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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읍면소식
  • 입력 2020.11.20 20:12
  • 수정 2020.11.22 13:58
  • 호수 1332

합덕·우강 화합의 첫 걸음을 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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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강 솔뫼성지부터 합덕 신리성지까지 이어진 ‘버그내 순례길’
순례길 양 끝지점에서 시작해 합덕제에서 만난 주민들
합덕주민자치회·우강주민자치회 소통협력 사업 추진

 

길의 이쪽 끝과 저쪽 끝에서 걷기 시작한 두 지역의 사람들이 한 곳에서 만났다. 같은 시장을 이용하며 하나의 생활권을 공유하고 있는 합덕·우강 주민들은 종교도, 문화도, 일상의 모습도 많이 닮아있지만, 행정구역이 나뉘어 있어 주민들은 서로에게 거리감을 느끼곤 했다.
그러나 최근 두 지역 주민들이 서로에게 다가가기 위한 첫 걸음을 뗐다. 믿음·소망·사랑을 이야기하는 종교적 가르침을 따르듯 한 발자국씩 꼭꼭 순례길을 짚어 걸으며 서로를 향해 다가갔다.

지난 18일 합덕읍주민자치회(회장 김봉균)와 우강면주민자치회(회장 문수일)가 합덕-우강 소통협력사업 ‘길 건너 우리마을 순례길 걷기 행사’를 개최했다. 지난 5월 사업 추진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이후 코로나19로 사업을 추진하지 못하다 이번 순례길 걷기 행사를 개최한 것이다.
이들은 합덕·우강 주민들의 화합은 물론 내년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을 맞이하며 버그내 순례길을 걷기로 했다.

버그내 순례길은 우강면 솔뫼성지부터 합덕읍 신리성지까지 이어지는 13.3km의 천주교 유적지를 연결한 길이다. 이날 우강 주민들은 솔뫼성지부터, 합덕 주민들은 신리성지부터 걷기 시작해 순례길의 중간 지점쯤 되는 합덕제에서 만났다. 두 어 시간 가량 서로를 향해 걸어온 주민들은 합덕·우강 할 것 없이 일대 주민들의 오랜 삶을 간직해온 합덕전통시장에서 뜨끈한 국밥 한 그릇을 먹으며 온기를 나눴다.

두 지역 주민 간의 화합을 위한 행사로 시작했지만, 길을 걸으면서 생각지 못한 여러 수확도 있었다. 천주교 신자들에게 버그내 순례길은 ‘한국의 산티아고’로 불릴 만큼 유명한 순례길이지만, 정작 천주교 신자가 아닌 주민들은 지역에 살면서도 순례길을 온전히 걸어볼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이 행사를 통해 지역의 역사를 생각하며 지역에 대해 더 알아가는 계기가 됐다.

또한 내년에 있을 김대건 신부 200주년 기념행사를 앞두고 지역주민들의 눈으로 순례길의 부족하고 보완해야 할 점을 찾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세계인이 주목하는 기념행사가 시작되기 전 개선점을 찾아 보완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시점에서 이번 걷기 행사가 버그내 순례길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관심을 이끄는 역할을 했다. 뿐만 아니라 전통시장에서 함께 식사하는 자리를 만들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노력도 잊지 않았다.

김봉균 합덕읍주민자치회장은 “우강면과 합덕읍의 화합과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에 대해 주민들의 관심을 환기하는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며 “순례길을 걸으면서 발견한 개선점과 주민들의 의견을 정리해 당진시에 공식적으로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문수일 우강면주민자치회장은 “지역의 명소로 알려져 있지만 막상 주민들이 직접 걸어본 적이 없는 버그내 순례길을 주민들이 함께 걸어보는 계기가 돼 무척 좋았다”며 “합덕과 우강 주민들이 서로 화합해 지역의 발전을 도모하는 첫 걸음이 됐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순례길 걷기 행사 한마디

문수일 우강면주민자치회장: 순례길을 따라 걸으면서 지역의 역사와 내년에 있을 행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김봉균 합덕읍주민자치회장: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에 즈음해 합덕과 우강의 상생·발전 방안을 모색하고자 이번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길을 걸으면서 우리의 모습을 성찰해보고, 합덕·우강 주민들이 마음을 열고 소통하는 시작이 되길 바랍니다.

박진한 우강면장: 이번 행사는 두 지역 주민들의 화합을 다지고,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돌아보는 계기였습니다. 합덕과 우강 주민들의 마음이 하나되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김지환 합덕읍장: 버그내 순례길이 우강과 합덕을 잇듯, 이번 행사가 두 지역의 대화의 물꼬를 트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합덕과 우강지역의 경제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었길 바랍니다.

>> 주민들이 지적한 버그내 순례길 개선사항

이정음 전 합덕읍주민자치위원장: 무명 순교자의 묘 입구가 너무 협소해 정비해야 하고, 합덕제 중수비는 비가 많이 오면 가라앉거나 넘어질 수 있어 대책이 필요합니다.

이민경 합덕읍주민자치회 사무국장: 처음 순례길을 찾은 사람들은 자칫 길을 잃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표지판이나 이정표가 눈에 잘 안띄어 이를 개선해야 합니다. 지역의 사회단체나 모임을 활용해 주말마다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해도 좋을 듯 해요.

곽재성 합덕읍이장협의회장: 길을 안내하는 이정표 정비는 물론이고 순례자들이 물을 마시며 잠시 쉴 수 있는 쉼터를 조성해 불편하지 않도록 충분히 준비해야 합니다. 노면 상태가 좋지 않은 곳도 있어 보완이 필요합니다.

김봉균 합덕읍주민자치회장: 마을별 또는 순례길 유적지별로 은퇴한 교육자·공직자 등을 순례길 해설사로 양성해 지역을 찾는 순례객들에게 도움을 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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