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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8.29 19:34
  • 호수 1370

당진허브하우스 김종열·최순남 부부
향기로운 허브에 상큼한 귤까지…행복한 당진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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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사랑하는 부부 20년 전 당진에 정착
“IMF 겪은 뒤 시골에서 조용히 살고 싶어”
허브체험 및 귤·한라봉 수확체험으로 인기

 

가을비가 보슬보슬 내리던 날 은은한 로즈마리향이 당진허브하우스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초록빛 허브들과 싱그러운 내음에 농가를 찾은 이들의 마음이 편안해진다. 당진허브하우스에 들어서면, 입구 쪽에는 옹기종기 허브화분들이 놓여있고 더 깊숙이 들어가면 싱싱한 청귤과 한라봉이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제주도가 아닌 당진에서도 향기로운 귤이 자란다.  

서울 한복판에서 
과실나무 심은 부부 

800여 평이 초록세상인 당진허브하우스는 김종열(75)·최순남(70) 씨 부부가 운영하는 농장이다. 김종열 씨는 강원도 춘천, 최순남 씨는 경상도 영천 출신으로, 이 둘은 서울에서 만나 결혼했다. 식물을 좋아했던 부부는 서울에 단독주택을 지어놓고 옥상과 베란다, 계단을 모두 식물로 채워 넣었다. 대추, 포도, 사과나무를 화분에 심어 옥상에서 키웠더니 집 앞을 오고가는 사람들은 호기심과 신기함에 늘 부부의 집을 쳐다보곤 했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농촌생활이 하고 싶어졌다는 부부는 시골에서 살기로 결심했다. 김종열 씨는 “IMF 당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시골에서 조용히 살고자 했다”며 “마침 아내도 같은 생각이었던 터라 빠른시일 내 서울집을 팔고 서해안 쪽으로 내려왔다”고 말했다. 
“농촌생활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처음엔 서산으로 내려갔어요. 무작정 온 거라 1년 간 서산에서 방을 얻어놓고 농사 지을 땅을 알아보기 시작했죠. 그러다 소나무가 아름드리 드리워져 있고 토질도 좋은 당진시의 송산면 가곡리를 발견하게 됐죠.” 

볼거리 위해 조류농장 운영
허브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김 씨는 처음부터 당연히 허브하우스를 운영할 계획이었다. 김종열 씨는 “허브향에 반해 허브농사를 짓고 싶었다”며 “1년 간 허브를 연구했다”고 말했다. 
현재 이곳에서는 소비자가 많이 찾는 로즈마리, 레몬타임 등 15가지 정도의 허브만을 판매하고 있지만, 허브하우스를 문 열었을 당시에는 무려 70~80여 가지의 허브를 키워 판매했다.

농장을 운영하다 보니 입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생겼다고. 특히 아이와 함께 오는 가족 단위가 많았지만 부모와 같이 온 아이들은 도통 허브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런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던 부부는 당진시농업기술센터에 도움을 받아 새와 허브를 결합한 새로운 개념의 농장을 만들었다. 

김종열 씨는 “먼저 금계 한 쌍을 농장에 가져다 놓았는데 아이들이 농장에 들어오자마자 새장으로 쪼르르 달려가 구경하며 즐거워 했다”며 “그 모습을 보고 다양한 종류의 새를 들여놓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엔 새를 키워 분양도 했지만 지금은 구경할 수 있는 정도로만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당진에서 맛보는 감귤 
한편 부부는 현재 허브 판매와 함께 귤과 한라봉 따기 체험에 중점을 두고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부부는 10년 전 귤나무를 화분에 심어 키웠다. 기후가 맞지 않아 화분에서 키울 수 밖에 없었다고. 그러다 기후가 변화하면서 화분에서 땅으로 옮겨 심었다. 현재는 초록빛의 귤과 한라봉들이 노랗게 익어가기만을 기다리는 중이다. 귤 수확체험은 10월과 11월, 한라봉 수확체험은 12월 말부터 1월 말까지 진행한다. 

한편 최순남 씨는 “코로나19 발생한 후부터는 예약이 적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요즘같이 어려울 때에는 농장을 처음 지었을 때가 생각난다. 부부는 “그땐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했던 때라 가장 힘들었다”며 “점점 돈을 벌면서 농장 규모도 키웠다”고 말했다. 이어 “허브하우스 준공은 4년이 걸렸다”고 덧붙였다.

최순남 씨는 “태풍 곤파스로 인해 하우스의 비닐이 벗겨지는 등 고난도 있었다”며 “태풍이 지나가거나 눈이 온다는 소식을 들으면 잠을 못 잔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움이 많더라도 식물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 이 일을 하지 못한다”면서 “남편과 나 둘 다 이 일을 좋아해서 나이 먹고 몸이 힘들더라도 계속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농사일이 손이 많이 가도 재밌어요. 성취감을 느끼기도 하고요. 저희는 크게 바라는 게 없어요. 있는 식물들 잘 관리해서 허브하우스 찾는 사람들 모두 힐링하고 갔으면 해요.”

허브 알아보기
- 라벤더: 강력한 살균 작용이 있어 상처 치료에 좋은 허브. 
              진정작용이 있어 불안이나 긴장 완화, 소화관의 경련 완화에 효과적이다. 
- 로즈마리: 향산화 성분이 있어 세포를 젊고 건강하게 만든다. 
                  특유의 향으로 뇌의 기능을 활성화 시킨다.
- 레몬밤: 신생혈관 생성을 억제해 지방세포의 성장을 막는다. 
              체내 지방 축적을 방지하는데 도움을 줘 다이어트에 좋다. 
- 파인애플세이지: 정신적 피로와 스트레스를 덜어준다. 
                           우울증과 고혈압에 효과적이며, 위산을 억제해 위의 통증과 소화불량을 해소시킨다. 
- 스테비아: 콜레스테롤을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
- 페퍼민트: 감기예방에 좋으며 수면을 유도해 불면증에 도움이 된다.
- 레몬버벤: 구토와 소화불량 치료에 효과적이다.
- 애플민트: 사과향이 나며 요리나 향기 보존용으로 사용된다. 진통, 감기, 두통 등에 좋다. 

 

■문의: 353-3865
■위치: 송산면 가곡리 383-47
■가격: △수확체험비 : 귤 1만 원, 한라봉 1만 원(1kg) △허브 : 5000원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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