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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읍면소식
  • 입력 2020.10.10 16:13
  • 수정 2020.10.10 16:32
  • 호수 1326

“영웅바위가 위치한 곳은 당진 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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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당진항 매립지 관할권 분쟁 관련

 

 

대법원 현장검증 앞두고 평택 영웅바위 위치 논쟁 점화
 대동여지도 등 각종 옛 문헌에 이미 충청도에 위치 확인  
영웅바위 위치, 관습법상 해상도계 결정에 중대한 역할

평택당진항 매립지 관할권 분쟁과 관련해 ‘영웅바위’ 일대에서 이뤄질 대법원의 현장검증을 앞두고 평택지역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지난 2004년 충남도와 경기도 간 해상경계를 두고 분쟁이 있었던 당시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영웅바위가 결정적 역할을 했던 만큼, 영웅바위가 평택과 당진 중 어디에 속하는지가 이번 대법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시 헌법재판소는 영웅바위를 기준으로 충남도와 경기도 간의 해상경계를 확정한 바 있다. 아주 오래 전부터 당진지역 주민들이 영웅바위 일대에서 어업활동을 하는 등 이 일대가 충청도 어민들의 생계 터전이었으므로, 이곳은 당진 해역이라고 결정한 것이다. 따라서 당진 해역 내에 조성된 매립지는 당진시가 관할해왔다.         

그러나 지난 2015년 평택당진항 매립지 관할권을 두고 도계분쟁이 재점화 됐고, 현재 대법원의 판단만 남아 있는 상태다. 대법원은 판결을 앞두고 영웅바위 일대에서 현장검증을 진행키로 했다.

그러자 평택 측에서는 최근 영웅바위가 어느 지역에 속하는지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 9월 평택시민신문에서는 고려시대사를 연구한 윤한택 씨의 글을 두 차례에 걸쳐 연속 보도했다. ‘대진과 영웅암 이야기’를 제목으로 한 해당 기고에서 윤한택 씨는 영웅바위의 위치에 대해 물음을 던진다. 그는 조선 중기 문신인 이식의 시를 인용하며 “令公巖乃在大津之中央(영공암은 바로 대진 한복판에 있는 바위)”라는 부분에 주목했다.

충남도와 경기도 간 경계 지점에 위치해 있는 영웅바위는 조선시대 중기(1530년)에 발행된 인문지리서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영옹암(令翁巖)으로 기록돼 있으며, 조선왕조실록에서는 영공암(令公巖)으로, 조선시대 후기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에는 홍주지(洪州地) 신평권역의 영옹암(令翁岩)으로 표기돼 있다.

해당 시에서는 “영공암이 대진 한복판에 위치해 있다”고 쓰여 있는데, 윤한택 씨는 영웅바위가 있는 바다 일대가 모두 ‘대진’이라고 불렸다면서 이유원의 <임하필기>를 근거로 “대진이 평택 연안과 당진까지 아산만 일대를 포함하는 광역의 개념”이라고 주장했다.

‘대진(大津)’은 큰 나루를 뜻하는 말로 ‘한진’ 또는 ‘한나루’로도 불렸다. 윤 씨에 따르면 평택항 주변 지역에 남아 있는 포구들 가운데 평택시 포승읍 만호리의 대진과 원정리의 한나루, 그리고 당진의 한진포구 등의 지명이 모두 ‘대진’을 의미한다. 더불어 그는 “영옹암의 전설을 평택과 당진이 공유하고 있는 것을 보면 대진은 ‘딱 여기다’라고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신증동국여지승람>을 인용, “대진의 배후지역은 평택시 안중읍 용성3리 설창(수리골)인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영웅바위의 위치가 당진이 아닐 수도 있다”는 식으로 사실과 주장을 섞어 혼란을 주는 ‘교란작전’이라고 비판받고 있다.

당진의 한진과 평택의 만호 모두 ‘대진’으로 불린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1872년 지방지도 수원부에 따르면 “대진은 혜군 가리저 동쪽에 백제의 수군창이 있었던 것을 나당연합군이 백제를 평정하고 신라에서 수관(숙직하는 방)을 설치해 대당(對唐) 조공로로 이용하였다”고 쓰여있다.

여기서 말하는 ‘혜군 가리저’는 통일신라 당시에 혜성군으로 불린 면천군의 합덕 지역을 가르킨다. 뿐만 아니라 <조선왕조실록 숙종실록> 제35권에는 ‘충청도 서산땅의 큰 해구에 있는 영공암’이라고 기록돼 있기도 하며 19세기 중반 편찬된 <대동지지> 홍주편에는 ‘대진포구 영웅암’으로 기재돼 있다.

더욱이 대동여지도는 물론이고 18세기 지도인 동여도 등 각종 고지도에도 영웅바위는 충청도 경계 내에 표시돼 있다. 이미 여러 문헌에서 영웅바위가 충청도에 속해 있음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지금의 부곡공단 일대에는 소머리산이 있었는데, 부곡공단을 조성하면서 소머리산 일대에서 대진만호의 흔적(창터·군사숙소 등)이 발견되기도 했다. 만호는 조선시대의 해군 주둔지로 이곳을 ‘대진만호’라고 부른 것이다. 현재 부곡공단 내 상록수공원에 대진만호의 옛 터전이 보존돼 있다.

당진시 문화관광과 남광현 문화재팀장(학예사)은 “과거 ‘대진’이라는 지명이 평택과 당진에 모두 있기 때문에 ‘대진 한복판 위치한 영웅바위’를 지금의 평택 소재라고 주장하려다 보니 평택 측이 억지 논리를 펴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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