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실시간뉴스
편집 : 2024-03-28 10:44 (목)

본문영역

  • 인물
  • 입력 2021.04.16 18:59
  • 호수 1352

“한계 뛰어넘기 위해 노력할 거예요”
[인터뷰] 당진시건강가정지원센터 차정윤 사회복지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복지사 1급 자격증에 지게차 자격증까지 취득
아픔과 트라우마 이겨내고자 노력 이어와

신평공동육아나눔터에서 근무하는 차정윤 사회복지사가 최근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더불어 3톤 미만의 지게차 자격증까지 땄다. 누군가는 “왜 사회복지사가 지게차 자격증을 따냐”고 묻는다. 올해로 6학년이 된 아들에게 본이 되고 싶었던 마음이, 누군가가 필요로 할 때 언제든 달려가고 싶다는 마음이, 그리고 보호하던 아동을 떠나보내고 아픔으로 무너졌던 자신을 스스로 일으키고자 하는 마음이 끊임없는 도전으로 그를 이끌었다.

1년 동안 아이 행방 찾아

평택에서 살았던 그는 어느 날 새벽,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그가 일했던 지역아동센터에서 돌보던 아이를 찾았다는 소식이었다. 1년 동안 행방이 묘연한 아이를 찾기 위해 지자체와 경찰서, 학교 등 여러 기관의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수화기 너머 형사는 아이의 부음을 전했다.
이 아이는 지난 2016년 화장실에 갇혀 계모와 친부의 학대로 사망한 원영이다. 사망 당시 6살이었던 아이는 온몸에 락스가 부어진 채 화상을 입었고, 난방이 되지 않은 화장실에 갇혀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해 영양실조와 골절 등으로 세상을 떠났다.

차 복지사는 “2014년 크리스마스부터 보이지 않아 2016년 3월 원영이가 발견될 때까지 찾아다녔다”고 말했다. 이어 “(시신 상태가 좋지 않아) 아이를 보지 않는 게 좋겠다는 형사의 말을 듣고 당시 느꼈던 분노는 차마 말로 표현하지 못했을 정도다”라고 덧붙였다.

산후우울증 이겨내려 공부 시작

뒤늦게 공부를 시작한 사회복지였다. 대학 졸업 후 4~5년을 여행업계에 종사했던 그에게 아이를 낳고 얼마 되지 않아 산후우울증이 찾아왔다. 그는 “집에만 있으니 아이를 낳고 3개월 만에 우울증이 왔다”며 “그래서 아이를 업고, 1시간 거리를 오가야 하는 평택대 대학원에서 야간으로 사회복지 석사 과정을 공부했다”고 말했다. 아이를 봐 줄 사람이 없을 때는 갓난아이를 들춰 안고 대학원을 다녔다고. 그는 “힘들었어도 너무 행복했다”며 “수석으로 졸업했을 때 정말 제 자신이 떳떳하고 기뻤다”고 전했다.

“기쁨 주는 공간 만들고파”

처음엔 지역아동센터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다 2011년부터 2017년까지 근무했다. 그러다 원영이를 떠나보내고 2년 동안을 우울증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트라우마로 남겨진 이 일로 그는 더는 사회복지 일은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단다. 하지만 자신과 함께 힘들어하던 아들을 보고 다시 일어나야겠다고 마음먹었고, 당진을 찾으며 당진시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일을 시작했다.

처음 맡은 업무는 맞벌이 가정을 위한 워킹맘워킹대디지원사업이었다. 업무 특성상 퇴근 후 늦은 시간과 주말에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일을 하며 그는 행복을 느꼈다. 차 복지사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것도 재밌었고 참여 가족들이 행복해하는 것을 보면서 마음의 위로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후 운영이 저조했던 신평공동육아나눔터를 살려보라는 임무와 함께 지난 2019년 3월 이곳에 오게 됐다. 차 복지사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듣고 공간을 꾸미면서 이용자를 늘려나가기 시작했다”며 “기쁨을 주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계속해 도전하고 싶어요”

한편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은 늘 마음에 안고 있던 숙제였다. 지난해도 도전했지만 심해지는 코로나19로 응시장에 가지 못해 포기해야 했다. 하지만 올해는 시험에 떨어지더라도 이를 자극제로 삼아 이뤄보겠다는 일념으로 도전했고 마침내 자격증을 취득했다. 또한 최근 3톤 미만 지게차 자격증도 얻었다.

“당진으로 이사를 오면서 TV를 없애고 책을 뒀어요. 그리고 저부터 먼저 책을 읽기 시작했죠. 그러다 보니 아이가 따라 읽더라고요. 자격증 공부도 엄마가 성취하는 모습을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시작했어요.”

사회복지사도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고, 혹시나 도움을 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굴삭기 자격증에 도전했다.

“앞으로도 한계치를 뛰어넘고 싶어요. 새벽 6시에 일어나 워킹맘으로서 일과 살림을 끝내면 밤 10시에요. 주말엔 가족과 캠핑을 떠나고요. 제시간이 많이 없죠. 그래도 저는 계속 도전할 거예요. 그리고 저를 필요로 하는 곳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