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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마을 이야기 3 송산면 당산2리
“그때는 장어가 많이 잡혀 귀한 줄 몰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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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물 풍부했던 마을…“꽃게가 천지”
자연생태를 관찰할 수 있는 숨은 명소

▲ 드론으로 본 송산면 당산2리의 모습. 생태공원으로 조성된 당산저수지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편집자주>
오랜 시간 동안 터를 잡고 있는 보호수와 누구도 찾지 않는 열녀문, 그리고 주민들의 입에서 입으로만 전해지는 전설들이 여전히 마을을 지키고 있다.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없어진 마을이나 없어질 위기에 처한 마을, 또한 자연마을 중에서도 농촌 고령화로 인해 전통의 맥이 끊길지도 모르는 마을의 이야기를 기록하고자 한다. 본지에서는 ‘우리마을 이야기’라는 기획취재를 통해 기사와 영상으로 마을의 이야기를 담아낼 계획이다. 영상은 유튜브 ‘당진방송’을 통해 시청할 수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보도됩니다.

 

아름다운 노을빛을 감상할 수 있는 당산저수지는 지역의 숨겨진 명소다. 이곳에서는 멸종위기에 처해 있는 희귀종인 가시연꽃과 금개구리를 만날 수 있으며 겨울에는 고니와 재두루미 등 철새도 감상할 수 있다.

곶의 안쪽 ‘고잔’

당산저수지가 위치한 송산면 당산2리는 과거 ‘고잔’이라고 불리었다. 곶의 안쪽이라는 뜻으로 불린 ‘곶안’이 변해 ‘고잔’이 됐다고 전해진다.

당산저수지 역시 고잔방죽, 고산저수지라고 불렸단다. 주민들에 따르면 1리와 2리로 분구되기 전 당산리는 면천군 송산면에 위치한 마을이었다. 그러나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송산면 송리, 우산리, 고잔리, 장동, 양지리 일부를 병합해 당산리라고 이름이 지어졌다. 1980년에는 당산리 내 5개 자연부락 중 고잔만이 당산2리로 분구됐다. 당시 주민들은 당산2리가 아닌 고잔리로 명명하길 원했지만 행정편의상 당산2리라는 이름으로 결정됐다.

당산2리에는 동기터, 거무기, 고잔, 뱃말, 용두칠, 서금배, 아래창, 등골, 함박재, 참새골, 오량골, 돌곡재 등 다양한 자연부락이 자리했다. 이 작은 지역에 무슨 마을이 이렇게 많냐고 하겠지만은 지형적인 특징을 살려 만든 조상들의 뜻이 담겨있다.

▲ 왼쪽부터) 최선묵 송산면 당산2리 이장, 유종원 송산면 당산2리 노인회장, 최세묵 송산면 노인회장

자연산 장어가 한가득 잡혀

과거 당산2리 주민들은 바다에서 게, 물고기 등을 잡아 생계를 이어갔다. 최선묵 이장은 “옛날에는 숭어, 망둥이가 많이 잡혔다”며 “추운 겨울에서 따뜻한 봄으로 바뀔 시기에 비가 내리는 밤이면 횃불을 들고 바다로 가서 꽃게를 잡곤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조수간만의 차가 컸던 곳이라 장어도 잘 잡혔다”며 “당산저수지 끝에 수문이 있었는데 저수지 수문 높이까지 물이 차면 장어가 숱하게 나왔다”고 전했다.

“당시에는 자연산 장어의 가치를 모르고 한두 번 먹다가 질려서 버리기도 했지. 그때만 해도 장어가 너무 많아 보양식인지도 몰랐어. 석문방조제를 막고 나서는 자연산 장어는 보기 어렵게 됐어”(유종원 송산면 당산2리 노인회장)

“방조제 생기기 전까지 염전 자리해”

당산2리는 바다를 막은 지역으로, 방조제가 생기기 전까지는 두 곳의 염전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러나 염전이 사라지고 나서는 그 자리가 모두 논이 됐다.

당시 북한에서 피난온 사람들이 염전에서 일하며 숙식을 제공받았다고. 최선묵 이장은 “염전 앞에 창고같은 집이 나란히 붙어 있었다”며 “피난민 10여 세대가 이곳에 살면서 염전에서 일했다”고 전했다. 그는 “어릴 적 염전제방을 만들 때에 레일을 깔고 밀차로 둑을 쌓을 돌을 나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딴섬이라고 불리는 곳에서는 약 75년 전까지만해도 바닷물을 이용해 소금을 만들어 먹었어. 여름에 이곳에 가면 염판에 하얗에 핀 소금이 있었는데, 맨발 벗고 걸으면 염기 때문에 발바닥이 따끔거렸지.”(최세묵 송산면 노인회장)

생태공원으로 재탄생

한편 당산2리는 지난 2009년 환경부로부터 생태마을로 지정돼 2014년 12월에 자연환경 보존을 위한 생태공원이 조성됐다. 최선묵 이장은 “당산저수지에서는 평소에 보기 어려운 금개구리가 6~7마리 씩이나 발견된다”며 “볼거리가 많아 생태를 관찰하는 곳으로도 활용된다”고 말했다. 또한 최세묵 회장은 “생태공원으로 조성된 후에는 산책하고자 이곳을 찾는 이들이 많다”며 “다른 지역 학생들도 자연 생태를 관찰하고, 견학하는 곳으로 당산리를 많이 찾아오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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