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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 입력 2021.04.27 10:07
  • 호수 1353

[2021 당진 차세대 작가전] 박도우 조각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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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노동의 반복 작업으로 얻는 치유
유년의 기억은 현재와 미래에도 맞닿아

박도우 조각가의 2021 당진 차세대 작가전 <보이지 않는>이 오는 5월 6일까지 당진문예의전당 전시관에서 개최된다.

흙의 촉감에 반해 조각 시작

박도우 조각가는 예술고등학교에 진학해 전공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조각을 접했다. 그는 “처음 흙을 만졌을 때의 촉감이 너무 좋았다”면서 “다각도로 입체를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 재밌었다”고 말했다. 박 작가의 어머니 김지원 작가 역시 조각가로 활동하고 있어 영향을 받기도 했다고.

“물론 처음에는 엄마가 반대를 했어요. 조각이 힘들고 어려운 것을 알고 계셨으니까요. 하지만 조각을 하면 내가 더 재밌게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엄마를 설득해 조각을 시작하게 됐어요. 지금은 작업을 하면서 어머니가 많이 도와주고 아이디어를 구상할 때도 의견을 제안해 주시곤 해요.”

설치작업을 많이 하다 보니 어깨가 수시로 뭉쳐 온몸에 파스를 붙이곤 했다. 육체노동이 필요한 작업이 많아 물리치료까지 받지만 고통은 작품이 주는 희열을 이길 수 없었다. 박 작가는 “고생하는 만큼 작품이 좋아진다”면서 “작품을 보고 놀라워하고 신기해하는 관객들의 반응이 더 좋은 작품, 더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된다”고 덧붙였다.

누에고치의 안과 밖

6년 전 어머니의 고향인 당진으로 온 박 작가는 검은 PVC 호스를 잘게 잘라 만든 구 형태의 작업부터 실처럼 얇은 철사로 만든 조형 작업 등을 해왔다.

이러한 작품들은 오랜 노동과 시간이 필요한 반복적인 작업으로 이뤄지는데 그에게 있어 ‘반복’은 주된 작업 구조다. 이번 전시에서도 캔버스에 수많은 누에고치를 붙인 <Unpattern>이나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완충재를 하나하나 실로 엮어 만든 <Shield>에도 반복 작업이 이뤄졌다. 그는 “같은 작업을 반복하면서 잡념이 없어지고 사색에 잠기는 등 스스로를 치유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들은 그의 유년시절과도 맞닿아 있는 누에고치를 모티브로 했다. 어릴 적 외할머니 댁이 있던 장고항의 기억, 뽕잎을 따서 누에에게 먹이를 주고 할머니가 베를 짜던 추억이 그의 작품을 통해 드러났다. 특히 누에고치에는 그의 유년의 감각뿐 아니라 현재와 미래의 의미도 들어있다.

“누에는 고치일 때 천적이 없다고 해요. 누에고치가 외부의 위험요소를 막아주는데 힘든 현실에서 도피할 수 있는 공간으로 빗대어 볼 수 있죠. 또 우리는 힘들고 어려울 때면 ‘엄마 뱃속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하기도 하잖아요. 모성애, 코로나19의 불안감으로부터 도피하고 싶고 보호하려는 마음이 누에고치로 형상화됐죠. 누에가 인고의 시간을 거쳐 고치에서 벗어나 날개를 얻듯이 차세대 작가로 선정된 제가 훗날 비상한다는 의미를 담을 수도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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