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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20.12.28 10:17
  • 호수 1337

[독자기고]문수일 우강면주민자치회장
백세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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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석 교수의 <백세일기>를 읽고-

‘소통’이라는 단어는 지금의 시대에 매우 중요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하나 소개하려 한다. 아침 일찍 하루를 시작하기 전 시간이 허락하는 한 종이신문을 펼쳐서 꼼꼼히 읽어보고 하루를 시작한다. 언제부터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나의 소중한 세상과의 소통의 시간을 기대하고, 설레게 만드는 칼럼이 하나 있다. 글만으로 한달에 한 번 나를 설레게 만드는 이는 누구일까?

바로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이자 특히 100세 교수로 유명해진 김형석 교수다. 김 교수는 평안도 출신으로 광복절 이후 가족들과 탈북하여 남한에 정착했다. 연세대 철학과 교수로 일하고, 6남매를 양육하고, 수많은 제자를 키워냈다. 지금까지도 저술 활동과 강연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잔잔하지만 깊은 울림을 전달해 주는 김형석 교수의 글이 더 궁금하고 읽고 싶어서 어느덧 나는 그의 책 <백세 일기>를 한 장 넘기고 말았다.

나의 다음 세대 평균수명은 100세라고 하지만, 김 교수에게 주어진 100세라는 나이는 쉽게 주어진 것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책에는 여러 방면의 성찰들이 담겨있다. 어렸을 때 몸이 너무 약해 20살을 넘기기 어려우리라 생각했는데 지금까지 삶이 허락됨에 감사함, 막역하던 친구 두 명이 먼저 세상을 떠나 혼자 남아 남겨진 자의 책임을 다하려는 노력, ‘공허함’에 대한 사유 사회활동을 위한 건강한 식습관, 그리고 체력유지를 위한 수영과 산책 등 다른 사람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의 그의 개인적인 고군분투의 시간, 신체적인 늙음은 계속되지만 인간적인 성장은 아직 부족하다며 성장의 의지 등….

지금까지 맺은 열매들을 이웃과 사회에 돌려주며 인생의 참 좋은 시기를 보내고 있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찡해졌다. 몇몇 이야기들이 기억에 남는다. 그가 지팡이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92세의 한참 어린 노인이 동생인 줄 알고 반말을 했던 사연은 입가에 미소를 지게했다.

또 학생들 대상으로 강연을 할 때 윤동주 시인과 학교 동창생이라고 소개되자 손뼉 치며 함성을 지르며 본인을 ‘좀 나이 많은 친구’로 보는 것 같다고 흐뭇해하던 장면에서는 한평생 학생들을 떠날 수 없다는 교육자의 사랑이 내 마음에 전해져 왔다. 그리고 6남매를 키우느라 얼마나 고생했냐는 물음에 “사랑이 있는 고생은 가장 행복한 일”이라고 현명한 대답을 한 그의 말씀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젊은 세대들에게 사랑에 대한 가치를 설명해 줄 때 마음에 와닿을 수 있는 좋은 표현이 되리라 생각했다. 이처럼 그의 글은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을 삶의 지혜로 표현하며 이웃을 살필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좋은 영향력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코로나19로 지쳐있던 일상에 그의 글은 활기찬 숨을 불어넣었다. 나도 이웃을 향한 사랑을 품고 좋은 영향력을 갖도록 노력하고 싶다. 삶에 대한 희망을 품으라는 말은 하기 쉽지만, 희망을 품도록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의 삶을 통해 많은 이웃에게 삶의 희망을 안겨준 것은 감동이다. 나 또한 내 하루의 삶을 충실히 진정성 있게 살아가며, 더 많은 이웃에게 도움이 되는 삶으로 채워가기를 꿈꿔본다.

삶이라는 선물을 받아 매일매일 열어볼 기회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나에게 주어진 축복이 아닐까. 소중하고 귀하게 여겨서 아직은 더 성장할 수 있다는 청년의 마음으로 힘차게 나의 일터로 출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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