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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 입력 2021.09.18 18:07
  • 호수 1373

2021 유아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 ‘마법의 씨앗’
“마법의 씨앗을 함께 찾아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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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 통한 문화예술교육…상상력으로 만드는 연극
계단·복도 등 당진문화예술학교를 씨앗나라로 탈바꿈

 

“나는 민들레 씨앗이야.”
“난 뾰족뾰족 까실까실 도깨비바늘 씨앗.”
“마법의 씨앗을 찾아줘서 고마워. 우리 씨앗나라로 초대할게!”

씨앗들이 초대한 씨앗의 나라(당진문화예술학교)로 가기 위해서는 여러 지점들을 거쳐야 했다. 알록달록 색색의 날개(천)를 묶은 날개 계단을 오르면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가는 문이 우리를 반겼다. 좁은 숲과 터널을 지나면 복도를 꽉 채운 개울에 다다랐다. 개울을 건너자 거대한 거미줄이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줄과 줄 사이를 벌려 거미줄을 통과하면 환상적인 숲에 도달했다. 숲속 난쟁이 집에 모인 친구들은 씨앗들이 있는 씨앗나라 땅속(블랙박스홀)으로 향했다.

유아 맞춤형 문화예술교육

당진문화재단(이사장 박기호)이 연극기반 문화예술(교육)단체인 문화예술창작소 내숭(대표 문영미, 이하 내숭)과 협약을 맺고 충남문화재단이 공모하는 ‘2021 유아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충청남도가 주최하고 충남문화재단과 충남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가 주관하며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협력하는 국비 지원사업이다.

그동안 초·중·고, 실버 세대를 대상으로 문화예술교육 활동을 펼쳐온 문영미 문화예술창작소 내숭 대표는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문화예술교육 사업을 실시하고 싶었다”며 ‘유아’를 대상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은 영유아(만3세~5세) 맞춤형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연구·개발해 지역 내 영유아 교육기관에 보급하는 것이 목적이다. 내숭은 연극과 뮤지컬 활동을 했던 지역예술인, 어린이집 관계자 등 유아 문화예술교육 전문가들로 구성된 연구개발진을 꾸렸다.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연구개발 과정을 거쳐 이번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해설이 있는 마임음악극-마법의 씨앗’(이하 마법의 씨앗)을 개발했다.

특히 프로그램은 정부의 누리과정 개편에 따라 유아교육 패러다임이 ‘놀이’ 중심의 교육과정 전환됨에 따라 이에 맞춰 개발됐다. 연구원으로 참여한 정동분 귀염둥이아띠어린이집 원장은 “극화놀이를 통한 프로그램은 많이 있지만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흔치 않다”며 “단순히 연극을 관람하는 것에서 벗어나 어린이들이 직접 참여하고 체험하며 EQ지수를 자극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이 사업은 오는 10월까지 공모를 통해 지역에 소재한 영유아 교육기관 16곳을 선정해 진행된다.

어린이들이 만들어가는 연극

마법의 씨앗 프로그램은 연극을 바탕으로 한다. 기본 이야기는 씨앗나라가 지키고 있던 마법의 씨앗을 악당이 훔쳐가면서 씨앗들이 마법의 씨앗을 찾으러 여행을 떠나고, 마법의 씨앗을 찾는 것을 도와준 어린이들을 씨앗나라로 초대하는 이야기다. 강사로 참여한 지역예술인들이 씨앗을 의인화해 민들레 씨앗, 도깨비바늘 씨앗 등으로 역할을 맡았다. 여행을 떠난 씨앗들이 처음으로 도착한 곳은 선정된 16개의 어린이집이다.

각 어린이집에서는 4회차의 과정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1·2·3차시는 연극강사(씨앗)가 어린이집을 찾아가는 형태로, 씨앗과 어린이들은 원정대가 되어 어린이집에서 마법의 씨앗 조각을 찾아 나선다. 씨앗 조각을 찾는 과정은 정해져 있지 않다. 음악에 맞춰 어린이들이 마법의 씨앗 조각이 어디에 있을지 상상하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또한 이에 따라 각각의 미션을 해결하기도 한다. 

문 대표는 “아이들이 맨땅을 개울이라 말하면 개울이 되고 숲이라 이야기하면 숲이 된다”며 “아이들이 정한 상황에 맞춰 극을 이끌어간다”고 말했다.

3차시에서는 어린이들이 조각조각 모은 마법의 씨앗이 어떤 씨앗인지 클레이 점토로 만들어 꾸미는 활동이 이뤄진다. 이를 통해 씨앗은 수박, 피자가 되기도 하고, 만화 캐릭터가 되기도 한다. 하나로 모아진 마법의 씨앗은 노란 상자에 담겨 4차시 활동 때까지 어린이집에 보관됐다. 어린이집에서 노란 상자가 보관되는 동안 아이들은 마법의 씨앗에게 “사랑해”라며 말을 건네기도 했다.

7세 푸른바다반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복운어린이집의 장미희 교사는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의 각기 다른 생각이 몸으로 표현됐다”며 “아이들은 몇 밤을 자야 씨앗들을 다시 만날 수 있는지 손가락을 꼽으며 기다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그램이 연속돼 이뤄져, 어린이집에서 교사와 원아들 사이에서, 또한 가정에서도 상호 작용이 이뤄지곤 했다”고 덧붙였다.

“예술이 흐르는 문화예술학교”

마지막 4차시는 당진문화예술학교 내 블랙박스홀에서 이뤄진다. 내숭에서는 블랙박스홀 뿐만 아니라 당진문화예술학교 자체를 활용코자 했다. 문 대표는 “문화예술학교라고 이름 불리지만 그동안 수업이 이뤄지는 일반 학교 같았다”면서 “당진문화예술학교가 ‘예술학교’라는 이름처럼 예술적인 분위기가 넘쳐 흐르는 공간이 되길 바랐다”고 말했다.

이에 로비에는 앞선 과정에서 어린이들이 그린 마법의 씨앗 그림을 전시하고, 계단부터 블랙박스홀까지 이어진 복도를 씨앗의 나라로 가기 위한 길로써 날개 계단, 숲, 터널, 개울, 거미줄 등 각각의 공간으로 만들었다. 복도 바닥에 개울로 디자인된 천을 깔고 바닷가에서 직접 주워온 돌을 깔아 징검다리를 만들었으며 앞선 과정들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이용했던 소품들로 공간을 꾸미기도 했다.

블랙박스홀은 씨앗나라가 돼 어린이들에게 씨앗의 사계절을 몸으로 느껴볼 수 있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문 대표는 블랙박스홀이 대학로 소극장과 같아 관객과 밀착한 예술활동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프로그램은 이야기의 큰 틀을 설정했을 뿐 모든 상황은 어린이들이 정해요. 아이들과 상호작용하면서 각각의 이야기들이 만들어지죠. 아이들의 상상력과 이야기 구성력이 뛰어나요. 유아 문화예술교육은 단방향으로 지도하고 배우는 교육이 아닌 양방향으로 소통하며, 놀이와 체험을 강조되는 것이 특징인 것 같아요. 유아 맞춤형의 새로운 문화예술교육이 필요한 이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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