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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댁 텃밭에서는 꿈이 자란다”
농사 짓는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 민선아 씨
(순성면 아찬리)

가족 먹을 만큼 키우다 현재 20여 종 농사 지어
페이스북으로 농사 짓는 모습 중계하고 판매까지
박경미l승인2021.01.15 20:02l(144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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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 민선아(응웬티 투이) 씨는 순성면 아찬리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 3년 전부터 베트남 작물을 농사 짓기 시작한 그는 처음엔 가족들이 먹을 만큼만 키우기 시작했다. 작게 시작한 농사는 규모가 점점 커져 지금은 농산물을 전국으로 판매할 정도가 됐다.

▲ 2019 당진해나루황토고구마축제에서 선아 씨와 그의 가족들

당진남자 만나 당진살이 시작

선아 씨는 2008년경 당진을 찾았다. 드라마를 통해 한국을 접했던 그는 “TV에서 보던 한국과 실제로 만난 한국은 달랐다”며 “TV를 통해 한국의 발전된  도시 모습만 봤는데 결혼으로 찾은 당진은 논과 밭이 대부분이라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말했다. TV에서 보던 건물과 빌딩이 많은 도심지에서 살 줄 알았다고.

베트남 교역의 중심지로 무역이 활발한 하이퐁에서 자란 도시여성이 순성면 아찬리 시골 마을에 둥지를 틀면서 뜻하지 않게 농촌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마을에 집이 거의 없고 밭이 지천인 모습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입에 맞지 않는 음식이 야속

당진에 시집 왔을 때에 선아 씨는 한국말을 거의 하지못했다. 남편(김군회)이 선아 씨에게 한글과 한국어를 알려줬지만 여전히 한국은 낯설었다. 선아 씨는 “말을 하고 싶어도, 한국어를 할 수 없어 답답했다”고 말했다. 소통의 어려움과 함께 한국 음식까지 그의 입맛에 맞지 않아 더욱 힘들었다.

“처음엔 말뿐 아니라 음식도 입에 맞지 않아 힘들었어요. 결혼한 지 얼마 안 돼 남편이 면천의 콩국수집에 데려갔어요. 남편이 사주니 조금 먹긴 했지만 콩국수가 입맛에 맞지 않아 잘 먹지 못했죠. 콩국수뿐 아니라 회, 김치도 못 먹었어요. 횟집에 가면 회와 함께 나오는 탕에 샤브샤브처럼 회를 익혀 먹었고 김치는 시누이가 백김치를 담아주곤 했어요.”

점차 말이 늘고 당진의 삶에 적응하면서 입맛도 적응해나갔다. 이제는 먼저 콩국수, 회를 먹자고 말할 정도라고.

▲ 밭에서 일하는 선아 씨

스스로 경제활동 하고자 시작

베트남을 떠나 당진살이를 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회사를 다니지 못하는 것이었다. 베트남에서 운동화 제조 회사에서 3년여 간 일했던 만큼 선아 씨는 한국에서도 회사에 다니며 일하고 싶었다. 하지만 아직 자녀들이 어려 일을 하기 어려웠다고.

스스로 경제활동을 하고 싶었던 그가 찾은 방법은 농산물을 판매하는 것이었다. 조금씩 가정에서 먹을 만큼만 베트남 농작물을 키웠던 선아 씨는 3년여 전부터 본격적으로 베트남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선아 씨는 “처음에는 집에서 먹을 만큼만 심다가 주변 지인한테 팔기도 했다”며 “베트남 채소가 인기가 좋아 돈을 벌 수 있겠다 싶었다”고 덧붙였다.

▲ 선아 씨의 자녀들이 밭에서 농사일을 돕고 있다.

한국 채소와 다른 베트남 채소

선아 씨의 하루는 밭에 퇴비와 물을 주고 잡초를 뽑느라 바쁘다. 수확 시기가 오면 20여 종류의 베트남 작물 수확에 택배 포장까지 끝마쳐야 한다. 부리나케 달려 오후 3시까지 순성농협에 택배를 접수하고, 저녁에는 페이스북 라이브방송으로 다음날 판매할 베트남 채소를 중계한다. 이후에는 밤 12시까지 판매장부를 정리한다고.

베트남에 있을 때보다 농사일을 더 많이 한다는 선아 씨는 “농사일이 힘들어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이기에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사일을 하면서 때로는 벼룩벌레 퇴치로 몸살을 앓기도 했다. 소독약을 뿌리고 수시로 벼룩벌레를 잡았다는 그는 “농사를 지으면서 벼룩잎벌레가 나타날 때 제일 속상했다”며 “배추를 갉아먹는 벼룩잎벌레를 제대로 잡지 않으면 작물이 죽거나 상품 가치가 떨어진다”고 전했다. 이어 “벼룩잎벌레만 없으면 농사가 한결 수월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선아 씨가 2019 당진해나루황토고구마축제 요리경연대회에서 고구마 튀김 요리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나만의 판매전략 ‘페이스북’

그만의 판매전략은 SNS 활용이다. 선아 씨는 낮에는 택배 포장하는 모습을 중계하고 이따금 작물이 자라는 밭을 보여주고, 밤에는 다음날에 판매할 채소의 수량과 가격을 공지하고 직접 수확한 채소를 보여주며 소비자와 소통한다.

선아 씨는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베트남 사람들은 카카오톡보다 페이스북을 더 많이 사용한다”며 “그래서 페이스북을 통해 농산물을 홍보하고 판매까지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농작물을 잘 키워서 많은 사람들에게 판매하고 싶어요. 해충 피해 없이 농작물이 잘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나중에 아이들이 좀 더 크면 농사와 함께 회사생활을 하고 싶어요.”


박경미  pkm94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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