이 나올 정도였다. 그리고 최근 당진문화재단도 내부적 문제로 삐걱거리고 있다고 하니 지자체 출연기관인 재단의 폐해와 장·단점을 관계 공무원은 잘 살펴야 할 것이다.

당진시는 청소년 시설 6개 모두 청소년재단 설립 후 직영으로만 운영하려 하고 있다. 시민들의 건강한 참여 없이 딱딱하고 차가운 건물만 짓고, 관리자와 인권비가 태반이고, 정작 청소년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앙상해져 시민들의 외면만 받을 뿐이다. 

이미 많은 지자체가 민·관 협력 거버넌스를 통해 청소년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기획단계에서부터 시민, 시민단체, 지자체 그리고 청소년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민·관 협치는 선거구호가 아니라 실천이다. 청소년재단 설립이 당진시의 미래를 풍요롭고 활기차게 만드는 계기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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