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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 입력 2021.07.12 18:52
  • 호수 1364

카센터 부속실에서 시작된 아재들의 ‘즐거운 인생’
■ 창립 20주년 맞은 SPR음악동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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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덕중학교 동창생 모여 2001년에 밴드 결성
“20년 장수비결은 잘하기보다 즐기는 것”

합덕중학교 동창생 모여 2001년에 밴드 결성
“20년 장수비결은 잘하기보다 즐기는 것”
지역주민 위한 소들가을콘서트·버스킹 등 추진

 

▲ (왼쪽부터) 배임열, 조영동, 조규장, 이동근, 노창열, 윤석준 씨

아마추어 직장인밴드 SPR음악동호회(회장 이동근, 이하 SPR)가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강산이 두 번이나 변하는 시간 동안 SPR은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여전히 음악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친구들아 모여라!”

처음 밴드를 만들자고 제안한 것은 윤석준 전 회장이었다. 윤 전 회장은 “고등학생 시절 친구들과 밴드를 결성해 활동했었다”며 “과수원 창고를 얻어 친구들과 연습하고 학교 축제에서 연주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38살쯤 됐을 때 당시 운영하던 카센터 사무실에 놓인 통기타를 보고 문득 옛 추억을 떠올렸고 친구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이렇게 모인 이들이 드러머 조규장 씨, 기타리스트 조영동 씨, 베이시스트 노창열 씨로 모두 합덕중학교를 졸업한 친구들이었다.

키보드를 맡고 있는 이동근 회장은 지인의 소개로 2002년에 합류했다. 보컬은 3번 정도 바뀌어 현재 강성종 씨가 노래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색소폰을 연주하는 배임열 씨도 함께하고 있다. 이동근 회장은 “밴드에 색소폰이 들어오면서 7080 밴드 음악에서 트로트까지 음악의 스펙트럼이 넓어졌다”며 “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연주하고, 공연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 지난 2019년 열린 제11회 소들가을콘서트에서 연주를 선보이고 있는 SPR

매주 월요일에 모여 연습

카센터 내에 딸린 2평짜리 부속실에서 태동한 밴드는 그 시작을 기념하며 이름도 ‘부속실’을 일컫는 ‘Spare Part Room’에서 착안해 ‘SPR’로 지었다. 밴드가 결성됐지만 연습할 장소가 마땅치 않았던 이들은 부속실에서 연습을 이어갔다.

그러다 우연히 카센터를 찾았다가 조그마한 밴드 연습실을 본 故 서금구 전 합덕대건노인대학장이 도움의 손길을 건넸다. 노인대학이 운영되고 있는 소들문화회관 지하를 연습실로 사용하라는 제안에 SPR은 자리를 옮겼다. 윤 전 회장은 “지하라는 특성에,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았던지 곳곳에 곰팡이가 슬어 있었다”며 “친구들과 함께 내부를 꼼꼼하게 청소하고 방음시설까지 마련했다”고 전했다. 이 지하 연습실은 SPR이 창단 3년차에 입주해 지난해 말까지 약 16년간 사용됐다.

현재는 소들공원 야외음악당 건물 뒤편에 딸린 작은 공간에 자리 잡았다. 키보드, 드럼, 기타 등 악기만 있어도 공간이 꽉 찰 정도로 좁지만 7명의 팀원들은 월요일 저녁마다 모여 연습한다.

▲ 지난 2017년 제10회 소들가을콘서트를 주최한 SPR 멤버들

시민 위한 콘서트 개최

SPR은 매년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소들가을콘서트를 주최해왔다. 지난 2003년 첫 정기공연을 시작으로 작년까지 12번의 콘서트를 열었다. 무대에는 SPR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역 동아리 및 시민들이 출연해 왔다. 또한 서울, 예산 등에서 활동하는 팀이 출연하기도 했으며 이를 통해 소들가을콘서트는 마술, 치어리딩, 노래, 난타, 밸리댄스 등 다채로운 공연으로 채워졌다.
윤석준 전 회장은 “우리가 주최한 콘서트지만 우리는 딱 3곡만 공연하고 당진시민을 위해 콘서트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구성한다”며 “첫 콘서트 때 600여 명의 관객들이 자리했던 것을 여전히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동근 회장은 “당진지역 동아리, 예술인들의 만남의 장이었다”면서 “우리는 콘서트를 진행하면서 출연자에게는 소정이라도 꼭 출연료를 지급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생활문화예술인들의 축제인 당진생활문화예술제에는 1회부터 올해 8회까지 매년 빠짐없이 참여해왔으며 지난해부터는 버스킹도 이어오고 있다. 이 회장은 “무대를 못 보는 분들을 위해 앞으로 버스킹을 늘려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2021 생활문화예술제가 지난 6월 10일부터 13일까지 개최된 가운데, 무대에 선 SPR의 모습

“즐거움이 끈끈함을 만들어”

올해로 SPR이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지금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어려움이 따랐다. 각자 생업이 있는지라 취미생활인 동호회 활동은 일을 마친 늦은 저녁시간에서야 가능했다. 경제적 부담도 빼놓을 수 없었다. 악기나 음향장치 등 활동에 필요한 장비를 준비하는 것은 멤버들의 몫이었다.

어려움 속에서도 SPR은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고, 고정 멤버가 변화 없이 이어온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보다는 음악을 즐기자는 마음으로 해왔기에 긴 시간 동안 이어올 수 있었단다.

“멤버들과 환갑 때 정원에 악기를 마련하고 가족들이 모두 모여 회갑 기념 콘서트를 열자고 이야기하곤 해요. SPR이 늘 같은 마음으로 영원히 갔으면 좋겠습니다.”

>> SPR음악동호회 멤버들
윤석준(기타), 강성종(보컬), 조영동(기타2), 배임열(색소폰), 노창열(베이스), 이동근(키보드), 조규장(드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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