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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 잇는 송낙신 천우당 대표(합덕읍 운산리)
천우당 ‘느림의 미학’

40여 년 간 부모님이 일군 떡방앗간
자연 정제방식으로 기름 짜 풍미 깊어
3년 간의 우여곡절 참·들기름 출시
“많은 사람들에게 천우당 알리고파”
김예나l승인2020.09.28 10:08l(132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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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탈탈 고춧가루 빻는 기계소리가 들리고, 고소한 기름향이 가득 퍼진다. 문을 연 지 올해로 44주년이 된 떡방앗간 천우당에는 고춧가루를 빻으려고 온 손님, 기름을 짜러 온 손님들로 북적인다. 추석을 앞둔 요즘은 더 분주하다. 송양곤(88)‧박채선(84) 부부가 반 백년 간 운영해 온 천우당을 아들 송낙신(52) 씨가 이어가고자 40년 만에 고향에 터를 잡았다.

 

‘아이스케키’ 만들던 곳

합덕읍 운산리에 위치한 이곳은 떡방앗간으로 운영되기 전 막대하드, 일명 아이스케키를 만들어 판매하는 곳이었다. 어릴 적 어머니의 손을 잡고 시장 가는 길, 아이스케키 에 눈이 팔렸던 국민학생들은 이제 환갑을 넘어 어엿한 중년이 됐다. 송 씨는 “합덕 토박이라면 천우당에서 아이스케키를 먹었던 기억이 있을 것”이라며 “주민들이 천우당과 얽힌 추억을 내게 이야기해주곤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송 씨는 옛 기억이 생생하게 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합덕초등학교를 다니다 10살 무렵 상경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송 씨는 금융회사에서 26년 간 직장생활을 했다. 하지만 가업을 잇고자 지난 2016년 고향 합덕으로 내려왔다.

송 씨는 “오랜 시간 서울에 살면서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들었다”며 “삶의 전환이 필요할 시점에서 가업을 잇고자 귀향을 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합덕을 오가며 부모님이 방앗간에서 일하는 것을 봐왔기 때문에 그는 방앗간에서 하는 일에 대해서는 이미 잘 알고 있었고, 변화에 적응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시대의 흐름에 맞는 가공사업에 관심을 갖고 새롭게 도전했다. 부모님은 손님이 갖고 온 깨나 고추를 기술을 통해 기름과 고춧가루로 만드는 일을 하지만, 그는 이를 넘어 지역에서 나는 재료로 가공, 판매까지 하는 사업을 고안했다.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3년 간 낮에는 방앗간에서 일을 하고, 퇴근 후에는 천우당 2층에 마련한 작업실에서 지역민들이 농사지은 깨로 기름 짜는 작업을 계속해왔다.

 

천우당표 들기름‧참기름

포기 하지 않고 연구를 거듭한 결과 드디어 천우당 로고 스티커가 붙여진 참기름과 들기름이 완성됐다. 그가 만든 기름은 그 해 농사 지은 국내산 햇깨만을 사용하고, 자연 정제방식을 활용해 맑은 빛깔을 낸다. 고소한 풍미 역시 더 깊다.

송 씨는 “시중에 판매하는 참‧들기름은 대부분 해외산 분말을 사용하기 때문에 향은 강한 반면 맛은 밋밋하다”면서 “하지만 천우당 참‧들기름은 입안에 향이 오래 남을 정도로 깊고, 뒷맛이 고소하다”고 말했다. 이어 “오래 걸리고 번거로워도 자연 정제방식으로 기름을 만든다”며 “인위적인 필터를 사용하지 않아 한 병 만드는데만 5~7일이 소요된다”고 전했다.

특히 송 씨는 색이 맑으면서 침전물이 없도록 하고자 더욱 심혈을 기울였다. 많이 볶으면 쓴맛이 나고 색이 탁해지기 때문에 적당한 시간 동안 깨 볶는 것을 가장 중요시했단다.

 

배송 중 병이 깨지기도

제품을 출시하기까지 3년 동안 시행착오도 많았다. 나름대로 선진지 견학을 다녀오고 시장조사도 했지만 실패를 거듭했다. 며칠 동안 온 정성을 다해 만들어 보낸 기름세트가 택배 과정에서 깨져 샌 적도 있었다고. 이 소식을 접하며 마음이 쓰렸다는 송 씨는 병을 포장하는 법부터 다시 연구하며 문제점을 보완해 나갔다.

그는 “쉬는 날 없이 사업에만 매달리다 보니 살이 많이 빠졌다”면서 “주변에서 노력하는 것을 알고 피드백도 많이 해줘서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다양한 거래처 확보에 신경쓸 예정”이라며 “천우당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전했다.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가공사업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오랜 시간 준비한 만큼 고객들의 반응이 좋아 기분이 좋습니다. 향후에는 사업을 확대해 지역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기탁하고, 사회봉사도 할 수 있었으면 해요. 대를 이어 잘 운영해 나가겠습니다. 그동안 천우당을 사랑해주신 손님들의 성원과 신뢰에 감사 인사 드립니다. 부모님이 정직하게 운영해오신 천우당을 잘 이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이 애용해 주시길 바랍니다.

 

>> 천우당은?
▪문의: 362-2445
▪위치: 합덕읍 문화길 52
▪운영시간: 오전 8시~오후 6시(휴무 없음)
▪구입처: www.chunwoodang.co.kr
 


김예나  yena08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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