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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6.21 17:46
  • 수정 2021.06.22 09:59
  • 호수 1361

“장애인도 등산 즐길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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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산악회’ 아미산에서 첫 산행
산악회 결성 논의된 지 5년 만에 발족

“휠체어 댄스스포츠에도 싱글이 있어요. 혼자서도 춤을 출 수 있죠. 근데 등산은 장애인 혼자서 할 수 없어요. 누군가가 있어야만 산에 오를 수 있죠.”(이금식 대원)

당진에 첫 장애인산악회인 ‘달팽이 산악회’(대장 윤혜경)가 당진시장애인복지관(관장 정춘진) 사업의 일환으로 발족했다. 장애인을 위한 산악회를 만들어보자는 목소리가 지역에서 나온 지 5년 만에야 성사됐다. 그만큼 장애인에게 등산이란 다가가기 어려운 활동이었다. 장애인에게 누구보다 높은 존재일 산을 달팽이산악회가 오르기 시작했다.

동서발전서 휠체어 후원

지난 16일 달팽이산악회 발족식이 아미산에서 열렸다. 이날 달팽이 산악회의 발족을 축하하고자 한국동서발전(주) 당진발전본부가 1년 사업비인 1000만 원을 전달했으며, 이 가운데 전달식에서 6대의 휠체어를 후원했다. 

전달식에는 김동환 대외협력실장과 이갑희 한국동서발전 노조위원장이 참석했다. 더불어 당진시장애인후원회(회장 최덕재)가 떡과 식혜를 전달했다.

발대식에서 왕현정 이사장은 “달팽이 산악회가 발대하는 현장은 사랑과 동행, 나눔의 절대적인 가치가 살아 있다”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할 수 있는 즐겁게 지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미산에서 면천 콩국수까지

이날 달팽이산악회의 첫 산행은 아미산을 넘어 면천으로 향하는 코스로 마련됐다. 도착지인 면천에서 산악회 대원들과 자원봉사자가 다함께 콩국수를 먹고 마무리하는 것으로 진행됐다.
앞서 장애인들이 산을 무사히 넘을 수 있도록 많은 이들의 도움이 선행됐다. 당진시장애인복지관(관장 정춘진) 직원들은 다섯 차례에 걸쳐 사전 답사를 하며 휠체어가 오를 수 있는 코스를 찾아냈다.

또한 휠체어로는 혼자 산을 오를 수 없는 만큼 산악대원 1명당 자원봉사자 2~3명이 함께해야만 했다. 이를 위해 동서발전과 당진시장애인후원회(회장 최덕재), 금강보청기(대표 이병용), 세류성결교회(담임목사 이연국), 임미숙 세한대 겸임교수 등이 힘을 보탰다.

인근 지역 산행할 예정

한편 달팽이산악회는 윤혜경 대장을 포함해 모두 6명의 대원(박유순, 차준일, 이금식, 임동현, 김순복)으로 구성됐다. 현재 당진시장애인복지관에서 리프트가 장착된 장애인 전용 버스의 휠체어 정원이 6대로, 최대 6명의 휠체어 장애인을 대원으로 구성했다. 

7년 전 발생한 사고로 사지가 마비된 박유순 씨는 “사고가 나기 전에는 주말마다 아미산을 다녔다”며 “사고난 이후로 오랜만에 산을 타서 새삼 기분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지체장애인 2급인 차준일 씨도 “산악회를 통해 사람들과 함께 산을 탈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앞으로 달팽이산악회는 분기마다 1년에 네 차례 산행을 떠날 예정이다. 당진은 물론 인근 지역의 산까지 찾아 산행의 기쁨을 맛보는 것은 물론 장애인들에게 필요한 시설들을 찾아 요구하는 일도 추진할 예정이다.

 

 

[미니인터뷰] 윤혜경 달팽이산악회 대장

“장애인과 맑은 공기 마시고파”

당진시장애인보치아 감독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윤혜경 대장은 장애인을 위한 봉사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5년 전부터 장애인들을 위한 산악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는 “장애인체육회에서도 논의됐었지만 장애인들이 산을 탄다는 것이 쉽지 않아 발족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당진시장애인복지관의 도움을 받아 산악회를 발족하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 장애인들과 산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고 손잡고 산행하는 시간을 많이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미니인터뷰] 정춘진 당진시장애인복지관장

“정서적 상실감 없어야”

산악회 발족을 지원한 당진시장애인복지관의 정춘진 관장은 “갈 수 있는데 안 가는 것과 없어서 못 가는 것에서 오는 정서적 상실감은 크다”며 “장애인들이 느낄 정서적 상실감을 메우기 위해 산악회를 발족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떠한 단체이든 시작해 놓으면 움직이기 마련”이라며 “이번에 발족한 달팽이산악회가 장애인이 살기 어려운 사회제도와 편의시설을 바꾸는 데 목소리 내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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