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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지
  • 입력 2020.11.22 13:53
  • 수정 2020.11.24 17:27
  • 호수 1332

최장덕 당진북부사회복지관 고지내스마트분관장
두 번의 암 극복…“함께 하는 삶 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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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과 함께하고자 자신의 공간 내어줘
주민 바리스타 교육 후 마을에 커피 나눔

한때는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한 적도 있었다. 제주도 조차 오가기 어려웠던 시절, 유럽으로 출장 다니곤 했다. 하지만 늘 같을 순 없었다. 형편이 어려운 교회를 돕다가 형편이 급격히 힘들어졌다. 수중에 한 푼도 없었다. 밥 사 먹을 돈은 물론이거니와 혈압약 처방을 위해 병원을 오가는 버스비조차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찾아온 두 번의 암. 죽음 앞에 섰던 그는 지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고향인 대호지면 송전리에 터를 잡은 그는 ‘고지내스마트분관’으로 자신의 공간을 내어주며 봉사하는 삶을 살고 있다.

 

“함께 여유 즐기고파”

최 분관장은 대호지면 송전리, 스마트분관으로 활용하고 있는 이 자리에서 태어나 유년시절을 보냈다. 당진을 떠나 군 제대 후 인천에서 일하다 직장이 이전하면서 군산에서 30여 년을 생활했다. 퇴직 후 당진을 찾은 그는 채운동을 거쳐 고향집을 다시 찾았다.

당시 당진시 지원을 받아 석면 슬레이트를 제거했고 부족한 비용을 당진북부사회복지관(관장 이건일)이 지원해주며 인연을 맺게 됐다. 경제적으로 형편이 어려웠지만 받은 만큼 돕고자 했던 최 분관장은 가정 7곳을 맡아 도시락을 배달했다. 하지만 연이은 암 수술로 그마저도 힘들게 됐다. 또 다른 봉사를 알아보던 그는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듣기 위해 만든 취미 공간을 복지관에 빌려주기로 했다.

“옛날엔 ‘같이’ 농사를 지었는데 요즘엔 다들 기계를 이용해 혼자 농사를 지어요. 그래서 이웃과 교류가 없어졌어요. 농촌 역시도 경쟁하는 삶을 살고 있죠. 특히 외지에서 온 이들은 더 고립될 수밖에 없어요. 큰 문화생활은 아니더라도 함께 여유 있는 생활을 즐겼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공간을 공유하기로 했어요.”

 

돼지우리였던 곳이 분관으로

이 작은 공간은 한때 돼지를 기르던 우리였고, 맨땅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꽤 번듯한 문화공간이다. 서산으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넓은 창 너머 사계를 담고 있는 산이 바로 보인다. 클래식 음악이 흐르고, 그가 취미로 그린 그림이 벽에 걸려 있다.

이곳에서 지난 9월부터 10월까지 마을주민 10여 명을 대상으로 바리스타 교육이 진행됐다. 더불어 현재는 5~6명의 주민이 일주일에 하루 마을 길목에서 커피를 만들어 지나가는 주민에게 나누고 있다. 사람이 모여 있다는 소식을 접하면 커피를 들고 작업하는 밭까지 찾아가곤 한다고. 이처럼 스마트분관은 송전리의 복지이자 문화 공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금이 행복해”

이전보다 가진 것도 적고 건강이 좋은 것도 아니지만 그는 “너무 즐겁다”고 말했다. 하루는 마을 쓰레기장을 관리하고, 또 하루는 주민들에게 커피를 내려 베푸는 삶이 행복하다고. 또 거동이 어려워 경로당조차 오지 못하는 어르신들의 집에 찾아 안부를 묻기도 한다.

최 분관장은 “경제적 지원도 복지지만 여가생활을 하고 사람들과 교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역시 복지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주민들이 이 공간에서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곳을 카페로 만들어 수익을 내 더 많은 봉사를 하고 싶다”며 “또한 암 극복 과정을 사람들과 나누며 희망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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