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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3.15 11:05
  • 호수 1347

서금구 전 합덕대건노인대학장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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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재 털어 노인대학 설립…합덕지역 노인교육에 헌신
덕사학위 제정 등 배우고 베푸는 노년의 삶 강조

조선일보 정치부 기자 출신…군사정권 비판해 곤욕
당진시대 연재기사 ‘사람아 사람아’ 책 출간하기도
 

합덕대건노인대학을 설립한 서금구(90) 학장이 지난 7일 별세했다. 1932년 예산군 덕산면에서 태어난 서금구 전 학장은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조선일보에서 정치부 기자로 일했다.

그의 기자생활은 이승만 정권 당시 조봉암이 대통령 후보로 출마한 진보당 출입기자를 시작으로 1970년대 중반까지 이어졌다. 서 전 학장은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발족의 밑거름이 된 지학순 주교 구속과 관련해 박정희 정권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를 썼다가 중앙정보부에 끌려가기도 했다. 

이후 조선일보에서 나온 뒤 일본에 머물다가 57세에 고향 덕산으로 돌아와 사재를 털어 어린이도서관을 만들기도 했다. 서금구 전 학장은 천주교 신앙생활을 하며 솔뫼성지에 위치한 피정의 집 관리를 맡으면서 당진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솔뫼 피정의 집을 11년 동안 관리하며 지난 1990년 4월 합덕읍에 대건노인대학을 설립, 삶의 마지막까지 노인교육을 위해 헌신했다. 

서 전 학장은 ‘신뢰받는 생활, 꿈을 갖는 생활, 사랑할 줄 아는 생활’을 교훈으로 합덕대건노인대학을 운영하면서 초청강의, 효도관광, 노인학생 그림전시회, 웃음치료, 금혼식 및 세대 통합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편, 웰다잉 교육을 실시하는 등 당시 당진지역에 없었던 다양한 노인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러한 학생들의 활동을 엮어 노인전문잡지 <영예로운 사람들>과 대건노인학보 <대건실버스타>를 발간했고, 4년 동안 꾸준히 노인대학을 출석한 학생들에게는 ‘덕을 갖췄다’는 의미에서 덕사학위를 제정해 수여해왔다. 

뿐만 아니라 후원자와 자원봉사자들을 모집, 무의탁 노인에게 도시락을 전달하는가 하면, 무료 경로식당을 운영하며 재가노인봉사회 ‘작은 카네이션’을 결성해 봉사활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렇게 노인교육에 열정을 바쳤던 그는 지난 2013년 10월, 23년 동안 이끌던 합덕대건노인대학장 직에서 물러났다. 

한편 서 전 학장은 당진시대 창간 초기였던 1994년부터 1998년까지 객원기자로 활동하며 매주 합덕을 비롯한 지역주민들의 삶을 기록하고 지역의 역사·문화를 담은 기사 ‘서금구의 사람아 사람아’를 연재했다. 1997년에는 당진시대에 실린 그의 글을 엮어 같은 제목의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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