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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웃의 이야기, 소상공인 24
영주네 수퍼(대호지면 송전리)
고목 옆 송전리 주민들의 사랑방

손자 이름 딴 가게…‘고목나무 가게’로 알려져
“코로나19로 손님 줄어…안 오면 근황 궁금”
김예나l승인2020.09.28 09:37l(132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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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호지면 송전리 마을회관에서 서산 방향으로 쭉 내려가면 우측에 커다란 고목 한 그루가 서 있다. 그리고 그 옆에는 간판 없는 작은 슈퍼가 오랜 시간 송전리 주민들과 함께하고 있다. 슈퍼 앞 자리한 낡은 평상에는 막걸리 한 잔 기울이는 사람들, 노랗게 익은 벼를 보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사람들의 흔적이 남아있다.

간판 없는 동네 슈퍼

간판 없는 작은 슈퍼의 이름은 ‘영주네 수퍼’다. 박경자 대표(74)가 장손의 이름을 따서 가게 이름을 지었다. 하지만 간판이 없어 대부분의 주민들은 이곳을 ‘고목나무 가게’라고 부른다. 실제로 이 가게의 이름을 아는 주민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박 대표가 홀로 운영하는 영주네 수퍼에는 담배와 술, 라면, 과자 등이 판매되고 있다. 슈퍼가 그가 살고 있는 집 한편에 마련돼 있어 박 대표가 일어나는 시간에 슈퍼 문이 열리고 잠이 드는 시간에 슈퍼 문이 닫힌다.

생계 유지하고자 슈퍼 문 열어

고대면 성산리 출신의 박 대표는 결혼하면서 대호지면 송전리를 찾았다. 이발소를 운영했던 남편이 풍으로 쓰러지자, 박 대표가 이발소 자리에 슈퍼를 차렸다. 김 대표는 “남편이 젊은 나이에 풍이 와 16년 간 투병생활을 하다 57세에 세상을 떠났다”며 “남편이 아파 내가 슈퍼를 운영하면서 4남매를 키웠다”고 말했다. 이어 “먹고 살려고 가게를 문 열게 됐다”며 “없는 살림에 자식들을 가르치려고 애썼지만 어려운 가정형편에 못해준 것이 많아 미안하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손님 줄어

한편 영주네 수퍼는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까지만 해도 밤낮으로 약주를 즐기는 주민들의 모습에 활기를 띠었다. 박 대표는 손님들이 원하면 닭발이나 김치찌개 등 직접 안주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더러 재료를 사와 음식을 만들어 달라는 사람들에게 요리를 해주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이제는 슈퍼를 찾는 이들이 대폭 줄었고, 함께 수다를 나누던 할머니들도 이젠 이곳에서 모이지 못한다.

박 대표는 “심심하면 모두 가게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맛있는 음식을 해먹기도 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다함께 만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더불어 “오랫동안 이곳을 찾아준 손님들에게 고맙다”며 “자주 오던 단골손님들이 안 오면 무슨 일 생겼나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자녀들은 장사도 잘 안되니 그만두라고 해요. 하지만 영주네 수퍼가 없으면 주민들은 대호지와 정미 시내까지 나가 물품을 구입해야 해요. 저 역시 사람들을 만나면서 이야기 나누고, 그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는 게 재밌어요. 그래서 힘이 닿는 한 계속 영주네 수퍼를 운영하고 싶어요.”


▪위치: 대호지면 송전리 304

※이 기획기사는 2020년 충청남도 지역언론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취재한 것입니다.


 


김예나  yena08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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