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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21.08.17 17:33
  • 호수 1368

[칼럼] 이강일 세한대 공간문화컨텐츠학과 교수
당진지역 문화·예술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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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가치는 문화예술에서 출발한다. 왜냐하면 예술이 지향하는 것은 창조이고, 창조는 가치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예술이 현실적인 가치를 창조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요즘 부쩍 문화예술의 가치가 국가나 지역의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주장이 많다.

이 시대 철학은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 철학의 대상인 인간의 감성이 지향하고자 하는 가치인 미의 영역은 아직까지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다. 앞에 말했던 예술영역에 대한 개념화와 연결되는데 이것은 창조성과 목적론과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창조성은 예술과 연결돼 결과물로서 문화를 형성한다. 생명력 있는 문화는 창조성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당진은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미래 시대를 문화예술의 시대라고 하면 문화예술은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는 특징이기도 하다. 발해만과 산동반도와 당진 앞바다를 거슬러 아산만과 삽교천을 따라 많은 문명의 교류가 역사 속에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조건은 특별한 것이며 그만큼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음을 전제로 새로운 통합적인 문화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첫째 전통사상과 서양사상의 갈등의 역사, 둘째 고도산업의 환경권과 인프라에 전통적 농경문화의 전형인 기지시줄다리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그리고 셋째 전통 봉건 문화유산을 바탕으로 근대계몽문학의 역사가 그것이다. 이것을 통해 당진의 새로운 정신문화를 꿈꿀 수 있는 가능성을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솔뫼성지, 신리성지, 합덕성당을 통해서 당진은 한반도 카톨릭의 출발점이며 순교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땅이다. 즉 전통의 동양 윤리관과 서양 윤리관의 충돌과 치유가 서려 있다. 근본적으로 동서의 사상은 대립이 아니고 상호 보완관계를 맺고 있어야 한다.

역사에서 당진의 가치 대립은 유일신의 종교 논리와 중앙집권적인 질서를 강조하는 유교의 봉건 가치관은 충돌이 불가피한 것이고, 이러한 갈등의 역사의 현장이 당진 인근에서 진행돼 유산으로 간직하고 있다. 이곳의 성지에서 흔적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이것을 동선으로 연결시킨 버그내 순례길은 정신 문화유산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역사 속에 갈등의 승화는 미래사회 새로운 가치의 통합으로서 의미를 지닌다.

뿌리깊은 농경의 정신인 기지시줄다리기, 합덕제 등을 통해서 또 다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기형적인 산업, 물류, 교통망을 형성했는데, 고도산업사회의 전형이 이곳까지 밀려 들어와 있다. 어느 지역보다 고립된 지정학적인 교통의 지역으로서 전통적 농경문화의 전형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거대한 문화충격의 토양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환경이다. 이러한 갈등을 통해서 통합의 미래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곳이 당진이다.

특별히 기지시줄다리기는 농경문화의 상징이지만 이것을 다른 의미로 산업사회와 전통 농경사회의 화합의 상징으로 해석하는 것이 훨씬 타당하리라 생각한다. 기지시줄다리기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은 이런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오래된 3대 인공 저수지 중 하나인 합덕제는 당진의 농경문화의 근간이 됐다.

당진은 전통 봉건 지식에 근대계몽지식으로 탈바꿈하고자 하는 열망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심훈의 필경사, 면천읍성, 당진향교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근대작가인 심훈이 당진에 내려와 계몽주의 사상을 내용으로 하는 대표작 <상록수>를 집필한 필경사는 이 땅의 또 다른 유산으로 생각할 수 있다. 미래사상인 통합이 당진에서 발아할 사명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20세기 후반에 시작했던 포스트모더니즘이 이성 중심의 거대담론에서 이제는 감성의 중요성이 떠오르는 21세기 융복합의 새로운 가치 질서가 이 시대의 중요한 가치로 정립되고 있다. 중국과의 교역 비중이 높아진 서해안권의 중심에서 역사적으로 중국의 주된 교역로였던 당진은 이를 상기해야 한다.

당진이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 이러한 사명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의 땅이라고 확신한다. 철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인 미학적 관점에서 역사적, 공간적 혜택을 입은 당진은 미래 문화예술의 새로운 창조자로서 사명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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