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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21.11.29 10:36
  • 호수 1381

[기고] 이성주 전 숭실대 경제학과 겸임교수
보이지 않는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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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전학파의 경제학자 미제스(Mises)의 강연 일화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프랑스혁명 시 로베스피에르(Robespierre)는 시민들의 인기를 얻기 위해 우윳값을 강제로 반값으로 내리면서 이를 어기는 사람들을 단두대에 처형하였다. 이로 인하여 큰 손해를 본 목축 업자들 중 손해를 보느니 차라리 사업을 포기하겠다는 자가 늘었다.

그 결과 우유 공급이 줄어 우윳값은 폭등했고, 로베스피에르 정권은 우윳값 폭등에 대한 대책으로 젖소의 사룟값을 반으로 강제 인하하는 정책을 펴고 이를 어기는 사람을 또한 단두대에 처형했다. 

그 후 많은 사료 업자들은 사료 생산을 중단하였고 그 결과 사룟값이 폭등해 우윳값은 처음보다 열 배로 폭등하였다고 한다. 이로 인하여 과거 열 살 된 아이들까지 먹일 수 있었던 우유를 갓난아이도 먹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이 사건은 시민 폭등의 불에 기름을 뿌렸고 결국 로베스피에르는 시민의 목을 친 단두대에 자신이 끌려가 처참한 최후를 맞았다고 한다. 여기서 우리는 큰 교훈을 얻을 수 있다. 포퓰리즘에 입각한 정부의 반시장적 경제정책이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잘 알 수 있다.  

시장경제의 원리는 자유주의이다. 시장경제가 지배하는 세계화 시대에 사는 우리는 이 원리를 잘 알아야 하고 정치 지도자 역시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반시장적 경제정책을 시행할 때 국민의 저항과 심판을 면할 수 없음을 숙지하여야 한다. 

지금 우리 시대에 ‘부동산값 폭등’이 대한민국을 흔들고 있다. 한 해에도 헤아리기 어려운 여러 차례에 걸쳐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남발하였음에도 부동산 문제는 수습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 정부는 일부 특정 지역의 아파트값이 올라가는 것을 불로소득 집단의 이익에 편승하는 것으로 보았고, 빈부격차의 확대라는 관점에서 행정규제와 반시장적 정책을 쏟아내었다. 이 정부의 정책은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였는가? 로베스피에르의 우윳값 정책이 연상된다. 

아파트 재건축의 행정규제 강화는 건설 시장을 위축시킬 것이고, 주택 양도세의 무거운 조세 부담은 아파트 매매시장을 위축시키고, 소형아파트에 대한 분양가 규제도 아파트 공급을 위축시킬 것이다. 아울러 서울 중심의 경제적 인프라 집중은 지역 경제의 침체를 가속할 것이다. 지금은 가계, 기업 그리고 정부 모두가 시장경제의 원리를 다시 한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정치적으로 민주주의가 잘 발달하지 못한 나라일수록 시장경제의 원리가 보편적으로 잘 작동되지 않는다. 독재자의 권력 남용이나 다수의 횡포가 지배하는 나라일수록 그리고 공산주의 국가에서는 시장경제의 원리가 잘 작동되지 않는다. 정부의 명령과 계획에 의한 생산과 분배가 있을 뿐이다.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이다. 이것이 꼭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내면에 감출 수 없는 본성이다. 이타주의를 찬양하나 그 또한 모양을 바꾼 이기주의의 한 단면이라 할 수 있다. 애덤 스미스는 이기심에 입각한 인간의 경제 행위의 장(場), ‘보이지 않는 손’으로 표현하였다. 필자는 하나님의 보이지 않는 섭리로 이해하고 싶다. 이것이 잘 조화를 이룰 때 아름다운 질서가 창조되고 평화가 존재한다. 아우성과 극한 대립이 존재하는 곳마다 자유시장 경제의 질서가 무너진 성(城)이다. 

아울러 인간의 이기심을 부정하고 저주한 사회가 사회주의이고 공산주의 사회이다. 이러한 나라가 작금의 시대에 어떻게 되었는가를 우리는 지금 목도하고 있다. 애덤 스미스는 그 저서 ‘국부론’에서 분업이 업무의 효율성을 증대하고, 자신을 위하여 일할 때 인간은 가장 열심히 일하며, 자신의 경제활동에 관한 정보는 정부보다 개인이 더 많이 알고 있으며, 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은 사익과 공익의 조화를 초래한다고 보았다.

오늘도 가계와 기업 그리고 정부에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잘 작동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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