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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21.05.28 08:48
  • 호수 1357

[기고] 김영한 당진학교수협의회장
마음이 모든 행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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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임금 태조 이성계가 고려 장군이었을 당시, 명나라의 잦은 침략으로 고려 임금은 이성계 장군에게 5만 군사를 주며 국경을 지키라고 보냈다. 하지만 이성계 장군은 명나라를 치러간 것이 아니라, 가는 척하다가 고려 궁으로 쳐들어가 국가를 장악해 조선을 세우고 임금이 되었다. 지금 말하는 쿠데타를 일으켜 임금이 된 태조에게는 무학대사와 관련된 일화가 있다. 

태조가 무학대사에게 농담을 하며 “스님은 왜 생김새가 돼지같이 생겼습니까?”하고 물었다. 이에 무학대사는 “아, 그래요?”하면서 화를 내거나 얼굴을 찡그리지 않고 히죽히죽 웃으면서 태조에게 “저 무학이 임금님을 뵙기에는 임금께서는 부처님같이 생기셨습니다”라고 했다. 태조는 “아니 나는 스님보고 돼지같이 생겼다고 했으니, 나에게 염소 같다느니 또는 말 같다느니 하실 일이지 왜 부처님 같다고 하십니까?”하고 물었다.

무학대사가 대답하기를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님 눈에는 부처만 보입니다”라고 말했다. 이 일화는 모든 일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이다. 어떻게 생각하고 있느냐가 그 사람을 만든다고 하지 않는가. 

또 다른 일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책 <엄마라고 불러도 돼요?>를 쓴 저자 케이티 데이비스에 관한 이야기다. ‘우간다의 엄마’라고 불리는 케이티 데이비스는 미국의 부유한 가정에서 자란 예쁘고, 똑똑한 소녀였다. 누구나 부러워할 삶을 살고 있었던 그는 고등학교 졸업 전 18살 되던 해에 아프리카 우간다의 한 고아원으로 3주 동안 봉사활동을 가게 된다. 그곳에서 14명의 아이들을 돌보던 데이비스는 그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우간다의 아이들에게 깊은 사랑과 애정을 갖게 된다. 

봉사활동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온 데이비스는 대학에 입학했지만 우간다의 아이들이 너무 그리워 대학생활을 포기하고, 1년 동안만 봉사활동을 하고 돌아오겠다며 부모님을 설득해 우간다로 떠나게 된다. 그곳에서 “엄마라고 불러도 돼요?”라고 묻는 5살 짜리 아이를 만나게 되는데, 데이비스는 그렇게 시작된 인연으로 14명의 아이들의 엄마가 되기로 약속하고, 실제로 14명의 아이들을 입양하게 된다.

현재 그가 입양한 14명의 아이들 뿐만 아니라 고아원 400명의 아이들이 모두 데이비스를 엄마라고 부르고 있다. 그 동네의 할아버지, 할머니, 아저씨 등 모든 사람들이 데이비스를 엄마라고 부를 정도다. 또래 친구들이 고국에서 대학을 다니며 젊음을 즐길 때 그는 ‘우간다의 엄마’가 되어 400여 명의 아이들을 섬기며 봉사하는 삶을 살고 있다.

그는 헌신·봉사가 이렇게 행복하고 위대한 참삶이라고 생각하게 했고 기쁨을 안겨주었다고 한다. 물론 고통도 많았으나 자신의 생각을 존중하고 나 자신을 사랑하고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으로 고통을 이겨내고 그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인기드라마였던 ‘대장금’에서 장금은 환자의 고름을 입으로 빨아낼 정도로 환자를 지극정성으로 돌보는 어의녀였다. 장금은 환자의 고통을 이해하고 환자와 함께 할 때 비로소 병을 고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장금이처럼 케이트 데이비스는 우간다 사람들과 신뢰를 쌓고, 각처에 구호의 손길로 우물을 파주고, 환자를 치료해 주고, 옷을 만들어 주고, 집을 고처 주면서 할아버지, 할머니, 어린이 할 것 없이 모두 엄마라고 부른다. 그 엄마라는 말은 그냥 나온 말이 아닐 것이다. 

세상은 다같이 살아가는 것이다, 집을 지을 때도 흙이 있어야 하고, 모래, 자갈, 시멘트도 필요하다. 철근과 나무가 다 저마다 쓸모가 있듯이 이 사회와 세계에서 누구나 쓸모가 있는 것 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모두가 다 소중한 자원이다. 자기 자신 또한 얼마나 값진 자원인지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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