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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고 휴대폰으로 애니메이션 제작
애니메이터 꿈꾸며 미대 입시 준비 중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한 채윤 학생의 꿈은 화가다. 밑그림 같았던 꿈에 채색을 하며 꿈을 더욱 선명하게 그려나가는 중이다. 그가 그린 그림들은 살아 움직인다. 단편소설 <어비>를 감명 깊게 읽은 채윤 학생은 장면들을 그림으로 그려 30초 분량의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했다. 이를 시작으로 애니메이터의 꿈을 완성하기 위해 계속해서 도전에 나서고 있다.

SNS로 캐리커처 판매하기도

채윤 학생은 강원도에서 태어나 자랐다. 목회자인 아버지(김석기 탑동감리교회 담임 목사)를 따라 16살 여름 무렵 당진을 찾았다. 마냥 그림 그리는 게 좋았던 채윤 학생은 옆집에 살던 이웃 언니네 집에 가서 보던 애니메이션도 좋아했다. 그렇게 그림을 접하며 애니메이션까지 꿈을 키워 나갔다.

학원에 다니며 미대 입시를 준비하던 채윤 학생에게 언니(김시은)가 제안을 던졌다. 실용음악과를 전공하는 언니는 그에게 수공예품 온라인 판매처인 ‘아이디어스’를 소개하며 직접 그림을 그려 판매해보는 것이 어떠냐고 물었다. 솔깃한 채윤 학생은 지난해 8월 SNS(인스타그램)로 주문을 받아 캐리커처를 그리기 시작했다.

2~3개월 동안 짧게 진행한 일이었지만, 경험의 가치는 무엇보다 컸다. 그는 “캐리커처를 그리면서 자연스럽게 인물의 특징을 잡아내는 훈련을 하게 됐다”며 “또한 큰 금액은 아니지만 그림을 그려 수익까지 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좋아해”

<패트와 매트>, <꼬마 펭귄 핑구>, <크리스마스의 악몽>, <유령신부> 이 작품의 공통점은 모두 ‘스톱모션’으로 만든 애니메이션이다. 스톱모션은 장면마다 정지한 물체를 이동시켜 촬영하는 방법으로, 정지된 그림과 달리 독특한 움직임을 내는 것이 매력적이다.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에 빠진 채윤 학생은 “스톱모션 작품을 모두 봤을 정도로 좋아한다”며 “특유의 분위기와 딱딱한 듯한 움직임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헨리 셀릭의 <코렐라인: 비밀의 문>은 정말 재밌게 본 작품”이라면서 “몽환적이고 공포스러운 분위기가 좋았다”고 추천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많지만, 당진에서는 스톱모션은 물론, 애니메이션을 전문적으로 배울 수 없는 것이다. 그는 “애니메이션이나 스톱모션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실제로 보고 싶다”며 “직접 체험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전설 착안해 그림책 만들기도

지역에서 전문적인 교육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채윤 학생은 포기하지 않았다. 할 수 있는 한 계속 도전하고 경험에 나서고 있다. 그는 “관심 있는 분야를 전문적으로, 체계적으로 접하는 게 어려워 아쉽다”며 “하지만 미술을 배우는 것 자체가 좋다”고 말했다.

올해 채윤 학생은 문학작품을 읽고 재창작하는 공모전에 참여했다. 이번 공모전에서 채윤 학생은 책 <어비>를 읽고 휴대폰 어플을 이용해 약 30초 분량의 애니메이션을 만들었고, 금상을 수상했다.

한편 <어비>는 도시 뮬류센터에서 일하던 ‘어비’가 회사를 그만둔 뒤 인터넷 개인 방송 사이트에서 1인 방송하는 것을 담아낸 단편소설이다. 수업시간에 소설을 접한 그는 “노동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는 현실이 색다르게 다가왔다”며 “어비의 인터넷 1인 방송이 노동인지에 대한 질문에서 애니메이션 작품이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학교 미술동아리 ‘아르떼’에 소속해 당진의 이야기와 전설을 소재로 그림책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여기서 채윤 학생은 면천면에 전해오는 가야산 문달음 전설을 그림으로 그려냈다.

문달음 전설은 목숨을 걸고 누이와 남동생이 경쟁하는 이야기다. 아들을 향한 어머니의 편애가 결국 불공정한 결과를 가져왔고, 이로 인해 딸이 목숨을 잃게 된다는 비극적인 지명 전설이다. 채윤 학생은 직접 글을 짓고 그림을 그려 그림책 <문 매달이 전설>을 만들었다. 그는 “오일파스텔을 이용해 흰색과 검은색만을 써서 판화 느낌을 내고자 했다”며 “그동안 그리던 그림 스타일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법으로 도전했다”고 덧붙였다.

“미대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목표한 바가 이뤄지면 좋겠어요. 앞으로 행복하게 사는 게 꿈이에요. 제 그림이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더없이 행복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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