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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20.09.28 11:06
  • 호수 1325

[칼럼] 이인학 호수시문학회 회원
코로나19가 바꿔놓은 한가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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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가 발표한 팬데믹((pandemic) 이후 지난 9월 24일 기준 세계 각국의 감염 환자 수가 3209만1787명, 사망자가 98만1937명이 넘어가고 있다. 24일 기준 우리나라에서도 감염확진자가 2만3341명, 사망자가 393명 발생해 언제 끝날지 모르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이 이뤄지고 있다. 추석이 사흘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추석맞이 풍경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와 유난히 긴 장마와 태풍 그리고 무더위 때문에 각종 과일과 채소류들의 작황이 좋지 않아 농민들과 소비자들 모두 시름이 깊어가고, 도시의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 일용잡급직 노동자는 하루하루를 버텨 나가는데 힘겨워하고 있다. 국가에서는 재난지원금을 주어 연명하고 있지만 앞으로가 더 큰 문제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며 덕담을 하던 때의 향수를 느끼지 못하고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부모들은 부모대로 물가 상승으로 추석 차례상을 차리는데도 부담이 되니 “올 한가위 효도는 안 받고 내년에 두 배로 받을게, 선물은 택배로 하고 안 와도 돼”라는 문구들이 TV, 신문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가 있다.

더불어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서 자녀들에게 고향에 오지 말라고 당부하는 부모들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나 역시 일가친척들과 대면을 하지 않고 벌초를 아내와 단둘이서 마치고 돌아왔다. 형제들이 모여 함께하는 벌초의 풍습도 이제는 쉽게 찾아보기 어렵게 된 것이 슬프게 느껴진다.

서로가 서로에게 피해를 줄까 사회적 거리두기, 흐르는 물에 비누로 꼼꼼하게 손씻기, 기침이나 재채기할 때 옷소매로 입과 코 가리기, 씻지 않은 손으로 눈·코·입 만지지 않기, 발열· 호흡기 증상자와의 접촉 피하기, 의료기관 방문 시 마스크 착용하기, 사람 많은 곳 방문 자제하기, 건강상태 자가진단 앱 등 1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전개되고 있다.

매년 추석맞이 각종 행사도 생략되고 오프라인(off-line)이나 소상공인들은 하루아침에 폐업을 해야 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됐다. “내 나이 90세 평생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한탄하고 한숨을 내 쉬는 노인의 이마에 주름만큼이나 시름이 깊어간다. 귀성해서 직접 선물을 전하는 대신 미리 선물을 예약 구매해 배송하는 비대면 구매를 선호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그동안 추석 연휴를 이용해 여행을 가는 여행족들을 위해 매년 여행 상품과 항공권, 숙박 할인권 등을 풍성하게 제공했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관련 혜택들이 축소되거나 아예 제공하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

각종 은행들도 추석 전에 환전을 하는 행사도 올해는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개인 방역수칙을 잘 지키면서 국내 여행을 떠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여행업계나 카드업계 등이 할인 혜택을 준다는데 요즘같이 일일 100여 명이 넘는 감염환자 발생과 무증상자의 발생이 25%를 넘어선 현재 상황에서 과연 얼마나 호응할지는 의문이 든다.

10월 3일 개천절에 집회 신고를 한 단체가 470여 개로 확인되고 있다. 이에 정부에서는 모든 집회를 허락하지 않고 강력하게 막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종교의 자유, 집회의 자유 모두 헌법에 명시돼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국민 모두가 자신과 가족의 생명이 우선이라고 생각해 중앙방역대책본부의 예방 수칙을 잘 지켜나갔으면 좋겠다.

감염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사회적 거리 두기가 3단계로 가지 않기를 바란다. 국민 모두 예방 수칙을 잘 따라 대처한다면 오래지 않아 백신 개발로 팬데믹이 끝나고 코로나19를 퇴치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지금까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방역활동에 헌신한 의사, 간호사, 자원봉사자 모든 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안전하고 행복한 나라로 우뚝 설 수 있는 새날을 오기를 기대하고 내년 한가위에는 일가친척들이 함께 모여 송편을 빚으며 보름달을 향해 소원을 비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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