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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세 국민건강보험공단 당진지사장이 추천하는 <낙타>
“세상 모든 상처받은 이들에게 바치는 책”

먼저 간 아들과의 약속 고비사막으로 떠난 여행
작가의 삶이 투영된 소설…“위로와 공감 느껴”
임아연l승인2020.10.12 10:56l(132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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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도 그냥 흙이 아니고 산성토였다. 국민학교 4학년부터 시작된 힘겨운 가난의 굴레 속에 학교 기성회비를 내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보리누롱지가 하루 식사의 전부였다. 중학교 입학금도 마감 3시간 전에 겨우 도지를 얻어 해결할 정도로 어려웠다. 한창 배고플 나이였음에도 중학생으로 지낸 3년 동안은 아침 한 끼와 10원짜리 풀빵 2개가 전부였다. 바짝 마르고 말 없는 학생이었다.

지난 1월 국민건강보험공단 당진지사장으로 부임한 구본세 지사장이 직접 전한 그의 어린 시절 이야기다. 대호지면 장정리가 고향인 그는 어려운 시절을 살면서도 그를 도왔던 것은 언제나 ‘사회적 약자’였다고 말한다.

신문배달, 쌀배달, 연탄배달, 그리고 막노동까지 우리사회 가장 치열한 생계의 현장에서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았던 그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일하는 가장 큰 이유 또한 그의 어려운 시절을 도왔던 ‘사람들’을 위해서다.

구본세 지사장에게 소설 <낙타>는 마치 그의 삶의 일부를 쓴 것처럼 닮아 있다. 그래서 책장을 넘기면서 펑펑 눈물을 쏟았다. 그의 오래된 아픔이 건드려지는 한편 위로가 전해졌다.
정도상 작가가 쓴 장편소설 <낙타>는 세상을 먼저 떠난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고비사막으로 떠나는 여정을 담고 있다. 소설 속 아버지는 몽골의 암각화를 둘러보고 돌아온 뒤 아들에게 그곳에 함께 가자고 약속했다. 하지만 아이는 이내 세상을 등지고 먼저 떠나버린다.

고작 중학생이었던 아들은 “단테의 <신곡>을 따라 여행하고 싶다. 다만 13곡 겨울나무 숲은 피하고 싶다. 생을 리셋하련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남기고 달리는 지하철에 몸을 던졌다.

아버지는 끝내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홀로 몽골 고비사막으로 여행을 떠난다. 그는 3000년 전 흉노족이 새겨 놓은 암각화를 둘러보다 꿈인 듯 현실인 듯 아들을 만나고, 아들과 함께 초원을 여행하며 아들에게 미처 전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하나씩 풀어나간다.

소설 속 아버지의 이야기는 작가 정도상의 모습과 자주 겹치고, 또한 구본세 지사장의 아픔과도 맞닿아 있었다. 구 지사장 또한 어린 아들을 잃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어려웠던 시절, 결혼 후 낳은 첫아들이 지하 단칸방에서 연탄가스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부모의 역할은 무엇인지, 어떻게 자식을 키워야 하는지 많은 고민이 들었거든요. 자녀교육을 고민하는 40~50대 부모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소설 <낙타>는 다소 무겁지만 찬 바람 부는 가을날 읽기에 좋은 책이다. 특히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가정폭력이나 아동학대 또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책은 가족의 회복과 진정한 삶이 무엇인지 일깨워준다.

구본세 지사장은 “부모들이 자식을 하나의 인격체로 대해야 한다”면서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일깨우며 이 책을 통해 부모로서 다시 태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모들의 책무는 자식들에게 아름다운 세상만 보여주는 게 아니다”라며 “세상은 불평등 하지만 불평등을 극복해나갈 수 있도록 지혜와 내공을 쌓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구본세 지사장의 카카오톡 프로필에는 “1만 권의 책을 읽고 세상을 고민하겠다”고 적혀 있다. 그는 “나태하고 교만한 생각이 들 때마다 독서를 통해 나를 일깨워 나가고 싶다”면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받은 도움을 사회적 약자를 위해 살며 받은 만큼 사회에 환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임아연  zelkova8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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