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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21.03.29 16:49
  • 호수 1349

[복지칼럼] 박경애 세한대 휴먼서비스융합학과 교수
4차 산업 혁명시대의 사회복지와 과학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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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이 바꾸어 놓은 일상은 사회복지 시스템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융합’이라는 단어로 대변되는 변화의 핵심은 전문적인 영역에도 균열을 일으켜 중국에서는 간호사를 대신하여 환자를 진료하는 인공지능 로봇이 등장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어르신이 직접 자신의 건강을 관리하도록 도와주는 앱이 상용화되는 추세이다.

이러한 변화는 사회복지 분야에 요구되는 시대적 화두는 무엇인지, 사회복지사의 역할은 무엇인지, 사회복지 분야에서 추구하는 전문성은 과연 어떠한 모습이어야 하는지에 대하여 끊임없이 성찰하게 한다.

‘융합’이라는 용어가 비록 사회복지 분야에서는 낯선 듯하지만 ‘연계’, ‘협업’이라는 용어는 오랜 시간에 걸쳐 사용되어 왔고, ‘통합적인 관점’이 보편화 된 요즈음 일선 사회복지기관이나 시설에서 ‘사례관리’를 적용하지 않는 기관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깊숙이 ‘융합’의 속성에 물들어가고 있음을 쉽사리 찾아볼 수 있다.

특이한 지형이라면 사회과학으로 분류되는 사회복지 학문이 그동안 강력한 토대였던 사회학적 기반 위에 ‘과학’이라는 기술적 진보를 견실하게 장착해야 하는 시점에 돌입했다는 점이라고 할 것이다. 이제 사회조사의 형태를 활용한 학문적 속성 외에 인공지능, ICT, IOT 등 과학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사회복지 분야만의 전문적 콘텐츠 개발에도 적극 관여해야 하는 시대인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고령화 사회, 장애 출현률의 증가, 저출산 등의 사회현상에 대응하기 위한 기제로 통합적인 접근의 대표적 실천 방법의 하나인 ‘사례관리’를 활용해 왔다. 그 과정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사회복지기관이나 사회복지사들은 사회복지 분야 외의 다른 전문분야에서 얼마나 정교한 기술적 진보와 실용성을 동시에 갖추고 있으며, 그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는지를, 심지어 사회복지 분야의 경계를 도발하는 것 같은 전문적인 면모를 갖추고 있는지를 마주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제는 그에 안주하는 것을 넘어서 어플리케이션 하나가 촉발시키는 노인복지 분야의 지각변동을, 첨단기기의 사용으로 변화될 어르신의 모습을 상상해야 하는 시점이다. 오래전 일이지만 재가 어르신 가정을 방문했을 때 동행한 가정간호사의 진료가 얼마나 그 어르신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었는지를 경험했던 그 순간의 충격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우리가 입버릇처럼 말하는 ‘수요자중심 서비스’가 무엇인지를 시대적 관점에서 재해석해야 하는 시점이며, 추구하는 전문성이 시대적 요구에 부합하기 위해서 어떻게 변형해야 하고, 점점 더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베이스캠프 ‘지역사회’ 안에서 어떻게 발휘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모색도 늦추지 않아야 한다.      

시대가 요구하는 전문성은 한 분야가 추구하는 독보적인 지식과 기술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다른 분야의 전문성을 익히 알고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충돌하지 않고 동반 성장하는 것까지 포용할 줄 아는 확장성의 토대 위에 있다. 그 토대는 상당히 견고하면서 동시에 유연하다.

의료계는 이미 심리학자나 사회복지사들이 활용하는 상담이나 정서적 개입의 효과를 의과학과 연결하여 그 효과를 검증할 수 있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사회복지 분야에서 뇌과학에 대한 관심은 일부에 지나지 않지만 의학분야에서 사회복지 서비스나 심리정서 서비스의 효과성을 검증하는 것은 단지 일부에 지나지만은 않는다. 신경정신과나 정신과에서 사회복지사나 정신보건 사회복지사를 채용하는 일은 다반사이며, 간호 분야에서도 심지어 노인복지 분야에 대한 연구 수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는 속담은 앞으로 사회복지 실천현장이 지향해야 할 방향성을 직면하게 한다. 요즘 당진에서는 통합사례관리를 중심으로 민․관의 다양한 기관과 종사자들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것은 시대적 변화의 물결에 마주 서서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어 줄 희망의 씨앗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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