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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소개
  • 입력 2020.11.28 10:44
  • 호수 1333

[책 읽는 가족] 문수일, 문한나, 문지훈 씨 (우강면 창리)
독서 함께 하며 책으로 소통하는 우리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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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기 제40회 국민독서경진대회 우수상 수상
당진시 예선부터 충남도 거쳐 전국 본선까지

아버지와 딸과 아들이 함께 책을 읽는다. 자녀들은 어렸을 때부터 책으로 둘러싸인 아버지의 서재에서 놀며 자랐다. 아버지가 독서를 강요하진 않았지만 늘 책을 가까이 하며 지냈기 때문에 자녀들 또한 독서는 일상이었다. 오랫동안 길들어진 습관은 어른이 될 때까지 이어졌고, 책을 읽고 가족들과 대화하며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것도 자연스럽게 삶에 물들었다.

우강면주민자치회장인 문수일(67) 씨와 딸 문한나(38) 씨, 그리고 아들 문지훈(33) 씨가 함께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써 대통령기 제40회 국민독서경진대회 우수상 수상했다. 당진시 예선부터 충남도를 거쳐 전국 본선까지 올라 우수상을 수상했다.

새마을운동중앙회가 주최한 독후감 대회에 가족이 함께 나선 건, 새마을문고 당진시지부장을 지냈던 문수일 씨가 자녀들에게 먼저 제안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하이문 북클럽’이라고 이름을 짓고 함께 책을 읽었다.

이웃사랑 실천과 환경을 주제로 한 이번 독후감 대회에서 아버지 문수일 씨는 김형석 교수의 <백세일기>를 읽고 이웃사랑 실천과 연관 지어 독후감을 썼다. 딸 문한나 씨는 이본 쉬나드의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아들 문지훈 씨는 타일러 라쉬의 <두 번째 지구는 없다>를 읽고 환경을 주제로 독후감을 작성했다.

100세 맞은 철학자의 인생 이야기
아버지 문수일 씨가 읽은 <백세일기>는 올해 100세를 맞은 철학자 김형석 교수가 쓴 일상의 기록이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조선일보에 게재된 ‘김형석의 100세 일기’를 연재한 것을 책으로 엮었다. 나이 듦과 건강, 가족, 신앙, 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기록한 이 책에는 한 세기를 살아온 철학자의 인생이 담겼다.

문수일 씨는 “평소 김형석 교수의 글을 좋아해 이 책을 읽게 됐다”며 “어떻게 나이 들어가야 하는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책”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웃사랑이 꼭 기부와 봉사만은 아닌 것 같다”며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메시지를 나누는 것 또한 이웃사랑의 하나라고 생각해 이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썼다”고 말했다.

경제와 환경이 공존할 수 있을까?
코로나19로 환경에 대해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는 딸 문한나 씨는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 창업자의 경영 철학을 담은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을 읽었다. ‘우리 옷을 사지 마세요’ 캠페인으로 더욱 유명한 파타고니아는 이본 쉬나드가 창업한 친환경 아웃도어 브랜드다.

최대효율을 추구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와 환경은 양립하기 어려운 가치로 여겨지지만 이본쉬나드는 환경피해를 최소화 하면서 최고의 제품을 만든다는 철학으로 파타고니아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문한나 씨는 “코로나19로 일을 쉬게 돼 산책을 자주 했다”면서 “바쁠 때는 보이지 않았던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왔고, 사계절의 변화를 느끼며 올 한 해를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일상을 통해 환경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면서 이 책을 선택했다”며 “멋진 가치관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소비를 이끈다는 것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덧붙였다.

자연과 단절된 현대인의 삶
한편 아들 문지훈 씨는 TV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 출연했던 타일러 라쉬가 쓴 <두 번째 지구는 없다>를 읽었다. 이 책은 누나인 문한나 씨가 추천해준 책이다. 서울에서 일을 하는 그는 지하철을 타고 오가는 출퇴근길을 이 책과 함께 했다. 타일러 라쉬는 이 책을 통해 기후위기에 대해 말하며, 자연과 단절된 현대인의 삶을 재조명 하고 있다.

문지훈 씨는 “이 책은 환경의 중요성을 이야기 하는 만큼, 책도 콩기름으로 인쇄했고, 겉표지도 잉크 사용을 최소화 하고자 단순하게 디자인 했다”면서 “누나의 추천으로 읽기 시작했지만 읽을수록 빠져드는 책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책을 읽고 난 후 텀블러를 사용하는 등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환경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책과 독서의 중요성 알았으면”
이렇게 아버지와 딸과 아들은 책을 통해 서로 소통하며 교감을 나눈다. 덕분에 훨씬 더 많은 대화를 할 수 있게 됐다고. 문수일 씨는 “동네에 체육관은 없어도 도서관은 꼭 있어야 한다”면서 “사람들이 책과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 더 많이 깨달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책 읽는 나라가 선진국이라고 하잖아요. 미국에서 유학할 당시 도서관에 가면 낮 시간엔 노인들이 책을 읽고, 4시 이후 학교가 끝날 무렵이면 학생들이 도서관을 이용하곤 했어요. 요즘 누가 도서관에 가느냐고 하지만, 콘텐츠가 훌륭하면 사람들은 언제든 갈 준비가 돼 있답니다. 도서관이 단순히 책을 읽고 빌리는 곳이 아니라 지역문화의 중심이 돼 항상 지역주민들로 활기를 띠는 곳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문한나·문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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