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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염색 하는 청년 김지민 씨(신평면 금천리)
하늘과 바다를 닮은 쪽빛 희망

신평면 금천리 300평 밭에 쪽 농사 지어
어릴 적 살던 집을 작업실로 만들어
“쪽염색, 일상으로 다가가 활용성 커지길”
박경미l승인2021.04.27 10:00l(135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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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민(33) 씨의 푸른 꿈이 물들어가는 신평면 금천리의 한 작업실. 김 씨가 직접 농사 지어 염색하는 전통방식의 쪽염색을 한 지 어느덧 5년이 흘렀다. 오늘도 이곳에서 그의 손은 푸르게 푸르게 물들어갔다. 
 

신비한 파란색에 매료

어릴 적 김지민 씨는 패션 디자이너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금속재료학과를 전공하고 철강회사에 취업했다. 5년여 간 직장생활을 하다 권태감이 찾아온 그는 권태를 벗어나고자 새로운 취미를 찾아 나섰다. 이때 접한 것이 천연염색이다. 

당시 신평면 금천리에서 천연염색을 하던 이경규 작가로부터 염색 수업을 받았다. 김 씨가 받은 첫 수업이 쪽염색(인디고)이었다. 노오란 물이 파란색으로 변하고 초록색 물에서도 파란색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그렇게 그는 쪽염색에 빠져들어 한국의 전통 쪽염색법을 찾아다녔다.

파랗게 물든 손톱의 비밀

파란색의 쪽염색은 대부분 인도 등 동남아에서 생산된 인디고 분말을 이용한다. 하지만 김 씨는 전통적인 방식을 살리고 싶었다. 전통방식의 쪽염색을 배우기 위해 경기 이천, 전남 나주 등 국내는 물론 미국 뉴욕까지 색을 찾아 나섰다. 

‘김지민표’ 인디고를 위해 그는 직접 염료를 생산하고 염색한다. 염료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쪽 농사를 지어야 한다. 이를 위해 400평 규모의 밭에서 쪽 농사를 직접 짓고 있다. 

전통방식의 쪽염색 작업은 손이 많이 간다. 먼저 물을 담은 큰 통에 쪽을 담가두면 쪽에서 초록 색소가 나오는데 이 물에 회분(조갯가루)을 넣어 치대면 연두색과 푸른색의 거품이 생기고 점점 녹색과 감색, 감청색으로 변한다. 이 과정에서 ‘니람’(침전물)이 만들어지고 자연발효(환원)한 후 염색을 하게 된다. 이렇게 작업한 지도 어느새 5년이 지났다. 

“전통방식으로 염색하니 오랜 시간과 노동이 필요해요. 수고스러움을 감내하는 게 수공예의 매력인 것 같아요. 나만의 색을 찾아갈 수 있어 성취감이 크고, 이것이 내 삶에 있어 윤활제가 돼요.”
 


어릴 적 살던 집이 작업실로

작업실 ‘8991haus’에서 쪽염색 작업이 이뤄진다. 신평면 금천리에 자리한 작업실은 어릴 적 그가 살던 집이다. 마당 한 편에는 김 씨가 직접 만든 비닐하우스 안에서 쪽 모종이 자라고 있다. 현관문을 들어서면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책장에는 예술, 철학, 건축, 농법 관련 서적과, 음악을 좋아해 모아둔 CD가 가득하고 직접 염색한 신발이 놓여 있다. 형과 지내던 침실은 김 씨가 쪽염색을 연구하는 작업실로, 공부방은 염색한 원단 등을 재단하거나 문양염을 하는 곳이 됐다. 서늘한 안방에서는 니람을 보관하고 염색한 결과물들을 사진 촬영하기도 한다.

그는 “염색을 위해 지어진 건물이 아니기에 작업하다 힘들 때도 있다”면서 “누군가에게는 허름한 집일 수 있지만 내게는 어느 공간보다 값지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염색한다는 게 큰 행복이라고.

쪽염색을 소재로 전시

지난 2016년부터 매년 전시까지 개최하고 있다. 첫 전시는 서울의 한 편집숍이었다. 편집숍의 물건을 쪽염색으로 리사이클해 전시했다. 보통 전시는 약 4일에서 일주일간 진행하며 그가 직접 관람객들을 작품 세계로 안내했다. 

쪽염색을 통해 선보이는 작품은 다양하다. 옷과 가방, 신발 등의 다양한 원단은 물론 나무도 염색한다. 김 씨는 “실생활에 다양하게 접목해 쪽염색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자 했다”라며 “다양한 대상에 쪽염색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비주류 문화라고?”

전통방식, 쪽염색, 수공예…. 전시 소개글에서 그와 그의 작품은 ‘비주류의 문화’로 치환됐다. 한국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것은 낯섦으로 다가왔고 비주류로 인식되는 상황이 그는 안타까웠다.

“저한텐 쪽염색이 ‘주류’죠. 쪽염색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선 ‘비주류’가 된 것이고요. 일본은 쪽염색을 브랜드화해서 판매하는 곳이 여럿 있어요. 염색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보다 활용적으로 이용하는 거죠. 일본에 쪽염색을 전한 것은 우리나라인데 오히려 현재 쪽염색의 활용도가 적은 곳은 우리에요. 전통이 보존되고 계승됐다면 더 발전했을 텐데 안타까워요.”

요즘 그는 하늘과 바다 등 자연의 아름다움을 쪽염색을 통해 어떻게 이미지화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우리 땅에서 자란 쪽으로 나만의 푸른색을 찾아가는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 김지민 씨는
-1889년 출생
-신평초, 신평중, 신평고 졸업
-인스타그램 : not2rue
<전시이력>
2016. 08.27~09.02 SLOW STEADY CLUB
2017. 10.13~10.15 Cafe OYE
2018. 10.3~10.8 을지로4가 35
2019. 03.01~03.03 파티션 WSC
2019. 05.17~05.26 공예주간 양재근린공원
2020. 09.18~09.27 공예주간 하갤러리
 


박경미  pkm94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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