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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20.09.19 17:19
  • 호수 1324

[기고] 이미 와버린 고령사회 대처방법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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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팽원 행복홀씨 민들레협동조합 이사장/당진 뉴시니어 미래포럼 공동대표

풍요롭고 행복한 노년생활, 생각만해도 가슴 설레는 말이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노인들은 병고(病苦), 빈고(貧苦), 고독고(孤獨苦) 등 삼고에 시달리며 불우한 노년을 보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에서 제일 빠르며 기대수명은 OECD 국가 중 2위로 부상했고 동거하지 않는 부모 자식 간 만남 횟수는 전 세계에서 맨 꼴찌 국가가 됐다.

오늘날의 노인들은 과거처럼 자식들에게 동거 부양을 바라는 것은 한낱 희망사항일 뿐이다. 그렇다고 선진 복지 국가처럼 나라가 양로 복지를 책임져주는 것도 아닌 불안정한 상태에서 지난(至難)한 삶을 지탱해가고 있다. 또한 급속한 산업사회의 물결 속에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핵가족화는 이기주의를 팽배시키고 세대 간 소통단절, 생활고립, 경로효친 문화의 퇴색 등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며 반 융합 정서를 만연시키고 있다.

우리 주변에는 자식들과 사회로부터 외면받고 유리된 채 홀로 외롭게 살다가 고독사(孤獨死)하는 노인들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비참한 삶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어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노인 자살율이 OECD 국가 중 제일 높은 나라가 됐다. 경로복지의 요체는 몸과 마음이 아픈 노인들에겐 치료와 보살핌을, 경제적으로 곤궁한 노인들에겐 최소한의 생활방 편을, 여유가 있는 은퇴 노인들에겐 문화향유와 사회참여의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하지만 작금의 우리 사회는 흉내만 내고 있을 뿐 제대로 된 경로복지 시스템 창출이 잘 안 돼고 있는 현실이다.

2020년 6월 말 기준 우리나라 총인구 5183만9408명 중에서 65세 이상 고령 노인이 무려 730만여 명(14.2%)으로 고령화 사회를 뛰어넘어 고령사회로 진입했고 이미 초고령사회가 된 기초 지자체도 다수다. 국가에서는 고령사회 진입에 따라 여러 시책들을 내놓고 있지만 그 수혜의 폭이나 효과는 아주 미미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인생 3막을 살아가야 하는 노인들의 경제 형편이나 건강상태, 문화 혜택 등을 꼼꼼히 따져 노인들에게 알맞은 일자리 창출과 경제적 도움, 생활 동력 재충전 등 리메이크 사업을 조속히 펼쳐야 하는 시점이지만 노인들에 대한 사회 안전망은 너무나 허술하기만 하다. 노인 빈곤율 세계 1위, 쪽방이나 고시원 생활자 114만여 가구 가난은 나라님도 어쩌지 못한다는 옛말이 있지만 이 문제는 국가 난제 중의 난제로서 조속한 대책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근대화의 주역이면서 일가를 건사하고 자식들을 키우고 가르치느라 모든 것을 희생한 이들에게 최소한이나마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처우를 향상시키는 것이 이 사회의 도리이며 국가의 책무다. 하지만 현실은 이 상황을 너무나 등한시 하고 있다. 한번 들어가면 죽어서나 나오는 요양복지는 현대판 고려장의 재현이다. 그나마 국가에서 펼치고 있는 경로복지 정책이 마치 배고파 우는 아이 젖동냥 주듯이 생색내기에 급급한 실상으로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노인들의 삶은 고달프기만 하다.

이제는 우리 노인들이라도 나서야 할 때가 됐다. 노인들 스스로 갱생하는 수 밖에 없다. 그렇게 하려면 공존·공영의 정신으로 자주·자립적 공동체(노인 네트워크)를 이루는 것이다. 노인 카르텔을 형성해야 하다. 나뭇가지 하나는 약하고 보잘 것 없지만 나뭇가지가 하나하나 모여 이뤄진 나뭇단은 쉽게 부러트릴 수 없다. 자주·자립적 공동체 형성이야말로 삭막하고 황량한 사회에 내몰려 있는 노인들의 희망이며 마지막 보루이다.

사회가 아무리 몰염치하고 무뢰해도 부모에게 효도하고 노인을 공경하는 전통 문화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시대정신이어야 하고, 가정과 사회에서 지켜나가야 할 최고 가치의 덕목이라 하겠다. 노인들이 존경받고 존엄을 지키며 살 수 있는 경로 복지의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그 디딤돌을 놓아야 한다.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썩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지만 썩어 흙으로 돌아가면 많은 열매를 맺는 이치를 실현해야 한다. 우리 노인들 모두 이 대열에 참여해 한 알의 밀알이 되어 달라. 그래서 노년이 행복한 나라 경로 복지 선진국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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