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칼럼
  • 입력 2021.08.30 14:49
  • 호수 1370

[기고] 각종 공해로 현대제철 인근 지역주민이 위험하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근주 전 현대제철인근지역 환경대책위원회 사무국장 / ㈜가곡환경 대표이사

 

예로부터 가곡리는 끝없이 펼쳐진 은빛 모래사장과 아름드리 해송, 출렁이는 바다, 해당화 향기가 온 마을을 뒤덮고, 지저귀는 종달새 노랫소리를 들으며 봄이 오면 처녀·총각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매력을 가진 곳이었다. 바로 지금의 송산면 가곡리, 일명 고미(高美) 및 시루지 지역이다.

그러나 식량 증산을 핑계로 석문간척지가 완공되면서 그 아름답던 시루지 해변은 철저히 부서져 버렸고, 작금의 현실은 그야말로 비참하다. 더욱이 국가 기간산업의 부흥을 이유로 송산일반산업단지가 조성이 되면서 조상 대대로 삶을 이어 오던 주민의 일부는 뿔뿔이 흩어져 현재는 몇 가정 남지 않아 이 마을을 지키고 있다. 

또한 현대고로제철소가 자리를 잡으며 크고 작은 사고는 물론 1년 365일 내뿜는 수많은 공해로 인하여 그야말로 광양제철소 가장 인근 지역인 태인동 보다 더한 공해에 시달리고 있으며 주민들은 피폐한 삶을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

특히 환경기초시설 인근지역은 각종 공해를 배출하는 기업 및 공장들로 겹겹이 포위되어 미세먼지는 물론, 각종 악취와 공해로 제대로 숨을 쉬지 못하고 1년 내내 창문을 열지 못한 채 살고 있다. 즉, 가곡리의 몇 남지 않은 주민들은 헌법이 보장한 행복하게 살 권리가 철저히 박탈되어 불행한 삶을 살고 있음을 주변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

이러한 중에 기업과 행정 그리고 환경운동가들은 이곳이 처한 실태를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지구의 온난화를 비롯해 환경을 살리자는 취지의 거창한 슬로건을 내걸고는 마치 자신들이 병들어가는 지구를 살려낼 수 있다는 듯이 지역의 수많은 단체와 각종 매체등 통하여 공약들을 외치고 있지만 정작 바로 옆에, 아주 가까운 주위는 돌아보지 않고 있으며 환경피해로 인한 우리지역 주민들의 아픔에는 관심이 없다.

온갖 악취와 미세먼지, 크고 작은 소음공해와 각종 부생가스(이산화탄소 등)로 고통받고 있는 이 작은 마을은 안중에도 없다. 매년 수십, 수억 원을 들여 용역업체 및 감시단체 등을 선정하여 자기들만의 조사 연구 결과물을 내어 인근 지역주민을 달래는 척 하지만 결국에는 각자 이익을 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는 달라져야 할 때도 됐건만 날이 갈수록 인근 지역주민에게 주어지는 것은 건강상의 문제를 포함하여 더 이상 살 수 없는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리는 현실이다. 이것이 과연 이곳 주민들만이 감당하여야 하는 것인지 행정과 기업, 그리고 환경단체들에게 묻고 싶다.

보다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로 인해 감내해야 할 부분이 분명히 있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그러나 얼마 남지 않은 이곳의 주민들이 모든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면 과연 이들의 더 나은 삶은 어디에서 보장받을 수 있단 말인가?

또한 기업들은 이 모든 현실을 알면서도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지 않고 우는 아이에게 사탕을 쥐어주듯 임기응변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언제까지 모른 척 외면만 할 것인가?

이제는 더 이상 이 문제를 묵인하지 않고 우리 주민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합리적인 대처방안이 필요하다. 상생이라는 단어의 뜻과 같이 여럿이 공존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촉구하는 바이다.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