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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4-18 13:5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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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기는 슬기로운 집콕생활 2] 서유미·장규완 씨 가족
“찾아보면 집에서 아이들과 놀거리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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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품 활용해 아이들 놀이 개발
햄스터·곤충·화분 등 동식물 돌보기
건강가정센터 ‘톡톡블럭’으로 버섯 키워

 

읍내동에 거주하는 서유미·장규완 부부는 세 아이를 기르고 있다. 12살인 딸 새봄과 10살, 7살 아들 준혁과 준우다. 한창 에너지 넘치는 세 아이들이 서로 복닥거리며 지내는 가운데, 올해 코로나19가 찾아오면서 아이들은 학교도, 학원도 가지 못하는 신세가 됐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새봄이와 준혁이의 개학은 자꾸만 늦어졌고 지난 6월 가까스로 개학했지만 원격수업이 이뤄졌다. 준우가 다니는 유치원도 마찬가지였다. 학교에서 친구들을 만나거나 밖에 나가 놀지 못하는 아이들의 답답함 만큼이나 부모들의 한숨도 깊어졌다.

“아이들도 답답해하고 저도 적응하기 힘들었어요. 아이들이 학교와 유치원에서 해온 것들을 못 하게 되니까 가정에서 이를 대신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죠.”

실내에서 사람들을 만나 어울릴 수 없게 되면서 서유미 씨가 선택한 것은 등산이었다. 집과 가까운 장수산을 오르고 인근 놀이터에서 남매끼리 놀았다. 아이들은 자전거와 킥보드를 타거나 술래잡기 놀이를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렇게 코로나19가 긴 싸움이 될 거라고 생각지 못했다. 그러나 8월이 지나면서 다시금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아이들은 물론 서유미 씨 부부도 지쳐만 갔다.

그 무렵 서 씨는 당진시건강가정지원센터(센터장 김민정) 홈페이지를 확인하고,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그는 “당진시건강가정지원센터 프로그램 중에서 작은 블록을 맞춰 화분과 연필꽂이를 만든 ‘톡톡블록’이 기억에 남는다”며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그동안 집에서 볼 수 없었던 아이들의 새로운 아이디어에 놀라기도 했다”고 말했다. 톡톡블록은 색이 다른 작은 블럭을 조립해 원하는 캐릭터와 용품을 만들 수 있는 놀이 도구다.

“아이들과 블록으로 화분을 만들어 버섯을 키워봤어요. 작게 버섯 머리가 올라오자 아이들이 신기해하면서 서로 물을 주겠다고 분무기 쟁탈전까지 벌일 정도였죠. 다 자란 버섯은 볶거나 된장찌개에 넣어 먹었어요. 직접 키운 것이어서 아이들이 평소보다 더 잘 먹더라고요.”

뿐만 아니라 기르던 햄스터에게 더 많은 애정을 주며 동물과 교감하고, 선물 받은 장수풍뎅이를 키우기도 했다. 또 아이들이 직접 화분 분갈이를 해보면서 집 안에서 동식물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졌다. 더불어 서 씨는 재활용품을 활용해 플라스틱 통에 동전을 넣는 놀이를 개발하기도 했다.

한편 아이들이 스마트폰에 빠져 있는 것을 볼 때면 아이들의 심리를 이용해 슬그머니 꾀를 내기도 했다. 먼저 막내인 7살 준우를 붙잡고 놀이를 시작, 재밌게 놀면서 웃음소리가 퍼지자 스마트폰을 보던 새봄이와 준혁이는 엄마와 준우가 무엇을 하는지 궁금해하며 슬그머니 나와 보는 것이다. 서 씨는 “신나게 놀고 있으면 아이들이 먼저 ‘함께 해도 되냐’고 물으며 다가온다”고 말했다.

한편 서 씨는 최근 일을 시작했다. 그는 “이전처럼 많은 시간을 아이들과 함께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맞벌이 부부를 위한 육아·돌봄 지원 등이 더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 돌봄교실이나 지역 내 돌봄공간이 있긴 하지만, 갑작스럽게 취업하면 프로그램을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별다른 프로그램을 하지 않아도 아이들이 끼니를 해결하고 안전하게 있을 공간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어린 아이들도, 부모와 어른들도 모두 코로나19로 힘들지만, 이 시간 속에서도 아이들은 자라더라고요. 각자의 방식대로 아이들과 함께 하는 지금을 즐기면서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는 마음으로 함께 버텨낼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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