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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1995.09.11 00:00
  • 호수 89

89호(1995.9.11)특집기사/쓰레기 분리수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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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분리수거

분리도 힘들고 수거도 어렵다

기지시 재활용 창고, 인력부족으로 제 몫 다못해

장기적으로 거리마다 수거함 설치, 가사부담 줄여야

분리수거는 썩지않는 쓰레기를 분리하여

토양오염을 막고, 쓸 수 있는 물건을 재생하여 한정된 자원을 절약하는 데 의의가 있다.



그러나 재원부족과 수거체계의 문제,

가정에서는 가사노동의 부담으로

오히려 시들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쓰레기 ‘분리수거’는 종량제의 핵심이다. 쓰레기 비닐속의 공간을 적지않게 차지하는 깡통, 플라스틱, 박스류를 별도로 해결하지 않고 쓰레기의 양을 줄일 수 없기 때문이다. 가정의 입장에서 보면 결국 돈이 많이 드는 일인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근시안적인 시각이다. 분리수거는 매립지에서 썩지 않는 쓰레기를 분리하여 토양오염을 막고 더 나아가서는 다시 재생시켜 사용할 수 있는 쓰레기를 활용하여 한정된 자원을 절약한다는 데에 더 큰 의의가 있다.

분리수거는 종량제가 실시되기 훨씬 전부터 환경단체, 시민단체, 일부 아파트단지의 선진 주부들을 중심으로 실천되어 왔으나 종량제와 더불어 비로소 제도적으로 시행되기에 이르렀다.

당시부터 당진읍 신성아파트를 비롯한 일부 아파트단지에서는 체계적으로 분리수거를 실시해 현재 재활용 품목도 50여가지에 육박하고 있으나 대개의 경우는 아직까지 초보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진군에서는 현재 월, 수, 금요일을 재활용품 수거일로 정하고 배출된 재활용 쓰레기를 별도로 수거해 가고 있는데 거의 당진읍에 한정되어 있다. 타 읍면의 경우는 분리수거된 쓰레기가 일반 매립쓰레기와 함께 쓰레기차에 실려 쓰레기장으로 가서 그곳에서 별도의 시설도 없는 가운데 방치되다가 트럭 한차 분량이 됐을 때에야 재생공사로 실려가고 있다.

이같은 결과가 빚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인력과 장비쪾시설의 절대 부족때문이다. 군에는 현재 재활용품 수거차량 1대와 이 일을 위해 고용된 환경업무 보조원 두명이 있을 뿐이다. 이들은 당진읍의 재활용품 배출일이 아닌 날에 쓰레기를 세부 분리처리하거나 타 읍면 재활용 쓰레기를 재생공사로 운반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 이 일만 해도 업무가 빡빡한 실정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당초 최소한 3명의 인원을 충원할 계획이었으나 이들에게 책정된 노임이 너무 싸서 두명도 간신히 구했다고 말하고 있다. 때문에 군이 당초 당진군에서 배출되는 재활용 쓰레기를 분리쪾보관하기 위해 설치한 송악면 기지시리 좧재활용 창고좩도 당진읍과 송악면에 한해서만 사용되고 있어 사실상 제역할을 못하고 있다.

이외에 수거된 재활용품을 보관할 창고가 있는 곳은 고대면 한 군데뿐이다.

그런데 기지시리의 재활용 창고에는 그나마 갖춰진 장비가 태부족이어서 분리수거에 필요한 일손을 더욱 부족하게 하고 있다. 이곳에는 캔압착기와 스치로플 용융기만 있고 선별분리기와 파쇄기가 없어 대부분 수작업에 의존하고 있다.

재활용 대상 쓰레기중 높은 비중을 차지하면서도 아직도 속수무책인 것이 음식물 찌꺼기이다. 음식 쓰레기는 제대로 관리만 된다면 훌륭한 사료나 거름이 될 수 있으며, 외국의 경우에는 발효시킨 뒤 대체에너지로도 활용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아직껏 뾰족한 활용방안을 못찾고 있다.

특히 일반가정에서 배출되는 소량의 음식찌꺼기들은 가정에서 기껏 분리해서 배출해도 다시 일반 쓰레기와 섞여 매립되기 일쑤여서 이에 대한 활용방안과 안정적인 수거체계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또 몇군데 분리수거체계가 확고히 뿌리내린 집단주거지역을 제외하면 오히려 종량제 실시 초기에 비해 분리수거에 대한 주민들의 참여가 소극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많은 주부들이 시행초기에 분리수거에 대한 의욕을 가지고 시작했다가 가사의 부담과 재활용품을 분리 비치해 놓을만한 장소가 협소해 점차 이 문제에 대해 소극적으로 되어가고 있다.

게다가 단체나 아파트등 집단적으로 재활용품을 수집해 처리하는 경우는 그에 해당하는 단가를 받아 비축할 수 있는 데 반해 일반 주택, 특히 맞벌이 부부의 경우는 본인이 애써 분리 배출한 재활용품에 대해 단가를 지불받기 어렵다는 것도 각 가정에서 분리수거가 시들해지는 현실적인 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주민들 사이에서는 재활용품 판매금액을 인상해야 분리수거에 대한 참여율이 높아질 것이라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분리수거의 부담을 각 가정에 과다하게 떠안길 것이 아니라 외국의 경우처럼 종류별 재활용 수거함을 각 거리마다 설치해 분리수거운동에 좀더 적극적이고 합리적으로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쓰레기 무단투기를 근절하기 위한 주민과 당국의 공동노력과 감독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지난호 좧쓰레기 종량제 평가좩에서도 지적했듯이 좧쓰레기 분리수거좩문제 역시 자치단체의 노력, 주민들의 의지와 병행해 정부의 자금지원과 정책지원이 뒤따라야만 정착될 수 있는 것은 확실하다.

좧재활용 창고좩처럼 시설을 해놓고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지만 인력고용을 어렵게 만드는 열악한 재정조건 또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또 풍부한 환경정책과 준비도 없이 “종량제”라는 이름으로 자치단체에 짐을 떠맡겨버린 정부에 더 큰 책임이 있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당진시대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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