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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27주년 특별기획] 복지 현장, 비대면 한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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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지역사회 : 복지와 교육

▲ 당진시남부노인복지관이 홀로 거주하는 어르신들을 찾아가 영상 촬영을 돕고, 이를 가족들에게 전달했다.

물품 및 도시락 개별 방문해 직접 전달
개별 관리에 사회복지사 피로도 높아져
“사회복지 인력·예산·기술 지원 필요”

코로나19로 사람과 사람 사이가 멀어졌다. 경로당과 노인대학, 장애인시설 등 대부분의 복지기관이 문을 닫았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의 발이 묶이면서 취약계층은 더욱더 고립됐다. 안부를 확인하며 말벗 봉사를 하러 오는 봉사자들의 발길이 끊겼고, 복지관 헬스장에 앉아 대화 나누던 시간이 사라졌다.

그 사이 복지 현장은 분주했다. 복지시설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을 오가며 그동안 제공했던 대면 서비스를 개개인에게 제공해야 했다. 비대면 시대에서도 결국은 ‘대면’이 답이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 ‘비대면’은 복지 영역에서 보조적인 역할을 할 뿐 ‘대면’을 대체하지는 못했다.

▲ 매년 어버이날에 축제를 개최해 온 참사랑복지재단이 올해는 자체 내부행사로 축제를 대체했다.

비대면 물품 전달 외로움은 가중

지난 2월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자 지역의 공공시설을 비롯해 각종 복지 기관들이 시설 운영을 중단했다. 노인대학과 경로당도 마찬가지였다. 지금까지는 이용자들이 시설을 찾아와 프로그램에 참여했지만 사람들이 모일 수 없게 되자 시설들은 일제히 방역 체계를 갖추고 문을 닫아야만 했다. 잠시 바이러스 감염 추세가 주춤하며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가 완화됐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재확산되면서 복지기관들은 다시 문을 닫아야만 했다.

지난 2월부터 10월까지 복지시설은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긴급히 대책을 마련했다. 복지시설 운영을 중단하더라도 고립된 사회적 약자들을 돌봐야 하는 것은 결국 복지기관의 몫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복지기관 또한 새로운 사업들을 발굴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복지 서비스를 제공했다. 생필품 키트를 만들어 대상자들에게 전달하고, 온라인으로 행사를 개최했다. 선별진료소에서 시작된 드라이브 스루 방식이 복지 현장에서도 활용됐다.

특히 눈에 띄게 물품 전달이 늘어났다. 취약계층이 고립되지 않도록 복지시설과 여러 봉사단체에서는 구호물품을 날랐다. 지역 내 독거노인과 장애인 500여 명에게 물품을 전달하며 안부를 확인해온 대한적십자사 당진지구협의회에서도 비대면 방식으로 물품 전달 방안을 모색했다. 김금자 실장은 “제작한 마스크와 후원물품을 대상자 집 문 앞에 두는 방식을 활용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순히 물품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컸다. 김 실장은 “마을 경로당이 폐쇄되면서 홀로 거주하는 어르신들이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줄어 매우 외로워 했다”면서 “집 앞에 물품을 전달하고 돌아설 때면 ‘잠시 있다가 가라’며 붙잡곤 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어르신들이 더욱 외로워하는 모습을 많이 보게 돼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장애인 복지 영역에서도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비대면의 한계는 컸다. 물리치료나 언어치료 등 장애인 재활 프로그램은 대면하지 않고서는 이뤄지기 힘들기 때문이다. 사람들과 소통하고 어울리기 위해 복지관을 찾는 만큼 사람들을 만나는 것 자체가 하나의 복지인 셈이다.

정춘진 당진시장애인복지관장은 “복지 영역에서 대면 방식은 단순히 ‘수단’이 아닌 복지 실현이라는 ‘목적’ 그 자체”라며 “수화교육을 비대면으로 하는 등 여러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일부는 가능해도 전부를 비대면으로 대체하기에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무조건 비대면으로 전환할 게 아니라 복지 대상자 특성에 맞춰 여러 형태로 복지 서비스가  제공돼야 한다”고 말했다.

▲ 복지관 시설 이용을 중단하는 동안 당진시장애인복지관에서 이용자를 직접 찾아가 상품권 등 물품을 전달했다.

노인 스마트폰 이용 어려워

교육과 문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코로나 시대의 대안으로 ‘온라인’ 이용이 대폭 늘었다. 강의도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되고, 공연 또한 온라인으로 접하는 시대가 됐다. 복지 분야에서도 온라인 방식을 도입했다. 당진시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는 매년 열리는 건강가정대축제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한 달에 걸쳐 온라인 공모전을 진행했고, 가족들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SNS에 올리는 챌린지 캠페인을 진행하거나 가족 이름으로 삼행시 짓기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선물 또한 기프티콘으로 지급했다. 외부인 입장을 철저하게 제한했던 요양시설에서도 영상통화를 적극 활용했다. 이밖에 곳곳의 복지 시설에서 영상을 활용해 일부 대면 사업을 대체했다.

하지만 스마트폰 활용이 어려운 노인들의 경우 접근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당진시남부노인복지관 김다희 사회복지사는 “남부지역은 농촌지역이다보니 어르신들의 스마트폰 사용이 미숙하다”며 “심지어 스마트폰 보급률도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글을 모르는 노년층도 있어 이들은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어려웠다. 이에 남부노인복지관에서는 복지사들이 직접 노인들을 찾아가 영상편지를 촬영해 가족들에게 보내주는 영상편지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또한 1·3 세대가 교류할 수 있도록 ‘가을에는 편지를 띄우세요’ 프로그램을 마련키도 했다. 이는 글을 읽지 못하는 어르신에게 복지사가 찾아가 초등학생들이 쓴 편지를 읽어주는 사업이다.

▲ 봉사의 형태도 달라진 가운데 방역 봉사를 하는 당진시자원봉사센터 소속 봉사단들

1대1 서비스, 만족도 높아

비대면 서비스의 한계가 커지면서 그동안 복지시설에서는 나름의 방식으로 찾아가는 복지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진행했다. 당진시노인복지관과 송산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독거노인을 위해 생활관리사를 파견해 노인 맞춤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복지관 내 식당이 운영을 중단하게 되면서 대신 복지사들이 대상자들을 찾아가 도시락을 전달했다.

정해순 당진시노인복지관 사무국장은 “저소득 재가 어르신 80여 명에게 직원들이 매주 도시락을 배달했다”며 “무료급식을 이용하는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어르신들에게도 도시락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어 “도시락을 직접 배달해주는 것에 대해 어르신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 식당 이용이 중단되자 복지관에서 직접 도시락을 포장해 이용자에게 전달했다.

소규모 스마트분관 설치

한편 당진북부사회복지관에서는 복지관 공간을 물리적으로 나눈 스마트분관을 운영했다. 기존에 입주해 있던 구 군청사가 철거되면서 정미면 천의리 시내산중학교 1층으로 이전한 북부사회복지관은 공간이 협소하자 분관 형태로 복지관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대덕마을5단지 아파트와 대호지감리교회, 대호지책나래도서관, 대호지면 고지내 체험농장에 총 4개의 스마트분관을 설치했다. 덕분에 복지관으로 이용자가 찾아오는 대신 복지사가 마을을 방문해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보다 용이해졌다. 당진북부사회복지관은 앞으로 당진1·2·3동 시민을 위한 공간을 마련해 더 많은 시민들에게 복지서비스를 제공해나갈 예정이다.

더불어 1대1 노래교실도 진행했다. 독거노인 가정을 노래교실 강사가 방문해 어르신이 원하는 노래를 들려주고, 그들의 인생 이야기를 들었다. 또한 영상을 제작해 SNS에 올려 다른 사람도 함께 청취할 수 있도록 했다. 안수경 복지과장은 “코로나19 이후 맞춤형 지역사업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력·기술 지원 필요”

복지 관련 소규모 사업과 개별 사례관리가 더욱 확대되면서 사회복지사들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 신기원 신성대 사회복지과 교수는 “코로나19로 복지 영역에서는 1대1 대면 접촉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며 “하지만 기존의 복지사 인력으로는 지금까지 제공했던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자체 차원에서 복지인력을 보강하고 재정 지원을 확대해 앞으로 사람들의 삶과 공존하게 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창희 당진남부사회복지관장(당진시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민간위원장) 역시 “사회복지는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라며 “인력과 예산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사업비에 인건비를 포함하지 않으면 현장에서 어려움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온라인 수요에 맞춰 장비와 기술을 갖추도록 지자체의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코로나19 이후 사회복지 현장의 어려움을 파악하고 새로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취약계층에게 전달된 코로나19 식료품 키트

    
당진시 “공적 지원 확대하겠다”

한편 당진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고자 내년에는 △공적 지원 확대를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 △정보통신기술을 통한 복지사각지대 발굴 △변화하는 사회복지시설 운영 △공동체 회복 및 정서적 지원을 위한 자원봉사 사업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그동안 실제 형편이 어렵지만 서류상 부양의무자가 있어 지원받기 어려웠던 노인과 한부모 가정 등 취약계층에 대해 기초생계급여 부양의무자 기준을 단계적으로 폐지할 예정이며, 당진형 긴급지원사업에 주거비를 신설할 계획이다.

이밖에 모바일 메신저(카카오톡)를 활용한 비대면 복지사각지대 상시 제보 및 상담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복지사각지대 발굴에 나선다. 더불어 온라인 복지관과 비대면 복지 상담, 소규모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스마트 분관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대면으로 이뤄졌던 자원봉사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소규모 주민참여형 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다.

코로나19로 사람과 사람 사이가 멀어졌다. 경로당과 노인대학, 장애인시설 등 대부분의 복지기관이 문을 닫았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의 발이 묶이면서 취약계층은 더욱더 고립됐다. 안부를 확인하며 말벗 봉사를 하러 오는 봉사자들의 발길이 끊겼고, 복지관 헬스장에 앉아 대화 나누던 시간이 사라졌다.

그 사이 복지 현장은 분주했다. 복지시설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을 오가며 그동안 제공했던 대면 서비스를 개개인에게 제공해야 했다. 비대면 시대에서도 결국은 ‘대면’이 답이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 ‘비대면’은 복지 영역에서 보조적인 역할을 할 뿐 ‘대면’을 대체하지는 못했다.

▲ 당진시외국어지원센터에서 원격 외국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비대면 물품 전달 외로움은 가중

지난 2월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자 지역의 공공시설을 비롯해 각종 복지 기관들이 시설 운영을 중단했다. 노인대학과 경로당도 마찬가지였다. 지금까지는 이용자들이 시설을 찾아와 프로그램에 참여했지만 사람들이 모일 수 없게 되자 시설들은 일제히 방역 체계를 갖추고 문을 닫아야만 했다. 잠시 바이러스 감염 추세가 주춤하며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가 완화됐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재확산되면서 복지기관들은 다시 문을 닫아야만 했다.

지난 2월부터 10월까지 복지시설은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긴급히 대책을 마련했다. 복지시설 운영을 중단하더라도 고립된 사회적 약자들을 돌봐야 하는 것은 결국 복지기관의 몫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복지기관 또한 새로운 사업들을 발굴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복지 서비스를 제공했다. 생필품 키트를 만들어 대상자들에게 전달하고, 온라인으로 행사를 개최했다. 선별진료소에서 시작된 드라이브 스루 방식이 복지 현장에서도 활용됐다.

특히 눈에 띄게 물품 전달이 늘어났다. 취약계층이 고립되지 않도록 복지시설과 여러 봉사단체에서는 구호물품을 날랐다. 지역 내 독거노인과 장애인 500여 명에게 물품을 전달하며 안부를 확인해온 대한적십자사 당진지구협의회에서도 비대면 방식으로 물품 전달 방안을 모색했다. 김금자 실장은 “제작한 마스크와 후원물품을 대상자 집 문 앞에 두는 방식을 활용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순히 물품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컸다. 김 실장은 “마을 경로당이 폐쇄되면서 홀로 거주하는 어르신들이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줄어 매우 외로워 했다”면서 “집 앞에 물품을 전달하고 돌아설 때면 ‘잠시 있다가 가라’며 붙잡곤 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어르신들이 더욱 외로워하는 모습을 많이 보게 돼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장애인 복지 영역에서도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비대면의 한계는 컸다. 물리치료나 언어치료 등 장애인 재활 프로그램은 대면하지 않고서는 이뤄지기 힘들기 때문이다. 사람들과 소통하고 어울리기 위해 복지관을 찾는 만큼 사람들을 만나는 것 자체가 하나의 복지인 셈이다.정춘진 당진시장애인복지관장은 “복지 영역에서 대면 방식은 단순히 ‘수단’이 아닌 복지 실현이라는 ‘목적’ 그 자체”라며 “수화교육을 비대면으로 하는 등 여러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일부는 가능해도 전부를 비대면으로 대체하기에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무조건 비대면으로 전환할 게 아니라 복지 대상자 특성에 맞춰 여러 형태로 복지 서비스가  제공돼야 한다”고 말했다.

▲ 호서고등학교 학생들이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등교하고 있다.

노인 스마트폰 이용 어려워

교육과 문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코로나 시대의 대안으로 ‘온라인’ 이용이 대폭 늘었다. 강의도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되고, 공연 또한 온라인으로 접하는 시대가 됐다. 복지 분야에서도 온라인 방식을 도입했다.

당진시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는 매년 열리는 건강가정대축제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한 달에 걸쳐 온라인 공모전을 진행했고, 가족들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SNS에 올리는 챌린지 캠페인을 진행하거나 가족 이름으로 삼행시 짓기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선물 또한 기프티콘으로 지급했다. 외부인 입장을 철저하게 제한했던 요양시설에서도 영상통화를 적극 활용했다. 이밖에 곳곳의 복지 시설에서 영상을 활용해 일부 대면 사업을 대체했다.

하지만 스마트폰 활용이 어려운 노인들의 경우 접근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당진시남부노인복지관 김다희 사회복지사는 “남부지역은 농촌지역이다보니 어르신들의 스마트폰 사용이 미숙하다”며 “심지어 스마트폰 보급률도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글을 모르는 노년층도 있어 이들은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어려웠다. 이에 남부노인복지관에서는 복지사들이 직접 노인들을 찾아가 영상편지를 촬영해 가족들에게 보내주는 영상편지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또한 1·3 세대가 교류할 수 있도록 ‘가을에는 편지를 띄우세요’ 프로그램을 마련키도 했다. 이는 글을 읽지 못하는 어르신에게 복지사가 찾아가 초등학생들이 쓴 편지를 읽어주는 사업이다.

▲ 원당초등학교에서 코로나19 예방 캠페인을 실시했다.

1대1 서비스, 만족도 높아

비대면 서비스의 한계가 커지면서 그동안 복지시설에서는 나름의 방식으로 찾아가는 복지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진행했다. 당진시노인복지관과 송산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독거노인을 위해 생활관리사를 파견해 노인 맞춤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복지관 내 식당이 운영을 중단하게 되면서 대신 복지사들이 대상자들을 찾아가 도시락을 전달했다.

정해순 당진시노인복지관 사무국장은 “저소득 재가 어르신 80여 명에게 직원들이 매주 도시락을 배달했다”며 “무료급식을 이용하는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어르신들에게도 도시락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어 “도시락을 직접 배달해주는 것에 대해 어르신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소규모 스마트분관 설치

한편 당진북부사회복지관에서는 복지관 공간을 물리적으로 나눈 스마트분관을 운영했다. 기존에 입주해 있던 구 군청사가 철거되면서 정미면 천의리 시내산중학교 1층으로 이전한 북부사회복지관은 공간이 협소하자 분관 형태로 복지관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대덕마을5단지 아파트와 대호지감리교회, 대호지책나래도서관, 대호지면 고지내 체험농장에 총 4개의 스마트분관을 설치했다. 덕분에 복지관으로 이용자가 찾아오는 대신 복지사가 마을을 방문해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보다 용이해졌다. 당진북부사회복지관은 앞으로 당진1·2·3동 시민을 위한 공간을 마련해 더 많은 시민들에게 복지서비스를 제공해나갈 예정이다.

더불어 1대1 노래교실도 진행했다. 독거노인 가정을 노래교실 강사가 방문해 어르신이 원하는 노래를 들려주고, 그들의 인생 이야기를 들었다. 또한 영상을 제작해 SNS에 올려 다른 사람도 함께 청취할 수 있도록 했다. 안수경 복지과장은 “코로나19 이후 맞춤형 지역사업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력·기술 지원 필요”

복지 관련 소규모 사업과 개별 사례관리가 더욱 확대되면서 사회복지사들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 신기원 신성대 사회복지과 교수는 “코로나19로 복지 영역에서는 1대1 대면 접촉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며 “하지만 기존의 복지사 인력으로는 지금까지 제공했던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자체 차원에서 복지인력을 보강하고 재정 지원을 확대해 앞으로 사람들의 삶과 공존하게 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창희 당진남부사회복지관장(당진시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민간위원장) 역시 “사회복지는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라며 “인력과 예산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사업비에 인건비를 포함하지 않으면 현장에서 어려움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온라인 수요에 맞춰 장비와 기술을 갖추도록 지자체의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코로나19 이후 사회복지 현장의 어려움을 파악하고 새로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신성대학교 학생들이 체온 측정을 위해 줄을 서 있다.

    
당진시 “공적 지원 확대하겠다”

한편 당진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고자 내년에는 △공적 지원 확대를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 △정보통신기술을 통한 복지사각지대 발굴 △변화하는 사회복지시설 운영 △공동체 회복 및 정서적 지원을 위한 자원봉사 사업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그동안 실제 형편이 어렵지만 서류상 부양의무자가 있어 지원받기 어려웠던 노인과 한부모 가정 등 취약계층에 대해 기초생계급여 부양의무자 기준을 단계적으로 폐지할 예정이며, 당진형 긴급지원사업에 주거비를 신설할 계획이다.

이밖에 모바일 메신저(카카오톡)를 활용한 비대면 복지사각지대 상시 제보 및 상담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복지사각지대 발굴에 나선다. 더불어 온라인 복지관과 비대면 복지 상담, 소규모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스마트 분관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대면으로 이뤄졌던 자원봉사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소규모 주민참여형 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다.

▲ 서정초등학교에서 돌봄수업 중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급식실 내 가림막을 설치했다.

<교육>

“비대면 영상수업…학생 간 학습 격차 우려”

개인 소유 스마트 기기 및 사교육 차이 발생 
학생-교사 소통 부족에 사회성 발달 우려
영상 교육 및 프로그램 교사들 부담 가중

코로나19로 올해 학교 현장은 혼란의 도가니였다. 수십년 동안 교단에 섰던 교사들도 봄이 다 지나갈 때까지 개학하지 못한 것은 처음 겪는 일이었다. 가까스로 개학한 이후에도 등교 때마다 체온을 측정하고, 학생들은 번갈아 가면서 등교해야만 했다.

학생들과 학부모들 또한 혼란스럽기는 매한가지였다. 수개월 동안 학교와 학원에 가지 못하고 집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다. 친구들도 제대로 만나지 못했고, 등교하더라도 친구들과 멀찌감치 거리를 두고 수업이 진행됐다. 일부 학교에서는 급식실에 칸막이가 설치됐고, 식사하면서 친구들과 얼굴을 마주 보고 대화하는 것도 제한됐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계속 되면서 친구와 친구, 교사와 학생의 사이가 멀어졌다. 학교에서 사회성을 기르고 사회적 관계를 배우는 는 단순 교육만 받는 공간이 아니다. 사회를 배우고 인성을 익힌다. 또 우정을 확인하고 지혜의 성장을 이루기도 한다. 온라인으로 대면 교육의 공백을 다소 메웠을진 몰라도, 그 이상의 것을 채우기는 어려웠다.

어린이집 원아 또는 초등학교 저학년 등 어린 아이를 둔 맞벌이 부모들의 근심도 깊어졌다. 직장생활을 해야 하지만 아이를 돌봐주거나 맡길 곳이 마땅치 않았다.
코로나19로 인해 시내권의 과밀학교와 외곽지역의 작은 학교의 차이가 더욱 두드러졌다. 학생 수가 1715명에 이르는 탑동초는 격일·격주로 등교해야 했다. 코로나19 사태는 학생수를 적정 수준으로 조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는 계기가 됐다.

최근 대구시교육청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춰 30명이 넘는 과밀학급은 단계적으로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초등학교는 특별교실과 관리실 등을 전용해 일반교실로 사용하고, 과밀학교 재학생이 희망하면 인근 소규모 학교로 통학할 수 있도록 공동통학구역을 운영할 방침이다. 중학교는 내년 신입생부터 학급당 학생수를 32명 이하로 배정하는 ‘학급당 배정 인원 상한제’를 추진할 예정이다. 울산광역시에서는 전교조를 중심으로 학급당 학생수 20명 이하를 법제화 하라고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개최하기도 했다.

▲ 고대초등학교가 코로나19에 맞춰 드론 축구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학습 격차 두드러져
한편 학교가 아닌 집에서,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교육으로 인해 학생 간 학습격차가 더욱 크게 벌어지고 있다. 박영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당진지회장은 “코로나19로 가정에서 온라인 수업이 이뤄지면서 학교에 오지 못해 방임·방치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나은미래학원을 운영하는 백종하 씨는 “온라인 수업을 열심히 듣는 학생들이 있는 반면 형식적으로 접속만 한 채 게임을 하는 등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다”며 “소수의 학생들이 온라인에 접속해 의사소통을 하며 수업을 듣는 방식이 아니라면, 단순히 영상만으로 수업을 듣는 방식에는 교육 효과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에 대해 해결방안을 모색하고자 당진교육지원청에서는 지난 9월 ‘우리는 어떻게 가르치고, 어떻게 배워야 할까’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에서도 원격수업으로 인한 학습격차에 대해 문제가 지적된 가운데, 아이들의 학습 활동을 돕는 가정과 그렇지 않은 가정 간에 학습격차가 눈에 띄게 두드러진다는 의견이 많았다. 또한 교사와 학생 간 쌍방향 소통이 어렵다는 점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이에 원격수업을 위한 시스템을 정비하고 수업에 참여하는 주체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교사가 학생에게 일방적으로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기보다 화상채팅을 통해 실시간으로 응답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학습에 뒤처지는 학생들을 위한 교육 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당진교육지원청에서는 원격수업 역량 강화를 위한 교사연수를 진행하는 한편 원격수업지원단을 구성해 교사들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실시했다. 더불어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에게는 예비교사와 1대1 학습 멘토링을 실시하고, 난독증을 겪는 학생들에게는 치료를 지원하고 있다. 이밖에도 방과 후 학습지원단이 학교로 찾아가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보조 교사를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당진교육지원청 초등교육팀 홍희주 장학사는 “학생이 많은 탑동초와 원당초, 기지초, 계성초, 원당중에서는 교대로 수업이 이뤄지고 있다”며 “반면 규모가 크지 않은 그 외 학교에서는 전면등교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격수업의 질을 높이고 원격수업에 대한 학부모들의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연수 등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양한 온라인 교육 방식 등장
한편 학교에서도 코로나19에 맞춰 이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들을 실시하고 있다. 고대초에서는 비대면 상황에 맞춰 드론을 활용한 ‘드론축구’를 진행했으며, 서야고에서는 온라인 입시설명회, 온라인 토론대회 등을 개최했다. 더불어 온라인을 활용한 면접과 자소서 특강을 비롯해 온라인 체육대회도 준비하고 있다.

서야고 안능수 교사는 “그동안 없었던 온라인 방식으로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에 교사들의 부담도 크다”며 “학생들 사이에서는 태블릿PC 등 온라인 수업 기반을 개개인이 얼마나 갖추고 있는지에 대한 격차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시대에 효과적인 학습도 문제지만 아이들의 사회성 발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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