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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선 코너 84] 충남 서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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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선 코너 84
충남 서북인

보름 전쯤에 지역대표들이 모였던 어느 회의장 광경. 진행자는 매 안건마다 의견을 수렴하고 토의를 한 뒤 거수를 통한 표결로 마무리 지으려 했다.
그런데 첫번째 의사결정에서 참석인원 30여명에 찬성이 9명이고, 반대는 7명이었다. 기권의사를 표시하는 사람도 나머지 숫자에 훨씬 못미쳤다. 본래 참석자의 과반수 이상이 찬성하면 반대의사를 물을 필요도 없이 그대로 가결선언을 해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는 부결시키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이다.
그러나 이날의 문제는 두개 중에서 한쪽을 꼭 선택해 결정을 해야 하는 사안이었다. 무슨 감정문제도 아닌데 회의장에 들어온 사람이 찬성, 반대도 아니요, 기권도 아닌 상태라면 분명 심적상태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이와 비슷한 현상은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자주 접할 수 있다. 도대체가 왜 회의에 참석했는지 불쌍한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우리 지역사람과 결혼한 먼 곳의 외지인들이 흔히 하는 말이 있다. 수십년을 같이 살아도 속을 모르겠다는 농반 진반의 하소연을 한다. 결혼생활은 크고 작은 가정사를 끊임없이 협의하고 결정해야 되는데 우물쭈물 하다가 막상 일이 어그러지거나 잘못되면 발을 빼고 큰소리 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러한 예들이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은 물론 아니다. 모범적인 사례도 얼마든지 있다. 어떤 문제가 대두되면 책임의식이나 사명감을 갖고 자기의사를 분명히 밝히는 자세가 아쉬울 따름이다.
또한 결정된 사실에 대해서는 그 일이 잘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되는데 자기의 의사와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고 뒤에서 장난이나 친다면 모두가 어렵고 불행해질 것이다.
지금 우리들에게 닥친 주변의 많은 어려움을 자세히 분석해 보면 우리의 성격이나 자세로 인한 것이 상당히 많다.
커다란 흐름을 잃고 항상 잔가지만 챙기거나 강건너 불구경하다 뒷북치는 것, 뭉치지 못하고 각자 놀이하는 것, 그러기 때문에 다른 동네사람에게 얕잡아 보여 손해 당하는 모습을 이젠 제발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여러 사람과 함께 다른 곳에 모임을 가더라도 자신이 생기고 떳떳이 할 말을 하면서 당당히 우리 것을 챙겨올 때 살아가는 재미도 나고 의욕이 생길 것인데 대기만성으로나 생각해야 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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