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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순 맞은 문갑순 할머니(대호지면 출포리)
100세 할머니의 장수비결은?

오르막길도 거뜬! 산에 올라 고사리 따오기도
할머니의 자랑은 ‘손주’…“건강하게 사셨으면”
김예나l승인2021.06.15 19:17l(136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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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게 센 머리카락과 이마, 눈가, 손 등에 켜켜이 자리 잡은 주름이 문갑순 할머니의 삶을 그대로 보여준다. 어린 동생들을 챙기고, 6남매를 먹여 살리느라 힘들 때도 있었지만, 돌이켜 보면 행복했던 삶이었다. 그런 문 할머니가 지난 6일 100세를 맞았다. 마을회와 자손들은 문 할머니의 100세를 축하하며 그간의 추억을 나누고자 작은 잔치를 열었다.

 

남편 일찍 여의고 6남매 키워내

1921년 서산시 음암면 문양리에서 태어난 문 할머니는 꽤 유복한 집안에서 자랐다. 그러나 한순간에 집안이 기울면서 3남매 중 장녀였던 그가 고작 9살의 나이에 두 명의 동생들을 챙겨야만 했다. 18세가 된 해에 남편(故임종국 씨)을 만났다.

결혼하면서 대호지면을 찾은 할머니는 장정리를 시작으로 조금리를 거쳐 출포리에 정착했다. 결혼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겹띠동갑 차이가 나는 남편이 먼저 하늘나라로 떠나는 바람에 40대 후반의 나이에 혼자가 됐다. 그리고 홀로 6남매(3남3녀)를 길러야만했다. 막내아들 임준택 씨는 “어머니가 43세 때 나를 낳았다”며 “막내 때문에 더 많이 고생하셨다”고 전했다. 

머리에 생선 지고 장터서 팔아 

아들 임 씨에 따르면 과거 출포리는 바다였기 때문에 지금처럼 논·밭농사를 짓지 않았다. 당시 출포리에서는 낙지, 꽃게, 소라가 많이 잡혀 문 할머니는 손수 잡은 해산물을 머리에 이고 서산이나 대호지 천의장터에 나가 팔았다. 차도 없고 버스도 없을 적이라 시장까지 걸어다녔다.

아무리 바삐 움직여도 집에 도착하면 밤 10~12시였다고. 힘든 생활에서도 문 할머니는 막내아들 도시락은 꼭 쌀밥으로 채워 넣었단다. 아들 임 씨는 “그 때에는 친구들 대부분이 보리밥을 싸오던 시절이었는데 나는 어머니가 쌀밥을 싸주셨다”고 회상했다. 

아들 임 씨 부부는 31년 간 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다. 처음 어머니를 모시자고 한 것은 며느리 김재숙 씨였다. 김 씨는 “결혼 당시 어머니 나이가 60대였는데, 빠싹 마른 몸에 너무 고단해 보여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며 “그때쯤부터 모시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막내아들 결혼했을 때 가장 행복

어려서부터 고생이란 고생은 다했던 그에게도 행복이 찾아왔다. 문 할머니는 지금도 새신랑 같다는 막내아들이 결혼했을 때가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때라고 전했다. 문 할머니는 늦은 나이에 낳은 아들이 결혼하는 모습을 보지 못할까봐 걱정이 많았단다. 아들 임 씨는 “처음에는 내가 결혼하는 것이 소원이었는데, 결혼하니 손주 보는 것이 소원이시고, 그 다음에는 손주가 결혼하는 것이 소원이라고 하신다”고 전했다. 

문 할머니의 자랑은 손주들이다. 세 명의 손주들은 모두 문 할머니의 손에서 자랐기 때문에 임 씨의 자녀들도 할머니를 무척 좋아한다. 타지에 살면서도 할머니를 뵈러 자주 고향집을 찾아온다고. 며느리 김 씨는 “자녀들이 엄마정보다 할머니정이 더 많다”고 덧붙였다. 

장수 비결? “쉬지 않고 움직여”

문 할머니는 귀가 잘 안 들려 아들 임 씨의 통역(?) 없이는 소통이 어렵지만, 집에서 경로당까지 항상 걸어다니는 만큼 건강하다. 문 할머니와 함께하는 임 씨 부부는 어머니의 장수 비결로 쉬지 않고 움직이는 것’을 꼽았다.

임 씨는 “어머니는 집에 가만히 있지 못하신다”며 “어느 날은 산에 올라 고사리를 꺾어 오시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밖에 있다가 힘들면 집에서 5분 쉬었다가 다시 나가신다”며 “하루종일 움직이시면서 근력을 키우는 것이 장수할 수 있는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또 문 할머니는 못 먹는 음식이 없다.

특히나 삼겹살, 갈비, 치킨 등 고기류를 좋아한다고. 며느리 김 씨는 “어머니는 소화기능이 좋아 모든 음식을 잘 드신다”며 “건강해서 병원에 가거나 약을 먹는 일도 없다”고 전했다.

“어머니는 잔병치레가 없어서 병원에 간 적이 손에 꼽혀요. 지난 번에 일주일 간 병원에 입원해 계신 적이 있었는데, 그때 의사가 ‘어머니가 집에 안 보내준다고 하도 혼내서 내가 죽게 생겼다’고 할 정도였어요. 어머니가 지금처럼 건강하게 사셨으면 하는 게 우리 가족 모두의 바람입니다. 앞으로도 건강하게 지내셨으면 좋겠어요.”

 


김예나  yena08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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