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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8.13 22:37
  • 수정 2021.08.21 16:29
  • 호수 1368

한전 “원인 제공에 책임 통감…공식 사과”
■부곡공단 지반침하 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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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조 충남도지사 현장 방문 및 중재 나서
지반침하 위험도 평가 방안 합의점 못 찾아
비대위 “위험도 평가 당진시에 일임해야”

▲ 부곡공단 지반침하와 관련해 지난 12일 양승조 충남도지사의 중재로 한전과 비상대책위원회가 한자리에 모여 회의를 진행했다.

부곡공단 지반침하 사태와 관련해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지반침하 원인 제공에 대한 책임을 시인하고 거듭 사과했다. 하지만 핵심 쟁점인 지반침하 위험도 평가에 대해서는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양승조 지사, 제3의 업체 선정 제안

지난 12일 양승조 충남도지사가 부곡공단 지반침하 현장을 방문해 한전전력구공사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송근상, 이하 비대위)와 한전 간 중재에 나섰다. 이날 쟁점은 지반침하 위험도 평가에 관한 사항이었다. 

지반침하 위험도 평가를 시행할 업체를 선정해야 하는 가운데, 그동안 비대위 측에서는 “공정성 확보를 위해 한국전력에 업체 선정을 맡길 수 없다”며 “당진시에 일임해 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를 통해 적합한 업체를 선정, 지반침하 위험도 평가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한전에서는 지난 7월 진행된 회의 당시에는 당진시에 일임키로 결정했으나, 이날 회의에서는 “법적으로 평가서 작성 의무가 한전에 있으므로 한전이 직접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전은 “당진시가 지반침하 위험도 평가 결과를 검토해야 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평가와 검토를 동시에 수행하는 것은 법 규정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양승조 도지사는 “양측이 자신의 주장만 고집하면 평행선을 달릴 수 밖에 없다”며 “이렇게 시간을 끌수록 위험도는 더 증가하고 피해는 커진다”고 말했다. 이어 “양측 모두 흡족할 수는 없겠지만 과감하고 전향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지사는 비대위의 주장대로 당진시가 일임하는 것도 아니고, 한전에서 업체를 선정하는 것도 아닌, 여러 업체 가운데 제비뽑기 등의 방식으로 제3의 업체 두 곳을 선정해 위험도 평가를 진행하고 평가 결과의 평균을 분석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김태옥 한전 부사장은 “양 지사의 제안에 동의한다”며 “합리적 방안이 제시된다면 적극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대위 측에서는 이 같은 제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안동권 비대위 사무총장은 “위험도 평가에 대한 비용은 원인제공자인 한전이 부담키로 했다”며 “조사 업체는 비용을 대는 한전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전에서는 비용만 내고, 당진시와 같은 공공기관이 주도해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다”면서 “당진시 주도로 위원회를 구성해 대규모 지반침하에 대한 위험도 평가를 할 수 있는 자질과 기술을 갖고 있는 업체를 선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시간 이상 회의가 진행됐으나 쟁점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비대위 측에서는 “당진시와 비대위, 한전이 다시 협의하고, 당진시를 통해 도지사에게 별도로 보고하겠다”고 밝히며 이번 회의를 마무리지었다.

“한전 만행 ‘묻지마 폭행’ 같아”

한편 이날 양승조 도지사는 한전을 향해 “(부곡공단 지반침하의 원인을 밝힌) 당진시 지하사고조사위원회의 결과에 동의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한전 중부건설본부 담당자는 “지하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존중하지만, 지난 2001년 공유수면 매립을 통해 조성된 부곡공단은 이미 장기 침하가 계속돼 왔다”며 “전력구 공사를 실시한 2017년 5월부터 2019년 2월까지 급격하게 침하가 발생한 것에 한전이 원인을 제공한 것은 사실이지만 부곡공단 지반침하의 모든 책임을 한전에게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비대위 측은 “한전의 이번 만행은 부곡공단 입주기업들에게 ‘묻지마 폭행’이나 다름 없다”며 “저마다 제 자리에서 열심히 일한 것밖에 없는 지역 중소기업들이 한전의 불법적인 공사로 인해 어느 날 갑자기 공장이 가라앉는 위험에 처했고, 지난 3년 간의 긴 투쟁으로 일상이 완전히 망가졌다”고 토로했다. 안동권 비대위 사무총장은 “열심히 일해도 살기 힘든 시절에 죽을 각오로, 피토하는 심정으로 호소하고 있다”면서 “억울하게 폭행당한 우리들을 제발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김태옥 한전 부사장은 “부곡공단 지반침하에 원인을 제공한 것에 대해 분명히 사과한다”며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그는 비대위가 한전 사장의 사과를 요구하는 것에 대해 “충분히 부사장에게 (역할이) 위임돼 있다”면서 “한전으로 인한 부곡공단 입주기업들의 피해와 불편에 대해 거듭 사과한다”고 말했다. 또한 앞서 한전 측 발표자가 “부곡공단의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했던 발언에 대해 정정하며 “당연히 해당 지역은 안전하지 않다고 본다”면서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춰 안전조치·보강방안을 마련하고, 전향적이며 수용적인 자세로 해결방안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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